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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김끼정 수용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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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올릴 건 있는데 올릴 데가 없을 때 쓰는 곳</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Mon, 6 Apr 2026 19:20:48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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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nagingEditor>김끼정</managing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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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김끼정 수용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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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은하고another 19화 - 그러니 죽음이 날 지배하지 못하리라</title>
      <link>https://ggiung1210.tistory.com/15</link>
      <description>&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본 소설은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초고입니다.&lt;br&gt;&lt;br&gt;따라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설정 및 전개 방식에 있어 상이할 수 있습니다.&lt;br&gt;&lt;br&gt;또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를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EE2323;&quot;&gt;강력한 스포일러&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가 될 수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lt;/span&gt;&lt;br&gt;&lt;br&gt;현재 연재 중인 소설은 &lt;a href=&quot;https://novelpia.com/novel/310587&quot; target=&quot;_blank&quot;&gt;&lt;span&gt;노벨피아&lt;/span&gt;&lt;/a&gt;에서 열람 가능합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gt;&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 “팬텀해적이라… 정확히 어떤 우주해적인지 전혀 감이 안오는데…”&lt;br&gt;&lt;br&gt; “후후. 뭐, 그럴 수 있죠. 아무래도 우주해적과 유령(Phantom)은 그닥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니까요.”&lt;br&gt;&lt;br&gt;&lt;br&gt; 의자에 묶인 채 앉아있는 나에게 팬텀해적 올리비아는 자신이 팬텀해적이라고 불리게 된 경위에 대해 직접 설명해주었다.&lt;br&gt;&lt;br&gt;&lt;br&gt; “저는 방황하는 영혼들을 한데 모아 이곳 ‘팬텀 하우스’에서 지내게끔 하는 일종의 호텔리어입니다.”&lt;br&gt;&lt;br&gt; “영혼이라… 지독한 오컬트 신봉자 납셨네. 있잖아, 영혼이라는 건 없어. 흔히들 영혼이라고 생각하는 관념은 단순히 뇌의 의식일 뿐이라고.”&lt;br&gt;&lt;br&gt;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시죠?”&lt;br&gt;&lt;br&gt; “어째서냐니. 당연한 상식이잖아.”&lt;br&gt;&lt;br&gt;&lt;br&gt; 아무리 은하 문명에 있어 뒤처진 지구인이었던 나지만, 영혼 같은 관념적 요소가 실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만큼은 알고있다.&lt;br&gt;&lt;br&gt; 지구에서도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고, 최첨단 과학 기술을 발전시켜온 은하 문명의 결론도 별반 다를 바 없을 것이다.&lt;br&gt;&lt;br&gt; &lt;br&gt; “상식이라… 단순히 모두가 그렇게 믿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항상 옳은 사실인 것만은 아니죠.”&lt;br&gt;&lt;br&gt; “결국엔 그럴 듯한 근거는 없다는 이야기잖아……”&lt;br&gt;&lt;br&gt;&lt;br&gt; 하지만 아무래도 눈앞에 있는 팬텀해적은 ‘영혼은 실재한다’는 자신의 주장을 굳게 믿고있는 듯했다. &lt;br&gt;&lt;br&gt; 이에 관해서는 그냥 내가 한 수 접고 대화를 지속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lt;br&gt;&lt;br&gt;&lt;br&gt; “그래서? 너는 방황하는 영혼들을 왜 이곳에 모으는건데?”&lt;br&gt;&lt;br&gt; “앗, 그렇죠. 저는 방황하는 영혼들을 이 ‘팬텀 하우스’에 모아 영혼만이 존재하는 낙원을 만들 겁니다.”&lt;br&gt;&lt;br&gt; “영혼만이 존재하는 낙원? 어떤 계획인지 자세히 듣고싶은데.”&lt;br&gt;&lt;br&gt; “아무래도 저의 ‘팬텀 하우스’에 관심이 생기신 모양이네요. 후훗. 좋습니다. 자세하게 설명해드리죠.” &lt;br&gt;&lt;br&gt;&lt;br&gt; 적어도 그녀가 윤세아와 같이 누군가를 해하거나 위협하는 우주해적이 아니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든 빠져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lt;br&gt;&lt;br&gt;&lt;br&gt; “우선, 은하의 모든 생명체들의 육신을 파괴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lt;br&gt;&lt;br&gt;&lt;br&gt; 물론, 그럴 일은 전혀 없었다.&lt;br&gt;&lt;br&gt;&lt;br&gt; “그렇게 소멸한 육신을 저의 제단에서 불태워 영혼을 불러들인 후에, 기계의 몸에 다시 불어넣……”&lt;br&gt;&lt;br&gt; “이거 정말 참신한 시발새끼네.”&lt;br&gt;&lt;br&gt;&lt;br&gt; 팬텀해적은 개뿔이, 이 녀석은 그냥 미치광이 살인마였다.&lt;br&gt;&lt;br&gt; 미치광이 살인마의 정신나간 발상에 장단을 맞춰주는 것도 여기까지다.&lt;br&gt;&lt;br&gt;&lt;br&gt; “어라? 포박이……”&lt;br&gt;&lt;br&gt; “네가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동안 밧줄을 풀고 있었거든. 네 이야기따윈 솔직히 궁금하지도 않았어.”&lt;br&gt;&lt;br&gt;&lt;br&gt; 팬텀해적과 대화를 나누는 척 시간을 끌면서, 나는 은밀하게 [소드건]으로 몸을 포박한 밧줄을 잘라내고 있었다.&lt;br&gt;&lt;br&gt; 손이 묶여있다고 해도, 아공간 포탈을 활용하면 허공에서 무기를 꺼낼 수 있으므로 포박따윈 애초부터 문제가 되지 않았다.&lt;br&gt;&lt;br&gt; 심지어는, 여차할 때 그냥 스스로 목을 찌르고 죽어도 OK다. 납치당하기 전으로 돌아가 대비하면 그만이다.&lt;br&gt;&lt;br&gt;&lt;br&gt; “납치 놀이에 어울려주는 건 여기까지다. 철 지난 오컬트는 이제 그만 졸업하시지.”&lt;br&gt;&lt;br&gt;&lt;br&gt; 그 어떤 물리적 고통도 나를 상처입힐 수 없으리라.&lt;br&gt;&lt;br&gt; 내 운명은 반드시, 그렇게 되어있으므로.&lt;br&gt;&lt;br&gt;&lt;br&gt; 훅-!&lt;br&gt;&lt;br&gt;&lt;br&gt; 우선 간보기부터다.&lt;br&gt; 아공간에서 꺼낸 [허리케인건]을 각각 머리, 어깨, 복부, 다리에 투척한다.&lt;br&gt;&lt;br&gt; 곧바로 [허리케인건]이 적중하기도 전에 [스나이퍼건]을 꺼내들어 팬텀해적을 조준한다.&lt;br&gt;&lt;br&gt; [허리케인건]에 부딪혀 정신을 팔린 새에 [스나이퍼건]으로 요격한다, 단지 그뿐인 공격이다.&lt;br&gt;&lt;br&gt;&lt;br&gt;&lt;br&gt; 쿵-&lt;br&gt; “윽-?!”&lt;br&gt;&lt;br&gt;&lt;br&gt; 하지만 올리비아에게 [허리케인건]의 네 개의 구가 완벽하게 적중했음에도, 나는 미처 방아쇠를 당기지 못했다.&lt;br&gt;&lt;br&gt; 무형의 공격이 갑작스럽게 내 전신을 구타했다. 아무런 전조도 없는 기습적인 공격에 방아쇠를 당길 새를 놓쳐버리고 말았다.&lt;br&gt;&lt;br&gt; 통증은 총 네 부위에 가해졌다.&lt;br&gt; 각각 머리, 어깨, 복부, 다리였다.&lt;br&gt;&lt;br&gt; 내가 [허리케인건]을 올리비아에게 적중시킨 부위와 같았다.&lt;br&gt;&lt;br&gt;&lt;br&gt; “감각 공유… 뭐, 그런거냐?”&lt;br&gt;&lt;br&gt;&lt;br&gt; 올리비아의 네 부위에 [허리케인건]이 적중함과 동시에, 나 또한 똑같이 네 부위에 갑작스러운 피해를 입었다.&lt;br&gt;&lt;br&gt; 내 공격을 트리거로, 나 자신에게 공격이 가해진다.&lt;br&gt;&lt;br&gt; 즉, 저 녀석의 능력은 자신의 고통을 「공유」하는 능력일 것이다.&lt;br&gt;&lt;br&gt;&lt;br&gt; “정답이에요. 그러니 그 총은 넣어두는게 좋을거랍니다. 쇼크사로 죽고 싶은게 아니라면요.”&lt;br&gt;&lt;br&gt;&lt;br&gt; 이렇게 되면 화력이 강한 [레이저건]이나 [스나이퍼건]은 당분간 봉인이다.&lt;br&gt;&lt;br&gt; 내가 가한 공격의 피해가 그대로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면, 이 두 무기의 공격만큼은 내가 버텨낼 수 없을테니.&lt;br&gt;&lt;br&gt; 그렇다면 [샷건]이나 [소드건]과 무기들로 지속적인 피해를 주면 된다.&lt;br&gt;&lt;br&gt; 녀석의 능력이 고통만을 공유할 뿐이라면, 엄청난 충격이 뇌에 가해져 쇼크사해버리지 않는 이상 신체에는 무리가 가해지지 않는다.&lt;br&gt;&lt;br&gt; 신체가 베이는 정도의 고통은 단순히 정신력으로 버티면 될 뿐이다.&lt;br&gt;&lt;br&gt;&lt;br&gt; “그것도 불가능해요.”&lt;br&gt;&lt;br&gt; 이번에도 올리비아는 그 어떤 방어 자세도 취하지 않은 상태였다.&lt;br&gt;&lt;br&gt; 그런 그녀를 베어내기 위해 [소드건]을 쥐고 돌격하려는 나를, 또 다른 무언가가 방해해왔다.&lt;br&gt;&lt;br&gt;&lt;br&gt; 서걱-&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그 무언가란, 내가 쥐고있는 [소드건]이었다.&lt;br&gt;&lt;br&gt;&lt;br&gt; “컥!”&lt;br&gt;&lt;br&gt;&lt;br&gt; 내 손에 쥐어져있던 [소드건]이 내 목을 노리고 날아들었다.&lt;br&gt;&lt;br&gt; 목을 틀어 가까스로 피해낸 [소드건]이 다시 내게로 향하기 전에, 곧바로 아공간 포탈을 소환해 [소드건]을 수납했다.&lt;br&gt;&lt;br&gt;&lt;br&gt; “폴터가이스트(Poltergeist), 들어본 적 있으시죠?”&lt;br&gt;&lt;br&gt; “실제로 본 적까지는 없었단 말이다…”&lt;br&gt;&lt;br&gt;&lt;br&gt; '고통 공유' 이외에도, 그녀는 '폴터가이스트'라고 불리우는 능력으로 물체를 자신의 임의대로 조종할 수 있는 모양이다.&lt;br&gt;&lt;br&gt; 이렇게 되면, 아예 무기 자체가 봉인이다. &lt;br&gt; 이젠 주먹으로 우주해적을 때려잡아야할 지경이 되었다.&lt;br&gt;&lt;br&gt;&lt;br&gt; “미치겠네, 정말.”&lt;br&gt;&lt;br&gt; “조종할 수 있는 물체는 당신의 무기뿐만이 아니라구요?”&lt;br&gt;&lt;br&gt;&lt;br&gt; 덜컹덜컹덜컹덜컹덜컹덜컹-&lt;br&gt;&lt;br&gt;&lt;br&gt; 내 머리 위에 설치되어 있던 샹들리에가 강렬한 기세로 흔들리기 시작했다.&lt;br&gt;&lt;br&gt; 그리고 이내, 샹들리에를 지탱하던 줄은 단번에 끊어지며 내 머리를 노리고 추락한다.&lt;br&gt;&lt;br&gt;&lt;br&gt; 쨍그랑-!!&lt;br&gt;&lt;br&gt;&lt;br&gt; 나는 재빠르게 기지를 발휘해 앞으로 굴러 겨우 피해냈지만, 그것만으로 끝이 아니었다.&lt;br&gt;&lt;br&gt; 천장에 매달린 채 방 주위를 환하게 비춰주던 샹들리에들도 마찬가지로 하나둘씩 바닥을 향해 낙하했다.&lt;br&gt;&lt;br&gt;&lt;br&gt; 쨍그랑쨍그랑쨍그랑쨍그랑쨍그랑쨍그랑-&lt;br&gt;&lt;br&gt;&lt;br&gt; 가장 마지막으로 남은 샹들리에가 바닥에 곤두박질치는 순간, 더 이상 이 장소를 밝게 비출 조명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lt;br&gt;&lt;br&gt; 시끄러운 샹들리에의 하모니 끝에 찾아온 관객은 완연한 어둠이었다.&lt;br&gt;&lt;br&gt;&lt;br&gt; “이렇게 되면 너도 안보이는 건 피차일반 아냐?”&lt;br&gt;&lt;br&gt; “그럴리가요. 어둠 속에서도 당신의 영혼만큼은 선명하게 보인답니다.”&lt;br&gt;&lt;br&gt;&lt;br&gt; 앞을 볼 수 없다.&lt;br&gt; 날아오는 공격을 볼 수 없다.&lt;br&gt; 눈 앞에 있을 우주해적을 볼 수 없다.&lt;br&gt;&lt;br&gt; 단순히 시야가 틀어막힌 것만으로도 내게는 큰 타격이었다.&lt;br&gt;&lt;br&gt;&lt;br&gt; “자, 이걸로 당신에게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lt;br&gt;&lt;br&gt;&lt;br&gt;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에도 불구하고, 팬텀해적 올리비아의 조소는 내 눈에 선명히 보이는 듯 했다. 건방진 자식.&lt;br&gt;&lt;br&gt;&lt;br&gt; “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lt;br&gt;&lt;br&gt; 운명은 항상 내게 속삭여왔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lt;br&gt; 그래, 시작하자.&lt;br&gt; 이 빌어먹을 운명아.&lt;br&gt;&lt;br&gt; 내게 주어진 운명은 죽음따위로는 막아낼 도리가 없으니.&lt;br&gt;&lt;br&gt; 죽음은 결코 날 지배하지 못하리라.&lt;br&gt;&lt;br&gt;&lt;br&gt;&lt;br&gt; “선택지 좋아하시네. 엿이나 까잡수셔.”&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 “어?”&lt;br&gt;&lt;br&gt;&lt;br&gt; 분명히 나는 [스나이퍼건]으로 내 머리에 총구를 겨눠 머리통을 날려버렸을 터다.&lt;br&gt;&lt;br&gt; 그로 인해 내 죽음은 세계를 뒤엎고, 어둡고 좁디 좁은 방 안에서 날 벗어나게 해주어야 했다.&lt;br&gt;&lt;br&gt;&lt;br&gt; “어둠에 굴복한 것인가요?”&lt;br&gt;&lt;br&gt;&lt;br&gt; 하지만 여전히 시야는 어두웠다.&lt;br&gt; 아직도 눈을 감으나 뜨나 마찬가지인, 나를 집어삼키는 어둠의 안 속이었다.&lt;br&gt; &lt;br&gt;&lt;br&gt; “그런 당신에게 선사하죠, 자유로운 영혼의 낙원을.”&lt;br&gt;&lt;br&gt;&lt;br&gt; 사태를 파악하지 못한 채 가만히 서있을 뿐인 내 앞에서, 올리비아는 실컷 떠들어댔다. &lt;br&gt;&lt;br&gt;&lt;br&gt; 쾅-!&lt;br&gt;&lt;br&gt;&lt;br&gt; 그와 동시에, 영문모를 무언가에 부딪히며 육신에 강한 충격을 받았다.&lt;br&gt;&lt;br&gt; 나와 부딪혔던 물체는 그대로 산산조각나 여러 개의 파편으로 나뉘었고,&lt;br&gt;&lt;br&gt;&lt;br&gt; “안녕히.”&lt;br&gt;&lt;br&gt;&lt;br&gt; 그 파편은 또 다시 '폴터가이스트'의 영향을 받아 내 전신을 완전히 찢어발겼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lt;br&gt; 그리고, 여전히 나는 지옥 같은 어둠 속에 머물러 있었다.&lt;br&gt;&lt;br&gt; 나에게 있어 가장 최악의 상황.&lt;br&gt; 돌이킬 수 없는 시점에서의 ‘체크포인트’의 갱신.&lt;br&gt;&lt;br&gt;&lt;br&gt; 여태까지 시간을 역행해오며 겪은 ‘체크포인트’ 시점의 규칙.&lt;br&gt;&lt;br&gt; 1,&lt;br&gt; 사망 후 다시 시간을 역행하는 ‘체크포인트’의 시점은, 무작위로 갱신된다.&lt;br&gt;&lt;br&gt; 2.&lt;br&gt; 한 번 설정된 ‘체크포인트’는 갱신되기 전까지 절대 변하지 않는다.&lt;br&gt;&lt;br&gt; 3,&lt;br&gt; ‘체크포인트’가 한 번 갱신되면, 그 이전의 ‘체크포인트’ 시점으로의 역행은 불가능하다.&lt;br&gt;&lt;br&gt;&lt;br&gt; 주목해야할 규칙은 세 번째다. &lt;br&gt; ‘체크포인트’의 갱신 이후의 시점으로는 되돌아갈 수 없다.&lt;br&gt;&lt;br&gt; 그리고 올리비아의 납치 이후 체크포인트가 갱신된 순간부터, 나는 이 방 안에 고립된 것이다.&lt;br&gt;&lt;br&gt; 거기에, 하필이면 샹들리에가 부서져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시점으로.&lt;br&gt;&lt;br&gt; 즉, 죽음을 통해 이곳을 벗어날 수 없다. 이곳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결국 팬텀해적을 검거하는 수 밖에.&lt;br&gt;&lt;br&gt;&lt;br&gt; “일단 불부터 밝혀야…”&lt;br&gt;&lt;br&gt;&lt;br&gt; 나는 즉시 [레이저건]을 꺼내 초록빛을 내뿜는 레이저를 생성해냈다.&lt;br&gt;&lt;br&gt; 이걸로 빛은 확보할 수는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오답이다.&lt;br&gt;&lt;br&gt;&lt;br&gt; 지이이이이잉-&lt;br&gt;&lt;br&gt;&lt;br&gt; 올리비아의 ‘폴터가이스트’ 때문에, 그녀 앞에서 무기를 꺼내는 행위는 오히려 그녀에게 무기를 쥐어주는 꼴이 되어버리니.&lt;br&gt;&lt;br&gt; [레이저건]을 꺼낸 시점에서 올리비아에게 무기의 주도권을 뺏겨버려, 얼굴이 녹아내리는 경험을 할 수 밖에 없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 “유루미!!!”&lt;br&gt;&lt;br&gt;&lt;br&gt; 아직, 남아있는 수단이 있다.&lt;br&gt; 언제 어디서든 부르면 응해주는 우리 크루 최고의 오퍼레이터, 유루미가.&lt;br&gt;&lt;br&gt;&lt;br&gt; “흠냐… 아직 우주선 점검까지는…”&lt;br&gt;&lt;br&gt; “지금부터, 날아오는 물체의 감지를 부탁해!!”&lt;br&gt;&lt;br&gt;&lt;br&gt; 시각을 제한당한 시점에서, 내게는 적의 공격을 감지해줄 ‘눈’이 절실하다.&lt;br&gt;&lt;br&gt; 몸이 홀로그램으로 이루어진 유루미에게 눈은 없지만, 주변의 사물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은 있다.&lt;br&gt;&lt;br&gt;&lt;br&gt; “앞쪽에 의자로 추정되는 물체, 접근 중.”&lt;br&gt;&lt;br&gt; “방향만 알려줘도 되니까…!”&lt;br&gt;&lt;br&gt;&lt;br&gt; 확실히, 여전히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유루미의 지시 덕분에 공격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lt;br&gt;&lt;br&gt;&lt;br&gt; “양쪽에서 들이닥치는 공격.”&lt;br&gt; “상단 공격, 피하고 곧바로 하단 공격.”&lt;br&gt; “주위 10m 반경에 공격. 최대한 멀리 떨어져.”&lt;br&gt;&lt;br&gt;&lt;br&gt; 나는 유루미의 호령을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시야가 보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꽤나 선전하고 있었다.&lt;br&gt;&lt;br&gt;&lt;br&gt; “적은 앞쪽으로 5보 거리.”&lt;br&gt;&lt;br&gt; “여기저기 막 휘두르고 다니다보면 언젠가 맞겠지!!!”&lt;br&gt;&lt;br&gt;&lt;br&gt; 그리고 보이지 않는 적을 향해, 있는 힘껏 주먹을 날렸다.&lt;br&gt;&lt;br&gt;&lt;br&gt; 훅-&lt;br&gt;&lt;br&gt;&lt;br&gt; 당연하게도, 맞을 리가 없었다.&lt;br&gt; 내지른 주먹은 허공을 향해 뻗어나간다.&lt;br&gt;&lt;br&gt; 마구잡이로 허공을 구타하며 올리비아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눈 먼 공격따위에 그녀가 맞아줄 이유는 없었다.&lt;br&gt;&lt;br&gt; 하지만 상황은 꽤나 긍정적이었다.&lt;br&gt; 유루미의 도움을 받아 올리비아의 위치를 파악할 수만 있다면, 생각보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지는 않을테니.&lt;br&gt;&lt;br&gt;&lt;br&gt; 딱-&lt;br&gt;&lt;br&gt;&lt;br&gt; 여태까지 내가 원하는 대로 일이 이루어진 적이 없다는 것을 간과한다면 말이다.&lt;br&gt;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졌다.&lt;br&gt;&lt;br&gt;&lt;br&gt; “……적이, 열 다섯 명으로 늘어났어.”&lt;br&gt;&lt;br&gt; “뭐?”&lt;br&gt;&lt;br&gt; “녀석의 생체 반응이 제대로 감지되지 않아. 이렇게 되면 분신을 구별할 수 없어.”&lt;br&gt;&lt;br&gt;&lt;br&gt; 그리고, 그 소리와 동시에 올리비아의 분신들이 생성되었다.&lt;br&gt;&lt;br&gt; 유루미조차도 구분할 수 없는 분신.&lt;br&gt; 올리비아의 또 다른 능력이자, 또 다른 절망이었다.&lt;br&gt;&lt;br&gt;&lt;br&gt; “아무것도 안보이는 상태에서, 열 다섯 명의 분신들 중 진짜를 찾으라고?”&lt;br&gt;&lt;br&gt;&lt;br&gt; 운명은 또 다시, 그에게 고통뿐인 지옥을 선사한다.&lt;br&gt;&lt;br&gt; 올리비아의 분신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소환해낸 물체들에 의해, 유루미가 무어라 지시할 틈도 없이 그의 신체는 찢어발겨졌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lt;br&gt; 이 싸움, 절대 이길 수 없다.&lt;br&gt;&lt;br&gt;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올리비아가 분신을 소환한 후의 공격을 대처하는 게 불가능하다.&lt;br&gt;&lt;br&gt; 유루미의 지시도 한계가 있다. &lt;br&gt; 고작 몇 초 단위로 날아오는 수십 개의 공격을 하나하나 알려주는 과업은, 제아무리 유루미의 연산력으로도 감당할 수 없다.&lt;br&gt;&lt;br&gt; 유루미가 가능하다고 가정하더라도, 내가 그 연산력을 따라가질 못한다.&lt;br&gt;&lt;br&gt; 일말의 빛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어둠 뿐인 공간에서 그 많은 공격을 회피한다는 게 가능할리가 없다. 보고서도 피하기 힘든 것을, 보지도 않고 피하라니. &lt;br&gt;&lt;br&gt; 시각의 부재는 예상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었다. 제대로 된 거리도, 나 자신의 위치도, 어디가 앞이고 뒤인지도 가늠할 수 없다.&lt;br&gt;&lt;br&gt; 그런 상태에서 ‘열 다섯 명의 팬텀해적의 공격을 피하고, 그 중에서 진짜를 찾아라’라는 어처구니 없는 난이도의 미션은 가능할 거라고 생각치도 않는다.&lt;br&gt;&lt;br&gt;&lt;br&gt; “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lt;br&gt;&lt;br&gt; ……라고, 내가 절규만 하고 있을 줄 아나.&lt;br&gt;&lt;br&gt; 고물해적에게 첫 죽음을 맞이했을 때에도, 깡패해적과 결투를 이어갈 때에도, 수집해적의 납치가 이루어지려던 때에도, 마그넷해적의 앞길을 막아설 때에도, 스캐빈저해적의 함정에 빠져들었을 때에도.&lt;br&gt;&lt;br&gt; 도망칠 기회는 언제나 있었다. 그러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lt;br&gt;&lt;br&gt;&lt;br&gt; 나의 평화를 위해서.&lt;br&gt;&lt;br&gt; 모든 일을 끝마치고 사라진 지구의 곁에서 맞이할 안식을 위해서.&lt;br&gt;&lt;br&gt; 내 삶을 완전히 파괴하고 고통 속에서 반평생을 몸부림치게 한 우주해적의 복수를 이루고 얻어낼 미래를 위해서.&lt;br&gt;&lt;br&gt; 그러니, 나는 계획에도 없던 이 어둠 속에서 평생을 고통받으며 죽어나가는 삶 따위는 바라지 않는다.&lt;br&gt;&lt;br&gt;&lt;br&gt; 불가능? 아니, 불가능따위는 없다.&lt;br&gt; 어떻게든 빛을 찾는다. 활로를 찾는다.&lt;br&gt; 수많은 우주들 중에서 단 하나의 우주를 찾는다.&lt;br&gt;&lt;br&gt;&lt;br&gt; 그러니, 운명아.&lt;br&gt; 몇 번이고 ‘다시 시작하자’라고 지껄여봐라.&lt;br&gt;&lt;br&gt;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lt;br&gt; 살아나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lt;br&gt;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lt;br&gt;&lt;br&gt;&lt;br&gt; “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lt;br&gt; 끝없이, 발버둥칠테다.&lt;br&gt; 살아남기 위해서.&lt;br&gt; 평화를 위해서.&lt;br&gt; 나를 위해서.&lt;br&gt;&lt;br&gt;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lt;br&gt;&lt;br&gt;&lt;br&gt; 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lt;br&gt;&lt;br&gt; 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lt;br&gt; 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 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운명이그에게속삭인다&lt;br&gt; &lt;br&gt;&lt;br&gt; &lt;br&gt;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다시시작하자&lt;br&gt; &lt;br&gt; &lt;br&gt;&lt;br&gt; 운명이 그에게 미소짓는다.&lt;br&gt; 그의 심장에 고통을 찔러넣고 정신을 무자비하게 난도질한다.&lt;br&gt;&lt;br&gt;&lt;br&gt;&lt;br&gt; 그리고, 다시 시작하자.&lt;br&gt; 영원히.&lt;br&gt; &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lt;br&gt; 하나의 공격을 피하면 열의 공격이 쏟아진다. 열의 공격을 피하면 백의 공격이 쏟아진다. 백의 공격을 피할 정도가 되었을 즈음에도, 여전히 그의 공격은 허공을 휘저을 뿐이었다.&lt;br&gt;&lt;br&gt; 천 삼백 팔.&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lt;br&gt;&amp;nbsp;&amp;nbsp;어떻게든 분신들의 위치만이라도 알아내고 싶었다. 유루미를 통해 위치를 외우다 죽고, 또 다시 위치를 외우다 죽고를 반복했다. 그러나 위치를 알아도 소용이 없었다. 어디까지가 몇 보고, 어디가 왼쪽인지 구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lt;br&gt;&lt;br&gt; 천 팔백 십 육.&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lt;br&gt; 결국 되는대로 무분별하게 공격을 휘둘렀다. 언젠가는 맞겠지, 라는 심정으로 아무렇게나 내지른 주먹은 ‘폴터가이스트’로 만들어진 물체에 부딪히며 단숨에 뼈가 끊어져버렸다. 몇천 번쯤 반복하고 나서야 괜한 목숨 낭비는 그만두었다.&lt;br&gt;&lt;br&gt; 오천 이백 육십 삼.&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lt;br&gt; 대화를 시도해보았다. 시간을 끌려는 뻔히 보이는 속셈에 당해줄리가 없었다. 협상을 시도해보았다. 수천만 금의 캐피는 눈 앞의 미치광이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호소를 시도해보았다. 감정이 철저하게 뒤틀린 그녀에게 자비는 없었다.&lt;br&gt;&lt;br&gt; 칠천 사백 일.&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lt;br&gt;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하나 생겼다. 좋은 소식은 처음으로 올리비아의 분신 중 하나를 발견했다는 진전이 있었다는 점이고, 나쁜 소식은 내가 발견한 분신은 고작 하나일 뿐이며 진짜 올리비아를 찾기 위해 발견해야 할 분신은 아직 열 넷이 남았다는 점이다.&lt;br&gt;&lt;br&gt; 삼만 삼천 구십 오.&lt;br&gt;&lt;br&gt;&lt;br&gt; &lt;br&gt;&lt;br&gt;&lt;br&gt; “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 “좀 닥치라고!!!!!!”&lt;br&gt;&lt;br&gt;&lt;br&gt; 그는 분개했다.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육두문자를 있는대로 내뱉었다. 올리비아의 저 말만 십만 번도 넘게 들었다. 미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뇌가 스트레스로 가득차 정상적인 사고조차 가능하지 않았다. 그저 분노하고, 격분하며, 악을 지를 뿐이었다. 그럼에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lt;br&gt;&lt;br&gt; 팔만 오천 사백 칠십 이. &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lt;br&gt; 점점 그는 미쳐가기 시작했다. 이미 이 은하에 발을 들이기 전부터 그의 정신은 망가져있었다. 그런 상태로 계속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죽어나가는 그의 의지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그가 올리비아에게 공격할 전의조차 상실한 것은 이때부터였다.&lt;br&gt;&lt;br&gt; 십만 천 구백 구십 구.&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lt;br&gt; 점차 그의 정신이 깎여나가기 시작한다. 죽고 살아나고를 반복하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 어떤 휴식시간도 주어지지 않았다. 한숨을 돌릴 수도, 잠을 청할 수도 없다. 죽는다. 살아난다. 죽는다. 살아난다. 죽는다. 살아난다. 죽는다. 살아난다. 죽는다. 살아난다. 그는 지금 살아있는 것일까. 죽어있는 것일까.&lt;br&gt;&lt;br&gt; 이십일만 오백 삼십 칠.&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lt;br&gt; 계속되는 죽음과 반복되는 현재.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과 그를 조롱하는 우주해적. 극한의 상황과 스트레스로 인해 심장마비에 걸려 사망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렇게 죽더라도 또 다시 심장마비에 걸려 사망하고, 이제는 올리비아가 공격을 하기도 전에 계속해서 심장마비로 죽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lt;br&gt;&lt;br&gt; 사십사만 사천 사백 사십 사.&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영원히.”&lt;br&gt;&lt;br&gt;&lt;br&gt;&lt;br&gt; 그의 눈은 공허한 세계를 비추었고.&lt;br&gt;&lt;br&gt;&lt;br&gt;&lt;br&gt; “어둠 속에서.”&lt;br&gt;&lt;br&gt;&lt;br&gt;&lt;br&gt; 그의 육신은 기능을 정지하여 그 어떤 미동도 보이지 않았으며.&lt;br&gt;&lt;br&gt;&lt;br&gt;&lt;br&gt;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lt;br&gt;&lt;br&gt; 그의 정신은 사고하는 것을 그만두었다.&lt;br&gt; &lt;br&gt;&lt;br&gt;&lt;br&gt; “영원히.”&lt;br&gt;&lt;br&gt;&lt;br&gt;&lt;br&gt; 그렇게, 세계는 또 다시 영원한 반복을 맞이하게 되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 ———&amp;nbsp;&amp;nbsp;— ——.”&lt;br&gt;&lt;br&gt;&lt;br&gt;&lt;br&gt; 아무런 고통도, 슬픔도, 미련도 없는 백색의 세계. 내 의식은 끝없이 침전해간 끝에, 현실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세계에 도달해냈다.&lt;br&gt;&lt;br&gt; 이 공간에 내가 발을 들였다는 것은, 현실을 살기를 포기하고 평생 이곳에 살기로 선택했다는 의미다.&lt;br&gt;&lt;br&gt;&lt;br&gt; “역시, 너도 있었구나.”&lt;br&gt;&lt;br&gt;&lt;br&gt; 이 백색의 공간에 존재하는 것은 오직 두 가지뿐.&lt;br&gt;&lt;br&gt;&lt;br&gt; “또 다른 「나」.”&lt;br&gt;&lt;br&gt; “……그렇게 말하니까 좀 오글거리지 않아?”&lt;br&gt;&lt;br&gt;&lt;br&gt;&lt;br&gt; 이곳은 나의 의식이 만들어낸 공간. &lt;br&gt; 오직 나와, 「나」 뿐인 세계.&lt;br&gt;&lt;br&gt; 「나」는 백색의 세계에 발을 들인 나를 바라보며 실망한 내색을 끼쳐보였다.&lt;br&gt;&lt;br&gt;&lt;br&gt; “……결국 포기한거냐.”&lt;br&gt;&lt;br&gt;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앞도 안보이는 상황에서 열 다섯 명의 분신을 어떻게 찾아내는데? 공격 하나 피하는 것도 빡세구만.”&lt;br&gt;&lt;br&gt; “네게 펼쳐진 운명은 무한한 시간이야. 너에겐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힘이 있다고.”&lt;br&gt;&lt;br&gt;&lt;br&gt; 아무래도 「나」는 내가 포기한 것에 대해 탐탁치 않아하는 것 같았다. 그에게 내 생각을 전해줘야만 비로소 이곳에서 안식을 누릴 수 있을 듯 했다.&lt;br&gt;&lt;br&gt;&lt;br&gt; “있잖아, 난 내게 주어진 운명이 끔찍히도 싫어. 이 증오스러운 능력으로 구차하게 삶을 연명할 바에 그냥 죽어버렸어야 했는데 말야.”&lt;br&gt;&lt;br&gt; “……”&lt;br&gt;&lt;br&gt; “이딴 능력을 내게 부여한 신이라는 놈이 있다면, 찾아가서 목을 조르고 싶을 정도라고. 내가 여태까지 겪은 고통이 얼마나 끔찍한지는 직접 겪어본 사람만 알걸? 물론 그게 나뿐이지만.”&lt;br&gt;&lt;br&gt;&lt;br&gt; 이제 삶에 어떤 일말의 욕망도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이 백색의 세계에 남아 평생을 보내고 싶을 뿐이다.&lt;br&gt;&lt;br&gt;&lt;br&gt; “그래서, 포기하겠다는거야?”&lt;br&gt;&lt;br&gt; “어.”&lt;br&gt;&lt;br&gt; “네겐 지구를 파괴한 우주해적을 검거한다는 목표가 있었잖아.” &lt;br&gt;&lt;br&gt; “……”&lt;br&gt;&lt;br&gt; “네 일상을 무참히 짓밟고, 실컷 조소하는 녀석의 코를 짓눌러주고 싶지 않아?”&lt;br&gt;&lt;br&gt; “않아.”&lt;br&gt;&lt;br&gt;&lt;br&gt; 또 다른 「나」는 끈질기게 달라붙어 나를 설득하려 애썼다. 다만 무엇으로 설득하든 간에, 이곳에서 나갈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lt;br&gt;&lt;br&gt;&lt;br&gt; “네가 이곳에서 평생 지낸다고 해도, 이 곳 바깥의 세계는 평생 네 죽음으로 인해 영원히 반복하는 무한루프에 빠지게 된다고. 그래도 좋아?”&lt;br&gt;&lt;br&gt; “어.”&lt;br&gt;&lt;br&gt; “네 크루원들이 평생 그 루프에 갇혀지낸다 해도?”&lt;br&gt;&lt;br&gt; “어.”&lt;br&gt;&lt;br&gt; “……네가 살아왔던 모든 인생이 허사가 된다 해도?”&lt;br&gt;&lt;br&gt; “내 인생은 지구가 파괴된 시점에서부터 이미 끝났어. 지금 이 은하에서의 삶은 그 연장선 같은거지.”&lt;br&gt;&lt;br&gt; “너…”&lt;br&gt;&lt;br&gt; “난 이곳에 남겠어. 영원한 죽음 속에서 발버둥 치는 것보다, 의식이 만들어낸 공간에서 눈을 감는 게 더 편안하잖아. 안 그래?”&lt;br&gt;&lt;br&gt;&lt;br&gt; 내가 무기력한 기색을 내보이자, 「나」는 그런 나에게 찡그린 표정을 보이며 꾸짖었다.&lt;br&gt;&lt;br&gt;&lt;br&gt; “하! 죽음에 지배당하고 만거냐, 이 겁쟁이 자식. 눈을 돌리지 말고 현실을 직시해. 네가 외면하고 있는 동안, 이 세계는 무한한 굴레에 빠지게 된단 말이다!”&lt;br&gt;&lt;br&gt; “그래, 난 겁쟁이야. 죽음은 한없이 어둡고, 미래는 아득히 멀기만 해. 더이상 인생을 살아가고 싶지 않아. 이 세계따위, 알 게 뭐야.”&lt;br&gt;&lt;br&gt;&lt;br&gt; 이에 대응해, 또 다른 「나」를 가볍게 무시하고 전신을 바닥에 기대 몸을 맡긴 채로 눈을 감았다.&lt;br&gt;&lt;br&gt;&lt;br&gt; “예전에도 이런 적 있었잖아. 우주해적놈이 지구에 운석을 떨궜던 때. 그 때도 무한루프에 빠져 이곳에 발을 들였었지.”&lt;br&gt;&lt;br&gt; “그 때나, 지금이나, 넌 변한 것 없는 겁쟁이군.”&lt;br&gt;&lt;br&gt; “아무것도 없는 백색의 세계. 이곳에 처음 왔을 때는 두렵기만 했어. 하지만, 영원한 죽음을 반복하는 나를 구원하려는 정신세계라는 것을 이제 깨달았거든.”&lt;br&gt;&lt;br&gt; “그건 현실도피야. 넌 눈을 감고, 귀를 틀어막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걸 구원이라고 믿는거냐?”&lt;br&gt;&lt;br&gt; “응. 적어도 평생 죽어야 할 운명인 내게는.”&lt;br&gt;&lt;br&gt; “멍청한 새끼. 그러니까 정작 중요한 사실도 놓쳐버리는거야.”&lt;br&gt;&lt;br&gt; “중요한 사실?”&lt;br&gt;&lt;br&gt;&lt;br&gt; 이제 ‘중요한 사실’이라는 것도 모든 것을 내려놓아버린 내겐 별로 관심없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나」에게 반응해 무심코 대답을 해버린다.&lt;br&gt;&lt;br&gt;&lt;br&gt; “그게 뭔데?”&lt;br&gt;&lt;br&gt; “……네가 지구에서 운석에 의한 무한루프에 빠졌을 적, 이 의식의 공간에 몸을 맡기느라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한 사람의 한마디지.”&lt;br&gt;&lt;br&gt; “한 사람?”&lt;br&gt;&lt;br&gt; “이 어중간한 놈. 뭐, 궁금하다면야 알려주지.”&lt;br&gt;&lt;br&gt;&lt;br&gt; 또 다른 「나」가 꺼낸 그 ‘중요한 사실’은, 나를 백색의 세계에서 깨워 다시 우주해적과의 전장으로 되돌아가게끔 하기 충분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 “아직 내가 모르는 중요한 사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아버렸어.”&lt;br&gt;&lt;br&gt;&lt;br&gt; 백색의 세계는 사그라들고 고통뿐인 흑색의 세계로 돌아온다.&lt;br&gt;&lt;br&gt; 몇 번이고 산산조각났던 정신을 다시 한 데 모아 기워넣는다.&lt;br&gt;&lt;br&gt; 내려놨던 모든 사명을 다시 짊어지고 다시 운명과 맞서싸운다.&lt;br&gt;&lt;br&gt; 눈앞의 악의로부터, 등을 돌리지 않는다.&lt;br&gt;&lt;br&gt;&lt;br&gt;&lt;br&gt; “알려줘서 고마워, 「나」.”&lt;br&gt;&lt;br&gt;&lt;br&gt; 백색의 세계에서 또 다른 「나」에게 전해들은 한마디.&lt;br&gt;&lt;br&gt;&lt;br&gt; “이렇게 된 이상, 이곳에서 머물러 있을 여유따위 없고, 계속해서 등을 돌리고 있을 생각 또한 없지.”&lt;br&gt;&lt;br&gt;&lt;br&gt; 그 한마디에 담긴 진의는 아직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lt;br&gt;&lt;br&gt;&lt;br&gt; “오로지 내게 주어진 목표만이 선명하게 빛나고 있어.”&lt;br&gt;&lt;br&gt;&lt;br&gt; 그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역시 직접 물어보는 수 밖에 없다.&lt;br&gt;&lt;br&gt;&lt;br&gt; “그러니……”&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lt;br&gt;&lt;br&gt; 그가 운명에게 답한다.&lt;br&gt; ‘굳이 말할 필요도 없어’.&lt;br&gt;&lt;br&gt;&lt;br&gt; 다시 시작하자.&lt;br&gt; 이 빌어먹을 운명아.&lt;br&gt;&lt;br&gt;&lt;br&gt; 나의 평화를 위해서.&lt;br&gt;&lt;br&gt; 모든 일을 끝마치고 사라진 지구의 곁에서 맞이할 안식을 위해서.&lt;br&gt;&lt;br&gt; 내 삶을 완전히 파괴하고 고통 속에서 반평생을 몸부림치게 한 우주해적의 복수를 이루고 얻어낼 미래를 위해서.&lt;br&gt;&lt;br&gt; 그러니, 다시 일어선다.&lt;br&gt; 목표를 이루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다시 일어선다.&lt;br&gt;&lt;br&gt; 몇 번이고.&lt;br&gt; 몇십 번이고.&lt;br&gt; 몇백 번이고.&lt;br&gt; 몇천 번이고.&lt;br&gt; 몇만 번이고.&lt;br&gt; 설령 몇억 번을 반복하더라도.&lt;br&gt;&lt;br&gt;&lt;br&gt;&lt;br&gt; “다시, 시작하자!!!”&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절대 죽을 수 없는 그의 운명은, 전장 속에서 평생을 고통받게 만들었다.&lt;br&gt;&lt;br&gt;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고통을 끊어낼 방법 또한 그의 운명이었다.&lt;br&gt;&lt;br&gt; &lt;br&gt; 시각이 제한되는 어둠 속에서 있다보면, 다른 감각이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수많은 죽음을 통해 축적된 시간이 더해져, 그의 감각은 점점 탈인간의 것이 된다. &lt;br&gt;&lt;br&gt; 최종적으로, 그는 공기의 흐름이나 미약한 소리만으로도 어둠 속에서 공격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lt;br&gt;&lt;br&gt; 이러한 예민하게 벼려진 감각을 기반으로, 단순 수 백의 공격을 외우고 허공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던 비효율은, 예민하게 벼려진 감각을 기반으로 효율적인 양상으로 변모했다.&lt;br&gt;&lt;br&gt; 그는 결국 무한한 죽음을 통해 적의 공격을 피해낼 능력을 얻어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And-&lt;br&gt;그러니-&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And death shall have no dominion.&lt;br&gt;그러니 죽음이 결코 지배하지 못하리라.&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그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앞으로, 거침없이 발을 내딛는다. 발걸음은 끝없이 가속하며 전진한다. 비록 앞이 보이지 않더라도, 여전히 승리를 향한 활주로는 두 눈에 선명하게 보이고 있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Dead men naked they shall be one&lt;br&gt;​죽은 이 모두 벌거숭이가 되어&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처음 맞서는 우주해적을 상대로 몇십 번을 죽었다. 일기당천의 무도가를 상대로 몇백 번을 죽었다. 전쟁터를 누비는 최악의 약탈자를 상대로 몇천 번을 죽었다. 그 누구도 돌파하지 못한 인외마경에서 몇만 번을 죽었다. 몇십만 번이라고 안될 것은 무엇인가.&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With the man in the wind and the west moon;&lt;br&gt;​바람과 서쪽 달에 사는 이와 하나 되리라.&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어떤 장애물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미지의 어둠을 개척해나간다. 마치 이 아득한 은하로의 여정을 두려워하지 않는 선원(Crew)과 같이. 그는 미지를 향해 달려나갔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When their bones are picked clean and the clean bones gone,&lt;br&gt;뼈가 말끔히 뜯기고 그 말끔한 뼈마저 사라지면,&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올리비아가 눈 먼 채 돌진해오는 그를 보고 탄식해하며, 자신의 능력 ‘폴터가이스트’를 통해 허공에 물체를 소환해 있는 힘껏 투척한다. 그녀의 능력으로 강화된 물체는 부딪히는 것만으로도 뼈를 아작내는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They shall have stars at elbow and foot;&lt;br&gt;팔꿈치와 발에 별들이 붙으리라.&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허나, 고작 뼈를 아작내는 것 따위가 대수인가? 복부를 관통당해 위장이 드러났다. 뼈가 으스러져 연체동물의 꼴이 되었다. 스스로 자신의 몸을 찔러 자결했다. 연달아 내지른 충격파에 모공에서 피가 흘렀다. 수천 번이고 목이 잘리는 굴욕을 맛봤다. 그가 정말로 그 따위 공격으로 위협을 느끼겠는가?&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Though they go mad they shall be sane,&lt;br&gt;하여 미칠지라도 모두 온전해질 것이며,&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그에게 더 이상 두려운 것은 없다. 육신의 파괴는 이미 그의 적수가 아니게 된지 오래다. 정신의 파괴는 닳고 닳은 끝에 하나의 경지에 다다르고 말았다. 운명의 굴레와 속박도 받아들이고, 계속해서 끝을 향해 구른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Though they sink through the sea they shall rise again;&lt;br&gt;​바다에 가라앉더라도 다시 솟구치리라.&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침전해가는 의식을 전신으로 부여잡고, 오로지 감각에만 집중한다. 그에게로 날아오는 악의, 솟구치는 절망, 급습하는 분노, 강하하는 비탄. 전부 피해내고서 그녀에게로 향한다. 목표는 단 하나. 눈 앞의 적뿐이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And death shall have no dominion.&lt;br&gt;​그러니 죽음이 결코 지배하지 못하리라.&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올리비아는 그제서야 손가락을 튕겨 자신의 분신을 소환해 전장을 헤집어놓는다. 열 네 명의 분신들은 그녀와 함께 ‘폴터가이스트’의 힘으로 다량의 물체를 발사하기 시작했다. 눈 앞도 제대로 볼 수 없는 마당에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Under the windings of the sea&lt;br&gt;​바다의 수의에 둘둘 휘감겨&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하지만, 가짜와 진짜의 파악 따위는 이미 끝내두었다. 보이지 않는 분신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따위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진짜를 구별하는 방법은 있다. 열 다섯 명 전부 일일이 패서 확인하는 것이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They lying long shall not die windily;&lt;br&gt;오래 누워있더라도 바람처럼 죽지 않으리라.&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올리비아의 진짜의 위치는 ‘열 보 앞 두 번째 열에서 맨 오른쪽’이다. 다만 그녀를 상대하기 위해 분신 열 네 명의 포위를 뚫어야 하는 것이 제일 난점이다. 수십 개의 물체들이 그에게로 몰아쳐온다. 그럼에도 주저하지 않는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Faith in their hands shall snap in two,&lt;br&gt;​손에 쥔 믿음이 물어 뜯겨 두 조각이 나고,&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전신의 신경을 곤두세운다. 이로써 기척만으로 날아오는 물체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쇄도해오는 물체들을 간발의 차이로 피하면서 앞으로 전진한다. 단 일 초의 시간도 허락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몸을 움직인다. 움직이지 않으면 죽을 뿐이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And the unicorn evils run them through;&lt;br&gt;​일각수 악마들에게 꿰뚫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폴터가이스트’로 인한 물체들이 길을 가로막았다. 그는 신발의 부스터를 활용해 순간적으로 바닥을 박차고 도약한다. 허나 공중에 떠오른 그를, 허공을 부유하는 ‘폴터가이스트’의 물체들이 다시 막아선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그는 [멀티건]을 꺼내들어 자신의 등을 향해 겨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Split all ends up they shan't crack;&lt;br&gt;철저히 찢길지라도 깨지지 않으리라.&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플러그인 [분노의 펀치]가 장착된 [멀티건]은 그 효과를 받아 탄환이 적중한 모든 것을 밀쳐낸다. 즉, 사람 또한 마찬가지다. [분노의 펀치]의 효과로 밀쳐진 그는 가볍게 허공의 물체들을 뛰어넘어 올리비아에게로 향한다. 이어서, 그녀가 ‘폴터가이스트’를 사용하기 전에, [멀티건]을 최대한 멀리 던진다. 그러고는, 보이지 않는 팬텀해적 올리비아를 향해서, 있는 힘껏 주먹을 뻗는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Twisting on racks when sinews give way,&lt;br&gt;고문대에 묶여 비틀리다 힘줄이 끊겨나가도,&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이 주먹을 닿게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죽음이 이루어졌는지조차 잊어버렸다. 주어진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도가 이루어졌는지조차 잊어버렸다. 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 모든 고통이 얼마나 이루어졌던 간에, 그는 기어코 어둠 속 끝없이 수놓아진 별들을 넘어 보이지 않던 하나의 빛에 도달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Strapped to a wheel, yet they shall not break;&lt;br&gt;수레바퀴에 묶이더라도, 부서지지 않으리라.&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퍼억-!!&lt;br&gt;&lt;br&gt;&lt;br&gt; 몇십만 번이고 내지른 주먹이 드디어 올리비아의 턱에 적중했다. &lt;br&gt;&lt;br&gt;&lt;br&gt; 그녀의 능력 ‘고통 공유’로 인해 그에게도 타격이 가해졌지만, 그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어서 또 다른 주먹을 치켜들 뿐이었다.&lt;br&gt;&lt;br&gt;&lt;br&gt; 정확하게 턱에 꽂힌 타격에 의해 비틀거리던 올리비아는 그에게 멱살을 잡힌 채 다시금 얻어맞는다.&lt;br&gt;&lt;br&gt;&lt;br&gt; 그는 계속해서 주먹을 내질렀다. 올리비아의 안경이 찌그러져도, 얼굴에 피멍이 들어도, 자신 또한 고통을 고스란히 전해받더라도, 주저 않고 계속해서.&lt;br&gt;&lt;br&gt;&lt;br&gt; 그녀의 모든 능력은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lt;br&gt; 허나 마구잡이로 구타당하는 상태인 지금은 정신을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lt;br&gt;&lt;br&gt;&lt;br&gt; 그럼에도 올리비아는 이를 악물고 정신을 집중시킨다. 이윽고, ‘폴터가이스트’의 힘을 한계까지 이끌어낸 그녀는 거대한 샹들리에를 소환해냈다.&lt;br&gt;&lt;br&gt;&lt;br&gt; ‘폴터가이스트’의 힘을 최대한으로 끌어낸 그녀에게 이제 물체를 조종할 여력따위 남아있지 않았다. &lt;br&gt;&lt;br&gt;&lt;br&gt; 그런 지금이 최적의 기회였다. &lt;br&gt; 그녀의 ‘고통 공유’와 ‘폴터가이스트’의 능력을 봉인하기 위해, 그는 잽싸게 아공간에서 수갑을 꺼냈다.&lt;br&gt;&lt;br&gt;&lt;br&gt; 이것이 마지막 승부처였다. &lt;br&gt; 그녀가 ‘폴터가이스트’의 힘을 한계까지 불어넣은 샹들리에가 그의 머리에 먼저 꽂히느냐. 그가 아공간에서 꺼낸 수갑이 그녀의 손에 먼저 잠기느냐.&lt;br&gt;&lt;br&gt;&lt;br&gt; 그의 왼팔은 허튼 짓을 못하도록 손으로 그녀의 멱살을 꽉 붙잡아놓는다. 동시에, 그의 오른팔은 수갑을 쥐고 있는 손을 힘껏 들어올려 그녀의 팔목을 조준한다.&lt;br&gt;&lt;br&gt;&lt;br&gt; 팔을 내려치는 순간, 순식간에 그녀의 팔목에 수갑이 차이고 말 것이다. 그걸 깨달은 올리비아는 자신의 이마로 그의 머리를 내려찍는다. 강렬한 저항에 의해 그는 멱살을 쥔 왼손을 놓아버리고 만다.&lt;br&gt;&lt;br&gt;&lt;br&gt; 올리비아가 샹들리에를 낙하시키기 위해 집중하려던 그 때, 그는 오른다리를 내밀어 그녀의 복부를 뒤꿈치로 후려친다. 올리비아는 신음하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lt;br&gt;&lt;br&gt;&lt;br&gt; 이어서, 그는 무릎을 그녀의 얼굴에 박아넣는다. 올리비아는 어떤 저항도 하지 못하고 직격으로 얼굴을 강타당했다.&lt;br&gt;&lt;br&gt;&lt;br&gt; 그는 마지막으로 수갑을 치켜들고 젖먹던 힘까지 끌어모아 올리비아의 팔목에 내리쳤다.&lt;br&gt;&lt;br&gt;&lt;br&gt; 내리친 수갑은 올리비아의 ‘폴터가이스트’로 이루어진 샹들리에가 그의 머리에 내리꽂히기 전에……&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lt;br&gt; “영원히,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세요.”&lt;br&gt;&lt;br&gt;&lt;br&gt; 그가 올리비아에게 수갑을 채우기 전에, 올리비아가 만들어낸 샹들리에가 그의 머리에 내리꽂히는 것이 먼저였다.&lt;br&gt;&lt;br&gt; 즉, 다시 원점이었다.&lt;br&gt;&lt;br&gt;&lt;br&gt; &lt;br&gt; “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lt;br&gt;&lt;br&gt; &lt;br&gt; 그는 웃었다.&lt;br&gt; 목이 찢어질 듯이 웃었다.&lt;br&gt;&lt;br&gt; 그의 앞은 끝없이 펼쳐진 어둠이며, 자신과 별 사이의 거리는 한없이 먼 나유타(那由他)라는 사실에 실성해버린 것일까.&lt;br&gt;&lt;br&gt;&lt;br&gt;&lt;br&gt; 아니다.&lt;br&gt; 그는 순전히 기뻐서 웃은 것이다.&lt;br&gt;&lt;br&gt; 무한대(無限大)의 우주 안에서, 밝게 빛나고 있는 저 앞의 별이 보였기 때문이다.&lt;br&gt;&lt;br&gt;&lt;br&gt;&lt;br&gt; “거의, 다 왔네?”&lt;br&gt; &lt;br&gt; &lt;br&gt; 아득한 우주를 항해하는 그에게 도달하지 못할 별은 없다. 무엇이든 해낼 수 있고,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lt;br&gt;&lt;br&gt; 포기하지 않는 한, 닿지 않을 것만 같던 별은 언젠가 그에게 미소지어줄 것이다.&lt;br&gt;&lt;br&gt; 그는 그런 운명으로 되어 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And death shall have no dominion.&lt;br&gt;그러니 죽음이 결코 지배하지 못하리라.&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다시, 시작하자!!!!”&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p&gt;</description>
      <category>은하고another</category>
      <author>김끼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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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3 Oct 2025 03:24:01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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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은하고another 18화 - Si vis pacem, para bellum</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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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본 소설은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초고입니다.&lt;br&gt;&lt;br&gt;따라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설정 및 전개 방식에 있어 상이할 수 있습니다.&lt;br&gt;&lt;br&gt;또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를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EE2323;&quot;&gt;강력한 스포일러&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가 될 수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lt;/span&gt;&lt;br&gt;&lt;br&gt;현재 연재 중인 소설은 &lt;a href=&quot;https://novelpia.com/novel/310587&quot; target=&quot;_blank&quot;&gt;&lt;span&gt;노벨피아&lt;/span&gt;&lt;/a&gt;에서 열람 가능합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gt;&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에도 상해가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간과한다.&lt;br&gt;&lt;br&gt;&lt;br&gt;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그에게 있어서는, 육체의 상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lt;br&gt;&lt;br&gt; 배를 뚫려도.&lt;br&gt; 뼈가 으스러져도.&lt;br&gt; 얼굴을 여러 번 찔러도.&lt;br&gt; 사지를 난타당해도.&lt;br&gt; 목을 베여도.&lt;br&gt;&lt;br&gt; 몸에 남아있던 상해는 곧바로 ‘없던 일’이 되어버린다.&lt;br&gt;&lt;br&gt;&lt;br&gt; 문제는 아무리 육체가 이전으로 되돌아간다한들, 정신의 상해는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lt;br&gt;&lt;br&gt; 전신에서 뇌로 이동하는 죽음의 고통만은, 정신에 그대로 새겨진다. &lt;br&gt;&lt;br&gt; 정신의 상해는 ‘없던 일’이 되지 않는다.&lt;br&gt;&lt;br&gt;&lt;br&gt; 그렇다면, 이 은하에 발을 들인 이후로 이 천 번 가까이 죽어나간 그에게 새겨진 정신의 상해는 얼마인지 가늠할 수 있는가?&lt;br&gt;&lt;br&gt; 적어도 당신은 할 수 없을 것이다.&lt;br&gt; 당신은 이 천 번 가까이 죽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lt;br&gt;&lt;br&gt; 하지만 당신은 이 사실만큼은 알 수 있을 것이다.&lt;br&gt;&lt;br&gt;&lt;br&gt; 죽음을 반복하는 그가 제정신일리 없다는 것.&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전투 용병인 신단아에게 있어 고용주의 의뢰는 절대적이다.&lt;br&gt;&lt;br&gt; 고용주의 의뢰를 불이행함으로써 자신의 신뢰도를 깎아내리는 행위는 그야말로 회생불가에 가까운 행위.&lt;br&gt;&lt;br&gt; 그럼에도, 신단아는 고용주의 의뢰를 완수하지 못했던 적이 한 번 있었다.&lt;br&gt;&lt;br&gt; 오늘 받은 의뢰 또한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신단아는 짐작했다.&lt;br&gt;&lt;br&gt;&lt;br&gt; 그녀가 자원회사 CEO 장대한에게 받은 의뢰는 한 가지.&lt;br&gt;&lt;br&gt; ‘전쟁 시설을 단신으로 뚫고오는 한 소년을 막아 달라’는 의뢰였다.&lt;br&gt; &lt;br&gt;&lt;br&gt; 척-&lt;br&gt;&lt;br&gt;&lt;br&gt; 신단아는 직접 그를 조우하고서는, 정의내렸다.&lt;br&gt;&lt;br&gt;&lt;br&gt;&amp;nbsp;&amp;nbsp;‘완수할 수 없다’.&lt;br&gt;&lt;br&gt;&lt;br&gt; 그렇게 정의 내린 이유는 그저 감이다.&lt;br&gt; 전쟁터를 오가며 여러 사선을 넘어왔던 전투 용병의 감.&lt;br&gt;&lt;br&gt; 그 감은 그녀에게 확실히 말해주고 있었다.&lt;br&gt;&lt;br&gt;&lt;br&gt; ‘도망쳐.’&lt;br&gt;&lt;br&gt;&lt;br&gt; 눈 앞의 꺼림칙한 인물에게서 도망치라고.&lt;br&gt;&lt;br&gt;&lt;br&gt;&lt;br&gt; “아, 사람이다.”&lt;br&gt;&lt;br&gt; “……”&lt;br&gt;&lt;br&gt;&lt;br&gt; 눈 앞의 괴물이 건네오는 말 한 마디.&lt;br&gt; 신단아는 무표정으로 응시할 뿐이었다.&lt;br&gt;&lt;br&gt;&lt;br&gt; “확실히 수 천 대의 탱크나 징글징글한 우주벌레들과 씨름하는 것보단, 사람과 싸우는 게 더 낫더라구요.”&lt;br&gt;&lt;br&gt; “……”&lt;br&gt;&lt;br&gt; “해서, 어서 길을 비켜주었으면 좋겠네요. 저 이래 봬도 바쁜 인간이거든요.”&lt;br&gt;&lt;br&gt;&lt;br&gt; 언뜻 보면 정상적인 언행이라고 할 수 있다. 눈 앞의 저 소년이 지나온 인외마경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말이다.&lt;br&gt;&lt;br&gt; 전쟁 시설에 배치되어 있을 수많은 대포, 전차, 미사일, 함정, 지뢰, 철망, 우주벌레, 배틀로이드들을 전부 단신으로 뚫어내고는 상처 하나도 없이 서있다.&lt;br&gt;&lt;br&gt;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적인 인간은 아닐 수 밖에 없다.&lt;br&gt;&lt;br&gt;&lt;br&gt;&lt;br&gt; “자, 비키세요. 좋은 말로 할 때.”&lt;br&gt;&lt;br&gt; “……”&lt;br&gt;&lt;br&gt;&lt;br&gt; 그럼에도 물러서지 않는다.&lt;br&gt;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라면 죽음조차 감수하는 것. &lt;br&gt;&lt;br&gt; 그것이 전투 용병의 삶이니까.&lt;br&gt; &lt;br&gt;&lt;br&gt; 신단아가 말없이 꺼내든 암살용 단도, 손에 들린 그것을 눈에 새긴 그는 입을 크게 벌리며 웃었다.&lt;br&gt;&lt;br&gt;&lt;br&gt; “미안하지만, 나도 사정이 있는지라 그건 무리겠군.”&lt;br&gt;&lt;br&gt; “하하하하하. 좋아요, 어디 한 번 해보자고.”&lt;br&gt;&lt;br&gt;&lt;br&gt; 그렇게 죽음을 각오한 자와 죽음이 무뎌진 자의 생사결은 시작된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1.”&lt;br&gt;&lt;br&gt;&lt;br&gt; 안타깝게도, 신단아의 실력은 고작 전투 용병 수준이 아니었다.&lt;br&gt;&lt;br&gt; 평생을 전쟁터에서 살아온 자의 노련한 실력은 단 한 합의 승부만으로는 결코 이길 수 없을 정도였다.&lt;br&gt;&lt;br&gt;&lt;br&gt; 하지만, 언제나 운명의 여신은 그의 편이다. 비록 그가 원하지 않더라도 말이다.&lt;br&gt;&lt;br&gt; 결국에 그는 승리할 것이다. &lt;br&gt; 그렇게 되어있는 능력이다.&lt;br&gt;&lt;br&gt;&lt;br&gt; ‘정면 승부가 안된다면, 기습이다.’&lt;br&gt;&lt;br&gt;&lt;br&gt; 그가 선택한 방법.&lt;br&gt; 마주하기도 전에 허를 찌른다.&lt;br&gt;&lt;br&gt; 그는 애초부터 바위 뒤에 숨어 [스나이퍼건]의 총신만을 앞으로 내밀고 신단아를 기다렸다.&lt;br&gt;&lt;br&gt; 그리고 신단아가 시야에 포착되었을 즘, 정확히 신단아의 머리와 가늠쇠 정중앙이 맞물리는 그 순간에.&lt;br&gt;&lt;br&gt;&lt;br&gt; 탕-!!&lt;br&gt;&lt;br&gt;&lt;br&gt; 방아쇠를 당겼다.&lt;br&gt;&lt;br&gt;&lt;br&gt; “……!!”&lt;br&gt;&lt;br&gt;&lt;br&gt; 신단아는 순식간에 날아든 탄환을 단순히 동체시력만으로 회피했다. &lt;br&gt;&lt;br&gt; 이후 그는 신단아에게 적발되어 허망하게 목숨을 잃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3.”&lt;br&gt;&lt;br&gt;&lt;br&gt; 거진 400번 가량의 죽음 끝에 전쟁시설을 다시 뚫고 재돌입.&lt;br&gt;&lt;br&gt; 신단아를 마주하자마자 곧바로, 그는 아공간 포탈을 열고 사납게 말을 뱉었다.&lt;br&gt;&lt;br&gt;&lt;br&gt; “데려오느라 무자게 힘들었으니, 죽어 좀!”&lt;br&gt;&lt;br&gt;&lt;br&gt; 그렇게 전쟁시설에서 그를 몇 백 번이고 감염시켜 죽였던 우주벌레, 셀퍼가 아공간 포탈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lt;br&gt;&lt;br&gt; 털바퀴의 형태를 띈 우주벌레, 셀퍼는 적에게 빠른 속도로 굴러가 자신의 내장이 포함된 씨앗을 흩뿌린다.&lt;br&gt;&lt;br&gt; 그 씨앗에는 독성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바닥에도 그 씨앗이 스며들어 밟는 순간 다리부터 녹아내리는 고통을 맛볼 수 있다.&lt;br&gt;&lt;br&gt;&lt;br&gt; 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lt;br&gt;&lt;br&gt;&lt;br&gt; 아공간에서 한꺼번에 소환해낸 셀퍼들은 순식간에 튀어나와 눈앞의 신단아를 향해 굴렀다.&lt;br&gt;&lt;br&gt;&lt;br&gt; 탕-!&lt;br&gt;&lt;br&gt;&lt;br&gt; 그와 동시에, [스나이퍼건]으로 신단아를 쏘아붙인다.&lt;br&gt;&lt;br&gt; &lt;br&gt; [스나이퍼건]의 탄환을 맞거나, 셀퍼의 독성 씨앗에 노출되기만 해도 매우 치명적인 상황. &lt;br&gt; 이에 신단아는 빠르게 뒤쪽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lt;br&gt;&lt;br&gt; 그는 후진하는 신단아를 바라보며 자신이 기세를 잡았다고 생각하며, 그윽한 웃음을 지어내 보였다.&lt;br&gt;&lt;br&gt;&lt;br&gt; 그녀가 거리를 벌린 이유가 자신이 던질 폭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몰랐으므로 일어난 오판이었다.&lt;br&gt;&lt;br&gt; 신단아가 품에서 꺼낸 것은 고용주에게 받은 자원회사의 폭탄이다.&lt;br&gt;&lt;br&gt; 있는 힘껏 내던져진 폭탄은 한순간에 그와 우주벌레들을 불사르며 사지를 단번에 해체시켰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lt;br&gt;&lt;br&gt; “4.”&lt;br&gt;&lt;br&gt; 세 번의 전투 끝에, 그는 전투를 포기하고 신단아를 지나쳐가기로 했다.&lt;br&gt;&lt;br&gt; 허나, 기척 감지에 민감한 그녀를 지나쳐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음을 금방 자각한다. 곧바로 실력에 압도당해 사망한다.&lt;br&gt;&lt;br&gt;&lt;br&gt;&lt;br&gt; “5.”&lt;br&gt;&lt;br&gt; 이후 그는 그녀와의 정면 승부 도중, 아공간에 넣어둔 셀퍼를 이용해 급습하는 작전을 세웠다.&lt;br&gt;&lt;br&gt; 셀퍼의 독을 묻히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곧자로 그의 목 또한 달아나버렸다.&lt;br&gt;&lt;br&gt;&lt;br&gt;&lt;br&gt; “7.”&lt;br&gt;&lt;br&gt; 그 다음으로는, 플러그인 [분노의 펀치]를 이용해 몸의 중심을 무너뜨리고 셀퍼들을 퍼붓기로 했다.&lt;br&gt;&lt;br&gt; [분노의 펀치]가 [스나이퍼건]에 장착되지 않는 이상, 신단아의 몸은 전혀 밀려나지 않았다. [스나이퍼건]에 장착하는 경우에는 신단아가 맞아주질 않았다.&lt;br&gt;&lt;br&gt;&lt;br&gt;&lt;br&gt; “15.”&lt;br&gt;&lt;br&gt; 결국 그는 여태까지 해왔던 대로, 무수한 공격패턴을 외우는 식으로 전투를 진행했다.&lt;br&gt;&lt;br&gt; 확실히 매섭던 신단아의 공격도 외울 정도가 되니 피하는 데에 어렵지는 않았다.&lt;br&gt;&lt;br&gt; 그러나 자신의 상황이 불리해지마자, 신단아는 곧바로 품속의 폭탄을 꺼내 동귀어진을 실행했다.&lt;br&gt;&lt;br&gt; 그 어떤 수든 활용해서 신단아를 제압하더라도, 그녀는 폭탄을 통해 확실하게 그를 죽이며 임무를 완수했다.&lt;br&gt;&lt;br&gt; 정면 승부도 정답은 아니었다.&lt;br&gt;&lt;br&gt;&lt;br&gt;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lt;br&gt;&lt;br&gt;&lt;br&gt; 그렇게 15번이나 목숨을 허비하고 나서야, 그는 드디어 이 상황에서 벗어날 활로를 찾아냈다.&lt;br&gt;&lt;br&gt;&lt;br&gt; “그래서 나 막는 데에 얼마 받았는데.”&lt;br&gt;&lt;br&gt; “……삼백 만 캐피.”&lt;br&gt;&lt;br&gt; “그 세 배 줄테니까… 제발 꺼져, 이 개새끼야…”&lt;br&gt;&lt;br&gt;&lt;br&gt; 결국 신단아가 그를 죽이려는 이유는 고용주에게 받은 임무, 즉 돈 때문이다.&lt;br&gt;&lt;br&gt; 그리고 그에게 있어 돈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현재 당신의 보유 캐피는&lt;br&gt;71,893,251C입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출처 불명의 자금이 여전히 그에게 주어져 있으므로.&lt;br&gt;&lt;br&gt;&lt;br&gt; “……”&lt;br&gt;&lt;br&gt;&lt;br&gt; 이이상 죽음을 누적한다면 그는 정말로 미쳐버릴지도 모른다.&lt;br&gt;&lt;br&gt; 여태까지 신단아와의 결전에서 소비한 그의 목숨은 고작 15번이 아니다. 전쟁 시설을 다시 뚫고 오기까지의 5000번의 죽음을 요했다.&lt;br&gt;&lt;br&gt;&lt;br&gt; 이대로라면 목적을 이루기도 전에 찾아올 정신의 마모가 머지않다.&lt;br&gt;&lt;br&gt;&lt;br&gt; “불만이 있다면 거기에 더 얹어줘도 좋아. 그러니, 제발 좀 꺼져주라…”&lt;br&gt;&lt;br&gt;&lt;br&gt; 그렇기에 그는 협상을 시도한다.&lt;br&gt; 싸우지 않고 지나갈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최상의 결과일테니.&lt;br&gt;&lt;br&gt;&lt;br&gt;&lt;br&gt; “거절한다.”&lt;br&gt;&lt;br&gt; “돈이 부족한거라면 더 줄게, 응?”&lt;br&gt;&lt;br&gt; “난 돈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lt;br&gt;&lt;br&gt; “그럼 뭘 원하는데. 뭐든 들어줄게. 내가 할 수 있는거라면.”&lt;br&gt;&lt;br&gt;&lt;br&gt; 그녀의 목적이 돈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그녀를 납득시켜야 할지 그는 감조차 잡지 못했다.&lt;br&gt;&lt;br&gt; 역시나 협상은 실패다- 라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지배하기 시작한다.&lt;br&gt;&lt;br&gt;&lt;br&gt; “……전쟁시설을 단신으로 뚫을 정도의 실력을 지닌 너라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lt;br&gt;&lt;br&gt; &lt;br&gt; 그런 그에게 있어 신단아의 이어지는 말은 전혀 생각해내지 못한 이야기였음이 틀림없었다.&lt;br&gt;&lt;br&gt;&lt;br&gt; “나는 칼란드의 평화를 원한다.”&lt;br&gt;&lt;br&gt; “뭐?”&lt;br&gt;&lt;br&gt;&lt;br&gt; 그녀와 싸울 필요따위는 없었던 것이다.&lt;br&gt;&lt;br&gt;&lt;br&gt;&lt;br&gt; “……그렇다면 돈 대신 이걸 잠시 봐줄 수 있겠나?”&lt;br&gt;&lt;br&gt;&lt;br&gt; 그와 그녀의 목적은 모두 ‘평화’를 위한 것이었으니.&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나는 분명 ‘막아달라’고 일러두었는데 말이지.”&lt;br&gt;&lt;br&gt;&lt;br&gt; 여태까지 만나왔던 칼란드 주민들의 대척점에 있는, 칼란드 행성 자원회사의 CEO 장대한이 입을 열었다.&lt;br&gt;&lt;br&gt;&lt;br&gt; “그렇게까지 우리들의 자원 채굴을 방해할 셈인가.”&lt;br&gt;&lt;br&gt;&lt;br&gt; 사장실에서 업무를 보고있던 장대한의 앞에는, 전투 용병 신단아와 전쟁 시설을 넘어온 미치광이 소년이 서있었으므로.&lt;br&gt;&lt;br&gt;&lt;br&gt; “아뇨, 장대한 씨. 저는 평화를 위해서 온겁니다.”&lt;br&gt;&lt;br&gt; “평화?”&lt;br&gt;&lt;br&gt;&lt;br&gt; 그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물건 하나를 꺼내 장대한의 책상으로 던졌다.&lt;br&gt;&lt;br&gt;&lt;br&gt; “이건 노트인가.”&lt;br&gt;&lt;br&gt;&lt;br&gt; 책상에 던져진 작은 노트를 받아든 장대한은 그대로 페이지를 넘겨 적혀있는 내용을 확인했다.&lt;br&gt;&lt;br&gt; 페이지를 훅훅 넘기던 그는 하나의 키워드가 적혀있는 페이지에서 손을 멈추었다.&lt;br&gt;&lt;br&gt;&lt;br&gt; “……’칼란드 평화사절단’.”&lt;br&gt;&lt;br&gt;&lt;br&gt; 그가 장대한에게 넘겨준 노트는 남동진의 물건이었다. &lt;br&gt;&lt;br&gt; 남동진이 과로로 인해 숙소에 잠시 묵었을 때, 그는 노트의 내용을 확인하고 몰래 챙겨왔다.&lt;br&gt;&lt;br&gt;&lt;br&gt; “그 노트에 적힌 ‘칼란드 평화사절단’ 계획이 반려된 이유는 단 하나 뿐. 전쟁 시설을 돌파할 수 없다는 한계 때문이었습니다.”&lt;br&gt;&lt;br&gt; “하지만 자네가 지금 전쟁 시설을 뚫고 내 앞에 도달한 시점에서, 그 계획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건가.”&lt;br&gt;&lt;br&gt; “그렇습니다. 이야기가 빨라서 좋네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저희는 평화를 원합니다.”&lt;br&gt;&lt;br&gt;&lt;br&gt; 그는 담담하게 노트에 적혀있던 내용을 토대로 장대한에게 현재 칼란드의 상황을 설명해주었다.&lt;br&gt; &lt;br&gt;&lt;br&gt; “지금의 칼란드 행성은 무분별한 자원 채굴로 인해 현재 소멸 위기를 겪고있는 상황입니다.”&lt;br&gt;&lt;br&gt; “……계속 말해보게.”&lt;br&gt;&lt;br&gt; “게다가 자원회사의 채굴권이 자원회사에 귀속되어 있는 탓에 칼란드의 주민 연합은 손쓸 새도 없었고, 더군다나 자원회사가 주민 연합과 척을 진 이후로 이 사실을 전할 방법도 사라지고 말았죠.”&lt;br&gt;&lt;br&gt;“……”&lt;br&gt;&lt;br&gt; “그래서, 당신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 칼란드에서의 자원 채굴을 그만둬주세요. 전쟁은 원하지 않습니다.”&lt;br&gt;&lt;br&gt;&lt;br&gt; 칼란드 행성의 평화를 위해, 자원 채굴을 멈춰달라고.&lt;br&gt;&lt;br&gt; 평화를 짓밟는 전쟁보다는,&lt;br&gt; 평화를 되찾기 위한 전쟁을 하자고.&lt;br&gt;&lt;br&gt; 그는 장대한에게 제안했다.&lt;br&gt;&lt;br&gt;&lt;br&gt;&lt;br&gt; “……우리들이 전쟁을 시작한 탓에 칼란드 행성이 소멸위기까지 몰렸었다니. 무지했던 자신을 반성하마.”&lt;br&gt;&lt;br&gt; “칼란드 행성에서 떠나주시는건가요?”&lt;br&gt;&lt;br&gt; “아니, 떠나지 않는다.”&lt;br&gt;&lt;br&gt;&lt;br&gt; 장대한은 그렇게 단언하고는 자신의 서류 하나를 집어들어 펜을 들고 무언가를 장대하게 써내려갔다.&lt;br&gt;&lt;br&gt; 그러고는 자신이 써내린 서류를 그대로 그의 손으로 던졌다.&lt;br&gt;&lt;br&gt;&lt;br&gt; 「자원채굴의 대체 제안서」&lt;br&gt;&lt;br&gt;&lt;br&gt; “다만, 더 이상의 무분별한 자원 채굴보다는 또 다른 분야의 사업을 추진하도록 하겠다. 그 제안서를 칼란드 주민 연합에게 전해주도록.”&lt;br&gt;&lt;br&gt; “그렇단 얘기는…”&lt;br&gt;&lt;br&gt; “이제부터 자원회사와 칼란드 주민 연합은 더 이상 대립 관계가 아니다. 자원회사 CEO인 이 내가 선언하겠다.”&lt;br&gt;&lt;br&gt;&lt;br&gt; 그리고, 그의 손에 수많은 이들이 기리던 ‘칼란드의 평화’가 쥐어져 있었다.&lt;br&gt;&lt;br&gt;&lt;br&gt; “칼란드의 전쟁은, 끝이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날 경호원으로 써먹다니, 건방진 꼬맹이.”&lt;br&gt;&lt;br&gt;&lt;br&gt; 자원회사 CEO 장대한과의 조우를 마친 그의 배후에서 신단아가 팔짱을 낀 채로 말을 뱉었다.&lt;br&gt;&lt;br&gt;&lt;br&gt; “네 당돌함이 확실히 평범한 수준은 아니라는 건 알겠군.”&lt;br&gt;&lt;br&gt; “이제 저희끼리의 거래도 끝났고, 약속된 보수도 받으셨으니 이제 돌아가셔도 좋습니다.”&lt;br&gt;&lt;br&gt;&lt;br&gt; 그와 신단아의 거래 내용은 간단했다.&lt;br&gt;&lt;br&gt;&lt;br&gt; 「자신을 자원회사 CEO인 장대한에게 보내달라.」&lt;br&gt;&lt;br&gt; 이에 대한 보수는, 신단아가 바라던 ‘칼란드의 평화’였다. 보수에 대한 담보(擔保)는 남동진의 노트로 어느정도 입증했다.&lt;br&gt;&lt;br&gt;&lt;br&gt; “다만, 마지막으로 묻고싶은 게 한 가지 있습니다.”&lt;br&gt;&lt;br&gt; “……뭐지?”&lt;br&gt;&lt;br&gt;&lt;br&gt; 그럼에도 ‘칼란드의 평화’를 손에 넣은 그에게 있어 아직 해결되지 않은 궁금증이 하나 있었다.&lt;br&gt;&lt;br&gt;&lt;br&gt; “왜 당신이, 칼란드 행성의 평화를 바란겁니까? 그저 일개 전투 용병일 뿐인 당신이 말이죠.”&lt;br&gt;&lt;br&gt;&lt;br&gt; 신단아는 어째서 그토록 ‘칼란드의 평화’를 바라는가?&lt;br&gt;&lt;br&gt; 수 만금의 캐피도 거절하고 단순히 칼란드의 평화를 바랐던 신단아의 행동은 여전히 그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lt;br&gt;&lt;br&gt;&lt;br&gt; “깨달아버렸거든. 전쟁의 잔혹함을.”&lt;br&gt;&lt;br&gt; “더욱더 이해가 안가는데요. 애초에 당신은 전투 용병이잖습니까. 전쟁에 익숙하실텐데요?”&lt;br&gt;&lt;br&gt; “이야기하자면 길어. 하지만 이 말만큼은 꼭 해줘야겠군.”&lt;br&gt;&lt;br&gt;&lt;br&gt; 신단아는 그렇게 말하고서, 자신의 품속에서 폭탄 하나를 꺼내들었다.&lt;br&gt;&lt;br&gt;&lt;br&gt; “전쟁이 익숙한 사람은 그 누구도 없어. 너도 마찬가지고, 꼬맹이.”&lt;br&gt;&lt;br&gt;&lt;br&gt; 그리고, 품속에서 꺼낸 폭탄은 순식간에 기폭되어 주위에 폭발을 일으켰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이건 또 뭐야, 씨발…”&lt;br&gt;&lt;br&gt;&lt;br&gt; 무언가의 사유로 기절한 그는 입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깨어났다.&lt;br&gt;&lt;br&gt; 정신을 차리자마자 그는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lt;br&gt;&lt;br&gt;&lt;br&gt; 첫 번째.&lt;br&gt; 자신은 현재 누군가에 의해 납치를 당해 전신을 포박당한 상황이다.&lt;br&gt;&lt;br&gt; 전신을 강한 밧줄로 묶인 채 의자에 앉혀진 상황이었다. 정황 상 그가 납치당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lt;br&gt;&lt;br&gt;&lt;br&gt; “후후, 길을 잃고 떠도는 영혼들을 인도하는 것이 제 사명이죠.”&lt;br&gt;&lt;br&gt;&lt;br&gt; 그리고 가장 중요한 두 번째. &lt;br&gt; 자신을 포박한 그 납치범의 정체는 눈앞에 서있는-&lt;br&gt;&lt;br&gt;&lt;br&gt; “소개부터 할까요. 저는 이 어두운 저택 안에서 수많은 영혼들을 이끄는, 팬텀해적 올리비아라고 합니다.”&lt;br&gt;&lt;br&gt;&lt;br&gt;&lt;br&gt; 빌어먹을 우주해적의 존재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p&gt;</description>
      <category>은하고another</category>
      <author>김끼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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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3 Oct 2025 03:23:16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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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은하고another 17화 - 여전히 흐린 날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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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본 소설은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초고입니다.&lt;br&gt;&lt;br&gt;따라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설정 및 전개 방식에 있어 상이할 수 있습니다.&lt;br&gt;&lt;br&gt;또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를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EE2323;&quot;&gt;강력한 스포일러&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가 될 수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lt;/span&gt;&lt;br&gt;&lt;br&gt;현재 연재 중인 소설은 &lt;a href=&quot;https://novelpia.com/novel/310587&quot; target=&quot;_blank&quot;&gt;&lt;span&gt;노벨피아&lt;/span&gt;&lt;/a&gt;에서 열람 가능합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gt;&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 스캐빈저 해적단과의 결전은, 나와 편준범의 1:1 대결 구도가 성립된 시점에서 총 다섯 종류의 패턴으로 나뉜다.&lt;br&gt;&lt;br&gt;&lt;br&gt; 그 중 싸움이 끝난 줄만 알았던 나를 절망으로 몰았던, 마지막 패턴.&lt;br&gt;&lt;br&gt; 닥터퀸의 우주선 들이박기.&lt;br&gt;&lt;br&gt; 이 패턴에 대응하려면 결국 아지트에 진입하기 전에 유루미의 우주선에 침입하는 퀸의 잔당들을 처리해야 한다.&lt;br&gt;&lt;br&gt; 하지만 그 잔당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반드시 유루미의 우주선에 남아있을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정작 편준범과의 싸움에서 패배해버린다.&lt;br&gt;&lt;br&gt; 크루원들 하나하나가 중요한 전력이다. 누군가가 싸움에서 제외된다면 승패의 천칭은 상대편의 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진다.&lt;br&gt;&lt;br&gt; 편준범과의 대결에서 전원이 전투해야 하지만, 유루미의 우주선을 지키고 있을 사람도 필요한 상황.&lt;br&gt;&lt;br&gt; 답은 금방 도출해낼 수 있었다.&lt;br&gt;&lt;br&gt;&lt;br&gt; ‘내 아바타와의 동기화를 푼다면 내 몸과 아바타, 총 두 개의 시각으로 탐색을 할 수 있을 거야.’&lt;br&gt;&lt;br&gt; ‘뭐야, 그러니까… 너 혼자 두 명분의 역할을 하겠다고?’&lt;br&gt;&lt;br&gt;&lt;br&gt; 선창의 두 개의 몸을 이용하면 된다.&lt;br&gt; 선창의 아바타는 스캐빈저 해적의 아지트에서 잔당들과 전투를.&lt;br&gt; 선창은 유루미의 우주선에서 우주선을 훔치기 위해 침입한 잔당들과 전투를.&lt;br&gt;&lt;br&gt; 극한의 멀티태스킹을 강요하는 내 지시를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지만, 결과적으로 선창은 완벽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lt;br&gt;&lt;br&gt;&lt;br&gt; 「쯧, 퇴각하라.」&lt;br&gt;&lt;br&gt;&lt;br&gt; 그 결과, 자신의 계획에 이변이 생겼음을 감지한 퀸은 곧바로 부하들을 순간이동을 통해 물려 도망치게 했다.&lt;br&gt;&lt;br&gt; 순간이동을 사용할 수 있는 녀석들의 특성상, 모든 적들을 단번에 검거할 수 있으리라곤 기대도 하지 않았다.&lt;br&gt;&lt;br&gt; 중요한 건, 하나뿐이다.&lt;br&gt; 이 빌어먹을 스캐빈저해적의 검거에 성공했다는 것 하나.&lt;br&gt;&lt;br&gt;&lt;br&gt; “자, 짧게 말하겠다. 편준범, 네 순간이동 능력은 봉인당한 상태이고, 그 어떤 저항도 불가능하다는 것 정도는 너도 알고 있겠지.”&lt;br&gt;&lt;br&gt; “알다마다.”&lt;br&gt;&lt;br&gt; “그래, 한 마디로 지금 네 생사여탈권은 우리의 손 안에 있다는 이야기다. 머리에 총알구멍 나고 싶지 않으면 묻는 질문에만 답해라. &lt;br&gt;&lt;br&gt; “알겠다.”&lt;br&gt;&lt;br&gt;&lt;br&gt; 이전에 상대했던 마그넷 해적과는 다르게 스캐빈저해적, 편준범은 자신의 처지를 빠르게 수긍하고는 내 말에 응했다.&lt;br&gt;&lt;br&gt;&lt;br&gt;&lt;br&gt; &quot;일단 첫 번째, 네가 지구를 파괴한 우주해적이냐?&quot;&lt;br&gt;&lt;br&gt; &quot;그런 낙후된 행성따위 모른다. 내게 이득이 되는 행성이 아니라면, 굳이 자원을 소모해서 무리하게 행성을 파괴할 이유따위 없어.&quot;&lt;br&gt;&lt;br&gt;&lt;br&gt; 일단 어렴풋이 예상은 했었지만, 이 녀석도 지구를 파괴한 범인은 아니었다.&lt;br&gt;&lt;br&gt; 전쟁을 부추기고 귀중품을 노략하는 스캐빈저 해적의 입장에서는, 굳이 지구 같은 평범한 행성을 파괴할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다.&lt;br&gt;&lt;br&gt;&lt;br&gt; &quot;그럼 다음, 최시라 연방의원에게 폭탄은 왜 보낸거지?&quot;&lt;br&gt;&lt;br&gt; “나는 원래부터 전쟁이 일어나면 그곳에 발붙여 각종 물건들을 훔쳐달아나 이득을 보는 족속이거든. 그래서 폭탄을 보내 전쟁을 부추기고 우주선을 훔쳐 전쟁을 가속화하려는 계획이었지.&quot;&lt;br&gt;&lt;br&gt; “그래서, 연방의원 퀸과 협력한거냐?”&lt;br&gt;&lt;br&gt; “……맞다.”&lt;br&gt;&lt;br&gt;&lt;br&gt; 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편준범은 분노와 비탄이 섞인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lt;br&gt;&lt;br&gt;&lt;br&gt; “젠장, 그 망할 자식이…!! 당당하게 배신하고 동료들까지 뺏어갈 줄이야…!!!”&lt;br&gt;&lt;br&gt;&lt;br&gt; 편준범은 자신이 지니고있던 무언가를, 수갑이 묶인 채인 손으로 있는 힘껏 바닥으로 집어던졌다.&lt;br&gt;&lt;br&gt; 그 무언가는 헥사곤 형태의 칩, 플러그인이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동료의 증표] &lt;br&gt; 자신의 동료들의 수에 따라 자신의 힘과 속도가 증가합니다.&lt;br&gt; &lt;br&gt; '너희들은 이제부터 내 동료다.'&lt;br&gt; &amp;lt;스캐빈저 해적의 기억&amp;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나는 편준범이 내던진 플러그인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다시 질문을 재개했다.&lt;br&gt;&lt;br&gt;&lt;br&gt; “퀸에 대해서는 더 아는 부분 없나?”&lt;br&gt;&lt;br&gt; “그 자식과 나는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다. 나는 그저 고용당했을 뿐. 그 이외의 정보 교환은 없었다.”&lt;br&gt;&lt;br&gt;&lt;br&gt; 그 외에 퀸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는 일절 갖고 있지 않았다. 그녀가 칼란드 행성을 노리는 이유, 구상하고 있는 계획, 지니고 있는 약점 등……&lt;br&gt;&lt;br&gt; 궁금한 것은 많았지만, 정작 알아낸 것은 없었다.&lt;br&gt;&lt;br&gt;&lt;br&gt; “쯧, 됐다. 더 물어볼 건 없어.”&lt;br&gt;&lt;br&gt;&lt;br&gt; 우주방위군이 편준범의 아지트에 도착하고, 수갑에 묶인 녀석을 우주선에 태워 이송했다.&lt;br&gt;&lt;br&gt; 이로서, 칼란드 행성의 전쟁을 일으키려던 악의들 중 하나는 내 손에 의해 제거했다.&lt;br&gt;&lt;br&gt;&lt;br&gt;&lt;br&gt; “……”&lt;br&gt;&lt;br&gt;&lt;br&gt; 하지만, 나는 아직도 창공을 메운 악의를 기억한다.&lt;br&gt;&lt;br&gt; 칼란드 행성을 불태우기 위해, 타인을 연료 삼아 몇 번이고 나를 죽음으로 몰아세우던 또 하나의 악의를 기억한다.&lt;br&gt;&lt;br&gt; 그 악의가 계속 번롱하는 채로 내버려두어도, 정말 좋은 것일까.&lt;br&gt;&lt;br&gt; 나는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며 연방의원 퀸, 그녀의 악의에 대해서 매우 깊이 고민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스캐빈저 해적 편준범을 무사히 체포하고, 우리는 칼란드 작전기지로 돌아왔다.&lt;br&gt;&lt;br&gt; 작전기지로 돌아온 우리는 남동진 내무장관에게 먼저 들렀다. 우리들의 누명에 관한 안건 때문이었다.&lt;br&gt;&lt;br&gt; 남동진 내무장관은 폭탄의 출처를 증거를 은하연방의회에 제출하였고, 폭탄미수에 관한 혐의는 우리가 아닌 스캐빈저 해적인 편준범의 짓임이 밝혀졌다.&lt;br&gt;&lt;br&gt; 덕분에 이제 우리는 범죄자 신분에서 벗어나 갤럭시 캐피탈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게되었다.&lt;br&gt;&lt;br&gt;&lt;br&gt; &quot;누명을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동진 내무장관님.&quot;&lt;br&gt;&lt;br&gt; &quot;아뇨, 해야하는 일을 했을 뿐인걸요. 그리고 저희도 여러분들 덕분에 최시라 의원님을 시해하려 한 범인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quot;&lt;br&gt;&lt;br&gt; &quot;내무장관님의 말이 맞다, 형제! 덕분에 자원회사와의 불필요한 싸움도 막아낼 수 있었다! 우리도 고맙다!&quot;&lt;br&gt;&lt;br&gt;&lt;br&gt; 짧은 인사를 나누고는 우리는 다시 갤럭시 캐피탈로 돌아가기 위해 착륙장에 있는 우리들의 우주선에 발을 들였다.&lt;br&gt;&lt;br&gt;&lt;br&gt; “못 가.”&lt;br&gt;&lt;br&gt; “……뭐라고?”&lt;br&gt;&lt;br&gt; “모래바람이 너무 심해서, 기체에 먼지가 많이 들어가버렸거든. 우주선을 점검해야 하니까, 적어도 35시간동안은 여기에 머물러야 해.”&lt;br&gt;&lt;br&gt;&lt;br&gt; 라고, 유루미가 예상치 못한 소식을 꺼내온 것이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결국 우리들은 칼란드 행성의 숙소에서 오늘 하루만 머물기로 결정했다.&lt;br&gt;&lt;br&gt; 숙소의 방은 1인실, 3인실로 총 두 개의 방을 배정 받았고, 한 쪽에는 우롄이, 나머지 한 쪽에는 나와 은마루, 선창 셋이 같이 지내기로 했다.&lt;br&gt;&lt;br&gt; &lt;br&gt; 숙소에 머무는 동안은, 각자 시덥잖은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lt;br&gt;&lt;br&gt; 은마루의 어릴 적 흑역사나, 선창의 종족이 새의 형태를 띄고 있는 이유, 우롄을 골탕먹일 비밀 계획(이 숙소는 방음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은마루는 모르는 듯 하다) 등……&lt;br&gt;&lt;br&gt; 그렇게 한참을 떠들다보니 어느덧 시간이 꽤나 흐른 채였다.&lt;br&gt;&lt;br&gt; 은마루와 선창은 이야기하다 지쳤는지 침대에 드리누운지 30초만에 기절했고, 우롄 또한 잠에 들었는지 방음이 되지 않는 벽 사이로 새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lt;br&gt;&lt;br&gt; 그러나 오직 나만은 여전히 깨어있었는 상태였다.&lt;br&gt;&lt;br&gt; 잠이 제대로 오지 않게 된 것은 이 은하에 오게 된 이후부터다.&lt;br&gt;&lt;br&gt; 지구에 있을 때는 해와 달이 있었기에 명확한 시간구분이 가능했는데, 이 은하에는 딱히 해와 달의 역할을 해줄 무언가가 없어 낮과 밤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lt;br&gt;&lt;br&gt; 그 때문에 내 생체시계는 혼란을 겪어 불면증에 시달리는 현재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lt;br&gt;&lt;br&gt; 아무리 누워있어도 잠에 들 수가 없어서 결국 옷을 다시 갈아입고 숙소를 나왔다. &lt;br&gt; 그러고는, 숙소 근처 벤치에 앉아 황토색의 하늘을 바라보았다.&lt;br&gt;&lt;br&gt; 벤치에 앉은 채로, 그 어떤 근심과 고통도 전부 잊은 채로 멍하니.&lt;br&gt;&lt;br&gt;&lt;br&gt;&lt;br&gt;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남동진 내무장관이 길을 거닐고 있는 것이 보였다.&lt;br&gt;&lt;br&gt; 내가 가볍게 손짓을 하며 인사하자, 그는 나를 알아보고는 벤치 쪽으로 천천히 다가와 내 옆에 앉았다.&lt;br&gt;&lt;br&gt;&lt;br&gt; &quot;어라, 분명 숙소에 머무르고 계신다는 소식 들었는데… 아직 안 주무시고 계시네요?&quot;&lt;br&gt;&lt;br&gt; &quot;네, 잠이 안와서요. 내무장관님도 아직 안 주무셨네요.&quot;&lt;br&gt;&lt;br&gt; &quot;아무래도 자원회사와의 전쟁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라서요. 내무장관인 제가 처리해야 할 업무가 산더미랍니다.&quot;&lt;br&gt;&lt;br&gt;&lt;br&gt; 그랬다.&lt;br&gt; 칼란드 행성의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비록 스캐빈저 해적의 건은 일단락되었지만, 아직 퀸 의원은 버젓이 활동을 하고있기에 저번 은하연방의회와 비슷한 방해가 지속될 것이다.&lt;br&gt;&lt;br&gt;&lt;br&gt; &quot;하아… 칼란드의 안건만 은하연방의회에서 제대로 다뤄줬다면 상황이 나아졌을텐데요… 퀸 의원 그 사람은 대체 무슨 원한이 있어서 그러는지 모르겠네요.&quot;&lt;br&gt;&lt;br&gt; &quot;……&quot;&lt;br&gt;&lt;br&gt; &quot;칼란드 행성의 끝도 머지않았나 보네요. 예전엔 저 하늘도 지금의 색이 아닌 푸른 빛으로 가득차있었는데 말이죠. 하하…&quot;&lt;br&gt;&lt;br&gt; 그는 칼란드 행성의 하늘을 바라보며 허탈한 표정으로 웃었다. 그 웃음이 왠지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lt;br&gt;&lt;br&gt; 그의 웃음이 마치…&lt;br&gt;&lt;br&gt;&lt;br&gt; &quot;아, 무심코 그만 제 푸념을 은하고 크루분 앞에서 털어버렸네요.&quot;&lt;br&gt;&lt;br&gt; &quot;괜찮습니다. 조금 피곤하신 듯하시니 여기 숙소에서 조금 쉬고 계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여기 침대가 꽤나 아늑하더라구요.&quot;&lt;br&gt;&lt;br&gt; &quot;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럼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quot;&lt;br&gt;&lt;br&gt; 나는 피곤해보이는 남동진 내무장관에게 휴식을 권했고, 그는 이에 응해 숙소 안으로 들어갔다.&lt;br&gt;&lt;br&gt;&lt;br&gt; '이거 두고 가셨네.'&lt;br&gt;&lt;br&gt;&lt;br&gt; 나는 숙소 안으로 들어간 그가 벤치에 두고 간 손바닥만한 크기의 작은 노트 하나를 발견했다. 아마 물건을 흘린 것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피곤하셨던 모양이다.&lt;br&gt;&lt;br&gt; 노트를 숙소에 가져다주려던 찰나에 하나의 생각이 내 뇌리를 스쳐갔다.&lt;br&gt;&lt;br&gt;&lt;br&gt; ‘무슨 내용일까?’&lt;br&gt;&lt;br&gt;&lt;br&gt; 이런 생각이 스쳐간 시점에서부터 이미 이 노트를 여는 것은 확정되어있었다.&lt;br&gt;&lt;br&gt; 나는 애써 인간으로서의 도의를 가볍게 억누르고, 노트를 열어 그 내용을 확인했다.&lt;br&gt;&lt;br&gt; 그리고 그곳에 쓰여져있던 내용은, 단순한 비밀 일기장이나 두근두근 연애일지 같은 평범한 것은 아니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 &quot;……칼란드 평화사절단?&quo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남동진은 일어나자마자 자신이 졸고있었음을 자각한다. &lt;br&gt;&lt;br&gt; 아직 칼란드의 중요 안건인 자원회사와의 전쟁을 생각하면 졸고 있을 여유가 없는데-&lt;br&gt;&lt;br&gt; 그는 급하게 숙소를 나오던 도중, 벤치에 놓여있는 자신의 노트를 발견했다.&lt;br&gt;&lt;br&gt;&lt;br&gt; &quot;앗… 두고갔었나?&quot;&lt;br&gt;&lt;br&gt; 그는 혼잣말과 함께 노트를 주우며 지휘 본부로 향했다. &lt;br&gt;&lt;br&gt; 사실, 이 노트는 다른 물건과 헷갈려 실수로 가져온 것이다. 또한, 이 노트는 원래 버려졌어야 할 물건이었다.&lt;br&gt;&lt;br&gt; &lt;br&gt; 노트에 적힌 것은 '칼란드 평화사절단'에 대한 내용이다.&lt;br&gt;&lt;br&gt;&lt;br&gt; '칼란드 평화사절단'.&lt;br&gt;&lt;br&gt; 자원회사와의 전쟁을 가장 평화적인 수단으로 종전시킬 수 있는 방법, 바로 싸우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다.&lt;br&gt;&lt;br&gt; 즉, 평화사절단을 자원회사로 보내 싸움 대신 협상을 통한 완만한 방식으로 전쟁을 종전시키는 작전이다.&lt;br&gt;&lt;br&gt;&lt;br&gt; 다만, 이 방법의 실질적인 실현 가능성은 제로(0).&lt;br&gt;&lt;br&gt; 기본적으로 자원회사가 점령한 자원채굴 지역은 통신불가 지역인데다가, 자원채굴 구역까지 가는 길은 온통 방어 시설들로 가득차있어 사절단을 꾸려 보내기도 힘들다.&lt;br&gt;&lt;br&gt; 대인지뢰들이 가는 길 곳곳에 배치되어있고, 각종 대포, 우주벌레, 배틀로이드, 전류가 통하는 펜스(Fence) 등. 통행을 방해하는 여러 방해물들이 존재한다.&lt;br&gt;&lt;br&gt; 칼란드의 전쟁 시설을 뚫는 것은 이론상으로 절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아이디어는 거론된지 단 2분만에 폐기되었다.&lt;br&gt;&lt;br&gt;&lt;br&gt; 애초에 그 시설을 뚫을 만한 무력이 있었다면 전쟁은 진즉에 해결되었을 터.&lt;br&gt; &lt;br&gt; 그야말로 기적이 아니고서는, 절대 이루어질리 없는 일.&lt;br&gt;&lt;br&gt;&lt;br&gt; 그래, 그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테니까.&lt;br&gt;&lt;br&gt; 내무장관인 나는, 칼란드 행성을 구하기 위해 열심히 발버둥쳐야한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lt;br&gt;&lt;br&gt;&lt;br&gt; &quot;그러니까, 네 녀석 말은.&quot;&lt;br&gt;&lt;br&gt; 정예슬이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째려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lt;br&gt;&lt;br&gt;&lt;br&gt; &quot;저 전쟁시설을 단신으로 뚫겠다고? 진심이냐?&quot;&lt;br&gt;&lt;br&gt; 자신들의 동포들이 가능한 모든 수를 시도하였음에도 진입하지 못한 극한의 인외마경, 전쟁 시설에 혼자 진입하겠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웬 평범해보이는 학생 한 명이 눈앞에서 지껄였기 때문이다. &lt;br&gt;&lt;br&gt; 정예슬이 눈쌀을 찌푸렸다.&lt;br&gt; 그의 말은 동포들의 노력을 기만하는 행위이자, 칼란드의 군인들의 저력을 얕보는 행위. 정예슬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향한 도발이나 다름없었으므로.&lt;br&gt;&lt;br&gt;&lt;br&gt; &quot;잘 들어, 애송이. 스캐빈저 해적을 잡았다고 기고만장해졌나본데, 여긴 엄연한 전쟁 구역이다. 너 같은 민간인이 출입하기엔 수없는 위험이 도사리는 곳이라는 얘기지.&quot;&lt;br&gt;&lt;br&gt; &quot;괜찮아요, 이보다 더 한 위험도 겪어봤는데요 뭘. 전쟁시설은 제 능력으로 통과할 수 있습니다. 길만 알려주시죠.&quot;&lt;br&gt;&lt;br&gt; &quot;......허, 좋아. 그 정도로 자신이 있다면 지나가보도록.&quot;&lt;br&gt;&lt;br&gt;&lt;br&gt; 정예슬은 머리를 긁적이며 전쟁시설로 가는 길을 손으로 가리켰다. 이를 확인한 그가 정예슬을 지나쳐가고,&lt;br&gt;&lt;br&gt;&lt;br&gt;&lt;br&gt; &quot;지나갈 수 있다면 말이야.&quot;&lt;br&gt;&lt;br&gt;&lt;br&gt; 그런 그를 정예슬이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lt;br&gt;&lt;br&gt; 그의 몸은 바닥을 굴렀고, 빠르게 자세를 바로잡았다. &lt;br&gt;&lt;br&gt; 다만, 그가 다리를 털고 일어났을 시점엔 이미 정예슬의 산하 군인들에 의해 순식간에 포위된 상태였다.&lt;br&gt; 어림잡아 20명정도였다.&lt;br&gt;&lt;br&gt;&lt;br&gt; &quot;지금 우리, 칼란드 행성의 군인들이 머저리로 보이나? '이보다 더 한 위험도 겪어봤는데요'? 일개 고등학생인 네가 전쟁터에서 사지가 찢어지는 경험을 겪어보기라도 했나?&quot;&lt;br&gt;&lt;br&gt; &quot;……겪어봤는데요.&quot;&lt;br&gt;&lt;br&gt; &quot;하! 그래, 네 녀석이 전쟁시설을 통과할 능력이 있다면, 이 정도 인파는 가볍게 제쳐줘야 되지 않겠나! 우리 칼란드군을 우습게 본 대가는 만만치 않을거다.&quot;&lt;br&gt;&lt;br&gt; &quot;하아… 결국에는 싸워야 하나.&quot;&lt;br&gt;&lt;br&gt;&lt;br&gt; 그는 체념한 듯한 한숨과 함께, 주먹을 쥐고 전투태세에 돌입했다.&lt;br&gt;&lt;br&gt;&lt;br&gt; &quot;지나가보라고 했죠? 그럼 지나가겠습니다.&quot;&lt;br&gt;&lt;br&gt;&lt;br&gt; 그를 향해 날아드는 거칠고 투박한 스트레이트.&lt;br&gt;&lt;br&gt; 일개 학생들을 상대로는 조금 지나친 강도의 공격이지만, 정예슬은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을 이어갔다.&lt;br&gt;&lt;br&gt; 물론, 죽일 생각은 없다. 단지 세게 명치를 쳐서 기절시킨 뒤 녀석을 포박할 셈이다. 그러니 당연히 총기 같은 무기 없이 단순 주먹질로만 녀석을 제압할 뿐.&lt;br&gt;&lt;br&gt; 정예슬을 필두로 세 명의 군인들이 근거리에서 압박하고, 다른 군인들이 주위를 서서히 에워싸며 피할 공간을 줄인다. 다수의 인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기본적인 공격전술이다. &lt;br&gt;&lt;br&gt; 애초에 일반인과 군인 사이의 기량 차이나, 란체스터 법칙(Lanchester's law) 같은 이론으로 따져봐도 이 싸움의 승패는 사실상 정해져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lt;br&gt;&lt;br&gt; 질 리가 없다.&lt;br&gt; 그렇게 정예슬을 생각했다.&lt;br&gt;&lt;br&gt;&lt;br&gt;&lt;br&gt; '그럼에도, 포위를 파훼했다고?'&lt;br&gt;&lt;br&gt;&lt;br&gt; 모든 상황이 정예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개개인의 전투력, 절대다수의 인원, 적을 둘러싼 포위 상황. &lt;br&gt;&lt;br&gt; 허나,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그는 단 하나의 공격도 허용하지 않았다. &lt;br&gt;&lt;br&gt; 그는 근거리에서 수십 번에 달하는 무자비한 난타를 전부 피하면서도, 방어가 가장 취약한 부분을 찾아내 각개격파를 행하며 기어코 포위망에서 벗어났다.&lt;br&gt;&lt;br&gt; &lt;br&gt; &quot;전원! 몸을 써서 막아라!&quot;&lt;br&gt;&lt;br&gt;&lt;br&gt; 정예슬은 곧바로 지시를 내렸다. 총으로 맞춘다면 편하겠지만, 군인으로서 민간인을 해치는 행위는 있어서는 안된다. 최대한 힘을 빼고 진압하는 수 밖에.&lt;br&gt;&lt;br&gt; 그랬기 때문에, 그는 쉽게 피할 수 있었던 것일까.&lt;br&gt;&lt;br&gt; 군인들은 상대가 자신들보다 어린 고등학생인지라 미처 신속하게 제압하지 못했다. 그는 이를 이용해 달려오는 군인들을 향해 과감하게 주먹을 날렸다.&lt;br&gt;&lt;br&gt;&lt;br&gt; “지나가겠습니다.”&lt;br&gt;&lt;br&gt; &lt;br&gt; 결국 그는 전쟁 시설로 직결되는 입구에 다다랐고, 군인들은 그를 제압하기는 커녕, 머리카락 한 올도 잡지 못했다.&lt;br&gt;&lt;br&gt;&lt;br&gt; &quot;하, 훈련된 칼란드군의 포위를 손쉽게 뚫어버리다니. 정말 탐나는 인재시군. 우리 군에 들어올 생각은 없나?&quot;&lt;br&gt;&lt;br&gt; &quot;……그거 스캐빈저 해적한테도 들은 말인데요, 사양하겠습니다.&quot;&lt;br&gt;&lt;br&gt; &quot;큭큭, 그래 좋아. 인정하도록 하지. 그정도 실력이라면 저 삼엄한 전쟁 시설도 통과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quot;&lt;br&gt;&lt;br&gt; &quot;드디어 인정해주시는 건가요…&quot;&lt;br&gt;&lt;br&gt; &quot;하지만 명심해라. 저 앞은 그 우리 군들 중 그 누구도 뚫지 못했다. 설령 네가 우리들조차 우롱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저곳은 위험해. 포격에 스치기만 해도 죽는다.&quot;&lt;br&gt;&lt;br&gt; &quot;……&quot;&lt;br&gt;&lt;br&gt; &quot;스스로 지옥행을 자처하지마. 네가 무슨 연유 때문에 이 길로 향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희생하는 건 우리들만으로 족하니까.&quot;&lt;br&gt;&lt;br&gt;&lt;br&gt; 정예슬은 평소의 장난스러운 표정은 내다버린 채 진지하면서도, 어딘가 슬퍼보이는 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lt;br&gt;&lt;br&gt; &lt;br&gt; &quot;아뇨, 저 하나로도 충분합니다.&quot;&lt;br&gt;&lt;br&gt;&lt;br&gt; 그는 그런 그녀를 향해 옅은 미소를 띄우고는, 앞으로 나아갔다.&lt;br&gt;&lt;br&gt; 전쟁 시설을 향해. 지옥도를 향해. 그 누구도 돌파하지 못한, 그야말로 인외마경(人外魔境)이라고 불러도 좋을 그곳을 향해. &lt;br&gt;&lt;br&gt; 앞으로 나아갔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희생이라.&lt;br&gt; 정예슬은 오해하고 있다.&lt;br&gt;&lt;br&gt; 나는 누군가를 위해 희생할 만큼의 위인은 되지 못한다.&lt;br&gt;&lt;br&gt; 칼란드 행성의 모두를 구원하기 위해서도, 악을 벌하겠다는 대의를 지니고 있어서도 아니다.&lt;br&gt;&lt;br&gt;&lt;br&gt; 내가 지금 행하고자 하는 것은 오직 하나다.&lt;br&gt;&lt;br&gt;&lt;br&gt; 수천, 수만 번을 죽어나간 고통의 편린만이라도 그들이 느낄 수 있도록.&lt;br&gt;&lt;br&gt; 여러 악행을 일삼으며 타인을 짓밟고 생명을 모욕하는 끔찍한 행위를 저지할 수 있도록.&lt;br&gt;&lt;br&gt; 나를 영원한 굴레에 옥죄어 놓는 운명을 내 손으로 직접 끊어내고 자유를 얻을 수 있도록.&lt;br&gt;&lt;br&gt;&lt;br&gt; 나를 괴롭혔던 ‘악의’를 단죄하는 것 뿐이다.&lt;br&gt;&lt;br&gt;&lt;br&gt; “연방의원 퀸. 네 덕분에 200번이나 더 죽을 수 있었어. 정말 고마울 따름이야.”&lt;br&gt;&lt;br&gt;&lt;br&gt; 그리고, 내 앞을 가로막았던 ‘악의’가 뿌린 씨앗을 거둘 뿐이다.&lt;br&gt;&lt;br&gt;&lt;br&gt; “그 은혜, 깽판으로 갚아주마.”&lt;br&gt;&lt;br&gt;&lt;br&gt; 내 안의 평화를 위해서.&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자원회사에 들려온 소식은 가히 충격적이었다.&lt;br&gt;&lt;br&gt; 그들이 들은 것은 한 소년이 단신으로 셀 수 없는 함정들이 도사리는 전쟁시설을 뚫고 자신들의 영토로 들이닥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남동진 내무장관이 정예슬 사령관에게 전해들은 소식은 그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lt;br&gt;&lt;br&gt; 그가 들은 것은 은하고 크루의 소년이 불가능하리라 믿었던 ‘칼란드 평화사절단’의 계획을 단신만으로 실행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그야말로, 난데없이 들이닥친 재해였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그야말로, 불현듯이 찾아온 기적이었다. &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p&gt;</description>
      <category>은하고another</category>
      <author>김끼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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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3 Oct 2025 03:22:12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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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은하고another 16화 - 스캐빈저해적 편준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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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본 소설은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초고입니다.&lt;br&gt;&lt;br&gt;따라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설정 및 전개 방식에 있어 상이할 수 있습니다.&lt;br&gt;&lt;br&gt;또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를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EE2323;&quot;&gt;강력한 스포일러&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가 될 수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lt;/span&gt;&lt;br&gt;&lt;br&gt;현재 연재 중인 소설은 &lt;a href=&quot;https://novelpia.com/novel/310587&quot; target=&quot;_blank&quot;&gt;&lt;span&gt;노벨피아&lt;/span&gt;&lt;/a&gt;에서 열람 가능합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gt;&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 “유루미를, 버린다.”&lt;br&gt;&lt;br&gt;&lt;br&gt; 갑작스러운 통보.&lt;br&gt; 나는 그녀를 이 우주 정거장에 버리겠다는 이야기를 당당하게 꺼냈다.&lt;br&gt;&lt;br&gt;&lt;br&gt; “엥?! 대장! 지금 루미를 버리겠다는거야?!”&lt;br&gt;&lt;br&gt; “루미를 버리겠다는 건 우리들의 우주선도 두고가겠다는 이야기?”&lt;br&gt;&lt;br&gt; “전혀, 이해할 수 없네.”&lt;br&gt;&lt;br&gt;&lt;br&gt; 크루원들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lt;br&gt;&lt;br&gt; 하지만 이야기를 듣고 있는 장본인, 유루미는 그저 졸린 눈을 손으로 비비면서 내 말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lt;br&gt;&lt;br&gt;&lt;br&gt; “응… 무슨 이유가 있는거겠지…?”&lt;br&gt;&lt;br&gt; “어… 응. 말하자면 길어.”&lt;br&gt;&lt;br&gt; “그럼 그렇게 해… 난 한숨 자고 있을테니까.”&lt;br&gt;&lt;br&gt; “고마워.”&lt;br&gt;&lt;br&gt;&lt;br&gt; 유루미는 간단히 내 말을 수용하고는, 홀로그램 상태를 종료하고 잠에 들었다.&lt;br&gt;&lt;br&gt; 이걸로, 당분간은 유루미를 불러내는 기능은 사용할 수 없겠지.&lt;br&gt;&lt;br&gt;&lt;br&gt; 나는 일단 크루원들을 이끌고 이동했다. 이동하는 동안 크루원들이 궁금해했던 우주선을 버리는 이유에 관해서 답해주었다.&lt;br&gt;&lt;br&gt;&lt;br&gt; “우리의 우주선은 조만간 스캐빈저 해적에게 뺏길 예정이야. 그런 상황에서 섣불리 우주선에 탔다가는 위험해질 수 있어.”&lt;br&gt;&lt;br&gt;&lt;br&gt; 우리들의 우주선과 유루미를 버리겠다는 과감한 행동을 감행한 이유는, 이 뒤에 있을 편준범의 하이재킹(Hijacking)에 대응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lt;br&gt;&lt;br&gt;&lt;br&gt; 『그래, 이 우주선이 가장 쓸만해 보였다 이거지.』&lt;br&gt; 『꽤나 쓸만 해보이는 우주선인데, 아쉽게 됐어. 목격자의 제거가 우선이니까.』&lt;br&gt;&lt;br&gt;&lt;br&gt; 편준범의 대사를 떠올려보면, 스캐빈저 해적단의 목적은 우주 정거장에서 쓸만해 보이는 우주선을 훔치고, 이 과정에서 조우한 목격자는 전원 제거하는 것이다.&lt;br&gt;&lt;br&gt; 다만 재수없게도, 우리의 우주선은 스캐빈저 해적단이 훔칠 ‘쓸만해 보이는 우주선’의 조건에 부합한 모양이었다.&lt;br&gt;&lt;br&gt; 그렇게 편준범이 우주선을 훔치려고 진입한 도중, 그 안의 목격자를 발견하고 우주선을 폭발시키고 도주했다.&lt;br&gt;&lt;br&gt; 대충 이런 식의 이야기다.&lt;br&gt;&lt;br&gt; 일단 유루미의 비행선을 녀석들이 훔칠 예정이라면, 과감하게 버리는 게 맞다.&lt;br&gt; 단순히 훔친다고만 했으니, 유루미나 우리들의 우주선이 위험할 일도 없다.&lt;br&gt;&lt;br&gt; 오히려, 위험한 건 우리다.&lt;br&gt; 유루미의 비행선 없이 폭탄이 설치된 우주 정거장에서 탈출해야 한다.&lt;br&gt;&lt;br&gt; 그 방법으로써 생각해낸 것이…&lt;br&gt;&lt;br&gt;&amp;nbsp;&amp;nbsp;&lt;br&gt;&lt;br&gt; “우리는 유루미의 우주선 대신, 우주 정거장에 있는 우주선을 타고 스캐빈저 해적단을 추격한다.”&lt;br&gt;&lt;br&gt;&lt;br&gt; 이 우주 정거장에 널려있는 게 우주선들이다. 굳이 우리들의 우주선을 타고 갈 필요는 없다.&lt;br&gt;&lt;br&gt; 이 우주 정거장에는 일정량의 캐피를 지불하고 우주선을 대여할 수 있는 시설이 존재한다.&lt;br&gt;&lt;br&gt; 가장 기본적인 기능만 탑재되어있는 구식 우주선일 뿐이지만, 녀석들을 추격하는 데에는 손색이 없다.&lt;br&gt;&lt;br&gt; 우주선을 조종하는 방법 또한 문제 없다. 아무리 한 가지 일에 능숙하지 못한 천치(天癡)라고 해도 천 번정도 넘게 반복하고 나면 요령이 생기는 법이다. 경험담이다.&lt;br&gt;&lt;br&gt;&lt;br&gt; “출발한다.”&lt;br&gt;&lt;br&gt; &lt;br&gt; 공간이라고는 조종석에 있는 네 개의 좌석뿐인 비좁은 우주선에 크루원들을 꾸역꾸역 태웠다.&lt;br&gt;&lt;br&gt; 나는 네 명이 전부 자리에 착석하자마자, 거침없이 우주선의 엔진을 작동시켰다.&lt;br&gt;&lt;br&gt;&lt;br&gt; “최대 속력으로 갈 테니까, 정신 꽉 붙잡고 있어.”&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이 몸의 아지트에 제 발로 찾아오다니, 정말로 환영한다. 침입자들.”&lt;br&gt;&lt;br&gt;&lt;br&gt; 편준범은 두 팔을 벌리면서 자신의 동료들과 함께 우리들을 맞이했다.&lt;br&gt;&lt;br&gt;&lt;br&gt; “이렇게 환대해주니 고마울 따름이네. 그 답례로 이 끔찍한 삶의 종지부를 찍어주도록 할까.”&lt;br&gt;&lt;br&gt; “크크큭… 이 많은 쪽수에도 굴하지 않는 건가. 정말이지, 당돌하기 짝이 없군.”&lt;br&gt;&lt;br&gt;&lt;br&gt; 우리들을 압도하는 적들의 수에도 불구하고, 압도되기는 커녕 전의가 차오른다. 이 정도의 위협에 굴하기에는 이미 넘어온 사선이 많다.&lt;br&gt;&lt;br&gt;&lt;br&gt;&lt;br&gt; “뭐, 동료들과 협동해서 너희들을 제거할 수야 있겠지만… 그래선 재미가 없지.”&lt;br&gt;&lt;br&gt; “용건만 말해라.”&lt;br&gt;&lt;br&gt; “싸우는 건 나뿐이다. 오랜만에 놀아보자고.”&lt;br&gt;&lt;br&gt; “사람 죽이는 게 그리 즐겁냐. 난 매순간이 거지 같은데 말이지.”&lt;br&gt;&lt;br&gt;&lt;br&gt; 편준범은 자신의 등에 있는 작살을 꺼내들어 바닥을 향해 내리찍었다.&lt;br&gt;&lt;br&gt; 작살이 꽂힘과 동시에 바닥에서 수 백개의 작살로 이루어진 창살이 솟아오르며 우리들을 가두는 일종의 울타리가 형성되었다.&lt;br&gt;&lt;br&gt; 얼핏 보면 깡패해적과 싸웠었던 결투장의 링과 흡사했다.&lt;br&gt;&lt;br&gt;&lt;br&gt; “자, 간다.”&lt;br&gt;&lt;br&gt; “23…”&lt;br&gt;&lt;br&gt;&lt;br&gt; 휙-&lt;br&gt;&lt;br&gt;&lt;br&gt; 내가 숫자를 제대로 세기도 전에, 편준범은 자신의 망토를 휘날리며 모습을 감췄다.&lt;br&gt;&lt;br&gt; 녀석의 특기, 순간이동이다.&lt;br&gt;&lt;br&gt; 그대로 내 코앞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 편준범은 역수로 쥔 단검을 나를 향해 내질렀다.&lt;br&gt;&lt;br&gt; 그런 날렵한 움직임을 순간이동을 눈으로 쫓기에는 무리다. 범인이었다면 반응조차 하지 못하고 일격에 저지당했을 터인 공격이다.&lt;br&gt;&lt;br&gt; 하지만, 그 공격의 타격점을 특정해낼 수만 있다면.&lt;br&gt;&lt;br&gt;&lt;br&gt; ‘목.’&lt;br&gt;&lt;br&gt;&lt;br&gt;&lt;br&gt; 팅-!!&lt;br&gt;&lt;br&gt; “눈으로 보지도 않고, 막아…?”&lt;br&gt;&lt;br&gt;&lt;br&gt; 보지 않고도 손쉽게 막아낼 수 있다.&lt;br&gt; 인지를 넘어선, 예지의 감각이다.&lt;br&gt;&lt;br&gt; 순간이동으로 순식간에 날아들어 내 목을 베려던 단검은 [소드건]으로 있는 힘껏 내쳐져 바닥을 굴렀다.&lt;br&gt;&lt;br&gt; 허나, 편준범은 공격이 한 번 막혔다고 당황해 그 다음의 기회를 놓칠 인간이 아니었다. 공격이 막힌 순간 곧바로 품속에서 수리검 두 개를 꺼내 투척했다.&lt;br&gt;&lt;br&gt; 당연히, 이것도 반응할 수 있다. [소드건]을 든 손을 그대로 움직여 [소드건]의 칼등으로 표창을 밀어냈다.&lt;br&gt;&lt;br&gt;&lt;br&gt; 캉-!!&lt;br&gt;&lt;br&gt;&lt;br&gt; “제법…”&lt;br&gt;&lt;br&gt; “말할 여유 있냐?”&lt;br&gt;&lt;br&gt;&lt;br&gt; 나는 아공간에서 꺼낸 [스나이퍼건]을 왼손에 쥐고, 그대로 날아든 편준범을 향해 탄환을 발사했다.&lt;br&gt;&lt;br&gt;&lt;br&gt; 탕-!!&lt;br&gt;&lt;br&gt;&lt;br&gt; 전장에 격발음이 울려퍼졌지만, 녀석의 비명은 들려오지 않았다. 순간이동으로 간단히 회피한 것이다.&lt;br&gt;&lt;br&gt; 순간이동.&lt;br&gt; 가장 골치 아픈 능력이다.&lt;br&gt;&lt;br&gt; 기습 공격, 회피 기동, 무기 강탈 등. 정말 만능으로 사용 가능한 사기적인 기술.&lt;br&gt;&lt;br&gt; 녀석에겐 순간이동을 사용한 이후 5초간은 사용 불가라는 패널티가 있는 듯 하지만, 단순히 연속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정도뿐이지 골치 아픈건 매한가지다.&lt;br&gt;&lt;br&gt; 결국 이 싸움을 성립시키려면.&lt;br&gt;&lt;br&gt;&lt;br&gt; “작전대로 간다.”&lt;br&gt;&lt;br&gt; “ “ “응!” ” ”&lt;br&gt; &lt;br&gt;&lt;br&gt; 녀석의 순간이동 능력을 ‘제거’해야한다.&lt;br&gt;&lt;br&gt;&lt;br&gt; 부웅-&lt;br&gt;&lt;br&gt; 전위를 맡은 은마루가 에너지볼을 두르고 편준범의 앞을 막아섰다.&lt;br&gt;&lt;br&gt; 은마루의 [에너지볼건]은 몸 주위를 도는 에너지볼들의 철통방어선을 뚫지 못한다면 타격을 줄 수 없다.&lt;br&gt;&lt;br&gt; 그렇다고 단순히 공격을 쏘아내기에는 웬만한 공격들은 에너지볼에 집어 삼켜진다.&lt;br&gt;&lt;br&gt; [에너지볼건]의 방어선을 뚫어낼 방법은 세 가지다.&lt;br&gt;&lt;br&gt; 1. 에너지볼의 위력을 상회하는 힘으로 공격을 가하거나.&lt;br&gt; 2. 탄환이 바닥날 때까지 무수히 많은 공격을 퍼붓거나.&lt;br&gt;&lt;br&gt;&lt;br&gt; “막아서지 마라. 건방진 놈!”&lt;br&gt;&lt;br&gt;&lt;br&gt; 3. 에너지볼이 미처 막아내지 못하는, 상단 혹은 하단을 노리거나.&lt;br&gt;&lt;br&gt; 바닥에 작살을 꽂아 은마루의 발 밑에서 솟아오르게끔 하는 편준범은, 세 번째 방법을 택한 것이다.&lt;br&gt;&lt;br&gt;&lt;br&gt; 푸슉-!&lt;br&gt;&lt;br&gt;&lt;br&gt; 애석하게도, 작살은 은마루가 아닌 허공을 찌를 뿐이었다.&lt;br&gt;&lt;br&gt; 크루원들에게 편준범의 공격 패턴과 이에 대한 작전은 이미 우주선 안에서 일러뒀다. 숙지하고 있는 공격 패턴에는 더 이상 당할 일이 없다.&lt;br&gt;&lt;br&gt;&lt;br&gt; 은마루는 계속해서 편준범을 향해 돌진했고, 편준범은 바닥에 꽂았던 작살을 다시 치켜들어 후방의 있는 크루원들을 노렸다.&lt;br&gt;&lt;br&gt; 훅-&lt;br&gt;&lt;br&gt; 단순히 날아오는 작살에 맞을 리 없는 크루원들은 신발의 부스터를 활용해 공중으로 도약하며 공격을 피했다.&lt;br&gt;&lt;br&gt; 그리고, 그 순간을 노린 편준범은 날아든 작살을 순간이동으로 단번에 캐치해 도약한 크루원들을 향해 다시 던졌다.&lt;br&gt;&lt;br&gt; 후욱-&lt;br&gt;&lt;br&gt; 순간이동을 이용한 2연속 작살 투척 공격이었다.&lt;br&gt;&lt;br&gt;&lt;br&gt; “타겟, 요격 완료.”&lt;br&gt;&lt;br&gt;&lt;br&gt; 그리고, 이 패턴 또한 마찬가지로 크루원들은 숙지하고 있는 상태다.&lt;br&gt;&lt;br&gt; 미리 [호밍건]의 방아쇠를 쥐고 있던 선창은 작살이 한 번 더 날아드는 즉시, 미사일로 자신을 향하는 작살을 격추시켰다.&lt;br&gt;&lt;br&gt; 매우 변칙적인 공격마저 여유롭게 대처하는 우리를 보며 편준범은 이를 갈았다. &lt;br&gt;&lt;br&gt; 녀석은 품에서 두 개의 작살을 꺼내고는, 바닥에 착지하려는 크루원들을 저지하기 위해 한 번 더 두 작살을 바닥에 내리꽂았다.&lt;br&gt;&lt;br&gt;&lt;br&gt; 탕탕-!!&lt;br&gt;&lt;br&gt; “안 되지.”&lt;br&gt;&lt;br&gt; 바닥에서 솟아오른 작살이 크루원들의 몸을 관통하려던 그 때, 내가 꺼낸 [더블건]의 빠른 2연속 공격을 통해 작살들을 반파시켰다.&lt;br&gt;&lt;br&gt; 편준범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단검을 휘둘러 우롄의 목을 노렸다.&lt;br&gt;&lt;br&gt; 우롄은 이에 당황하지 않은 채, 목을 향해 날아든 단검을 [샷건]의 충격파로 튕겨냈다.&lt;br&gt;&lt;br&gt; 편준범의 맹공은 여전히 이어진다.&lt;br&gt; 품속에서 꺼낸 수리검들을 공중에서 빠르게 회전하며 주위에 있는 크루원들을 향해 투척했다.&lt;br&gt;&lt;br&gt; 슈슈슈슈슈슈슈슈슛-&lt;br&gt;&lt;br&gt; 각자의 방법으로 날아든 수리검을 막아내고 있던 도중, 편준범이 버럭 화를 내며 지시했다.&lt;br&gt;&lt;br&gt;&lt;br&gt; “뭣들 해! 빨리 작살 들고 튀어나와!!”&lt;br&gt;&lt;br&gt;&lt;br&gt; 전장 밖에서 구경만 하고있던 스캐빈저 해적단 부하들의 합세. 이제부터는 녀석들의 지원 공격도 유의해서 피해야 한다.&lt;br&gt;&lt;br&gt; 편준범의 지시를 들은 부하들은 곧바로 작살을 하나둘씩 꺼내들어 전장을 향해 투척했다.&lt;br&gt;&lt;br&gt; 쏟아지는 비처럼, 한줄기의 투창 세례가 창공을 메우며 쏟아졌다.&lt;br&gt;&lt;br&gt;&lt;br&gt; “미안한데, 비는 질색이라서.”&lt;br&gt;&lt;br&gt;&lt;br&gt; 그 때, 우롄이 [펄스그레네이드건]을 꺼내 하늘을 향해 거대 수류탄을 소환한다.&lt;br&gt;&lt;br&gt; 하늘에 유유히 떠있는 상태로 미약한 파동을 뿜어대던 수류탄은 이내 찰나의 섬광과 함께 하늘을 한순간에 붉게 물들였다.&lt;br&gt;&lt;br&gt;&lt;br&gt; 투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lt;br&gt;&lt;br&gt;&lt;br&gt; 강한 폭발의 반동으로 흩뿌려진 연기가 잠깐동안 편준범의 시야를 가렸다.&lt;br&gt;&lt;br&gt; 이 순간만을 노렸다.&lt;br&gt; 나는 다리에 온 힘을 주고 스프린터(Sprinter)처럼, 한순간에 폭발적인 속도를 냈다.&lt;br&gt;&lt;br&gt;&lt;br&gt; 타다다닷-!!&lt;br&gt;&lt;br&gt;&lt;br&gt; 있는 힘껏 정신이 팔린 편준범을 향해, 내달렸다.&lt;br&gt;&lt;br&gt;&lt;br&gt; 편준범은 자신의 빠른 움직임을 바탕으로 역수로 쥔 단검을 휘두르거나, 품안에서 수리검을 투척하거나, 작살을 꺼내들어 바닥에서 솟아오르게끔 한다.&lt;br&gt;&lt;br&gt; 그리고 그의 공격에 변칙성과 위험성을 더해주는 순간이동 능력은 적의 공격을 가볍게 회피하거나, 기습적이고 변칙적인 공격으로 적을 당황시키는 등, 전투에서 여러 이점을 얻게 한다.&lt;br&gt;&lt;br&gt;&lt;br&gt; ‘그런 편준범의 전투력을 단번에 감소시킬 방법이 있을까?’&lt;br&gt;&lt;br&gt; 그 답은 이미 내가 여태껏 써왔던 물건에 있었다.&lt;br&gt;&lt;br&gt; 여태까지 나는 ‘이것’을 단순히 우주해적을 이송하는 데에만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lt;br&gt;&lt;br&gt;&lt;br&gt; 철컥-&lt;br&gt;&lt;br&gt;&lt;br&gt; 두 잠금쇠가 맞물리는 소리가 났다.&lt;br&gt; 여태까지 우주해적들을 이송하는 데에 사용해왔던 범죄자용 수갑이, 성공적으로 편준범에 손에 고정되었다.&lt;br&gt;&lt;br&gt; 우주해적들은 정신만 차린다면 언제든지 다시 위험한 행동을 벌일지 모르는 시한폭탄들과 같다. 그런 녀석들을 맨몸으로 이송하기에는 목숨이 남아나질 않을 것이다.&lt;br&gt;&lt;br&gt; 그렇기에 내가 사용하고 있는 수갑에는 특별한 기능들이 내장되어 있다.&lt;br&gt;&lt;br&gt; 우주방위군 호출.&lt;br&gt; 착용자의 신체 능력 약화.&lt;br&gt; 그리고.&lt;br&gt;&lt;br&gt;&lt;br&gt; “어디 또 그 잘난 순간이동 해보시지, 할 수 있다면.”&lt;br&gt;&lt;br&gt;&lt;br&gt; 기술 또는 능력 무력화.&lt;br&gt; 이제 녀석의 ‘순간이동’은 사용할 수 없다.&lt;br&gt;&lt;br&gt;&lt;br&gt; “이건… 특수한 수갑인가.”&lt;br&gt;&lt;br&gt; “그래, 너 같은 범죄자 새끼 잡으라고 만든 거.”&lt;br&gt;&lt;br&gt;&lt;br&gt; 게다가 편준범은 수갑으로 ‘두 손이 묶인’ 상태이다. 순간이동뿐만 아니라 주요 공격인 단검 공격, 표창 투척, 작살 꽂기 또한 봉인이다.&lt;br&gt;&lt;br&gt; 이제 녀석은 그저 팔이 잘린 채로 도망만 칠 수 있는 사냥감이나 다름 없었다.&lt;br&gt;&lt;br&gt;&lt;br&gt; “좋아, 이제 쓰러트리기만 하면…”&lt;br&gt;&lt;br&gt;&lt;br&gt; 푸슉-&lt;br&gt;&lt;br&gt;&lt;br&gt; “어?”&lt;br&gt;&lt;br&gt;&lt;br&gt; 그의 몸에 꽂힌 작살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듯 했다.&lt;br&gt;&lt;br&gt; 일격에 그의 몸을 관통한 작살 공격은, 두 팔이 묶인 편준범이 할 수 있는 공격은 아니었다.&lt;br&gt;&lt;br&gt; 공격한 건, 제 3자들이었다.&lt;br&gt; 작살로 된 울타리 밖에서 그들의 싸움을 방관만 하고 있었던 스캐빈저 해적단의 부하들이었다.&lt;br&gt;&lt;br&gt;&lt;br&gt; “잠깐, 너희들. 어째서 내 싸움에 끼어든거지…? 난 아직 더 싸울 수……”&lt;br&gt;&lt;br&gt;&lt;br&gt; 푸슉-&lt;br&gt;&lt;br&gt;&lt;br&gt; “익… 이어어아아아아아아아???!!”&lt;br&gt;&lt;br&gt;&lt;br&gt; 무어라 이의를 제기하려던 편준범의 몸마저, 자신이 주로 사용하던 작살에 의해 새빨간 선혈로 물들었다.&lt;br&gt;&lt;br&gt; 그의 혀는 작살에 관통당해 비명을 노래했고, 그의 몸은 이리저리 발버둥치다 금방 추욱-하고 늘어졌다.&lt;br&gt;&lt;br&gt; 저승사자가 이르기를, 죽음이었다.&lt;br&gt;&lt;br&gt; 갑작스럽게 자신들의 대장과 그들의 대장을 찔러죽인 그들의 행동을 이해할 정도로, 크루원들의 생각은 깊이 도달하지는 못했다.&lt;br&gt;&lt;br&gt; 그들에게도 자비 없는 작살 세례가 퍼부어졌기 때문이었다. 그 어떤 피할 공간조차 없이 높게 솟아오른 작살들은 크루원들 전원의 목숨을 앗아가기에 충분했다.&lt;br&gt;&lt;br&gt;&lt;br&gt; 스캐빈저 해적단의 부하들은 웃는지도 슬퍼하는지도 모르는 얼굴,&lt;br&gt; 배틀로이드의 얼굴을 한 채로 작살에 꿰뚫린 시체들을 가만히 응시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허억… 헉…”&lt;br&gt;&lt;br&gt; 내게 악몽은 없었다.&lt;br&gt; 지금 주어진 현실만이 악몽일 뿐.&lt;br&gt;&lt;br&gt; 237번의 죽음 끝에도 이 악몽에서 깨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lt;br&gt;&lt;br&gt; 악몽은 내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lt;br&gt; 끝 없이 속삭이는 악몽은 나를 옥죄고, 온데 간데 없는 내 영혼은 고요히 메아리친다.&lt;br&gt;&lt;br&gt;&lt;br&gt; “유루미, 할 말이 있어.”&lt;br&gt;&lt;br&gt;&lt;br&gt; 그래.&lt;br&gt; 이 빌어먹을 운명에 대한 이야기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이 몸의 아지트에 제 발로 찾아오다니, 정말로 환영한다. 침입자.”&lt;br&gt;&lt;br&gt;&lt;br&gt; 편준범은 두 팔을 벌리면서 자신의 동료들과 함께 나를 맞이했다.&lt;br&gt;&lt;br&gt;&lt;br&gt; “……”&lt;br&gt;&lt;br&gt; “크크큭… 이 많은 쪽수에 압도당한 건가. 뭐, 그럴만 하지.”&lt;br&gt;&lt;br&gt;&lt;br&gt; 날 압도하는 것은 너희가 아니다.&lt;br&gt; 기고만장하기는.&lt;br&gt;&lt;br&gt;&lt;br&gt; “뭐, 동료들과 협동해서 네 녀석을 제거할 수야 있겠지만… 그래선 재미가 없지.”&lt;br&gt;&lt;br&gt; “……”&lt;br&gt;&lt;br&gt; “자, 전장을 따로 만들어주지. 이걸로 우리는 1:1 싸움을 벌이는거다. 정말 오랜만에 찾아온 침입자인데 쪽수로 밀어붙이는 건 좀 제미가 없을 것 같거든.”&lt;br&gt;&lt;br&gt;&lt;br&gt; 녀석의 목소리가 시끄럽다.&lt;br&gt; 몇 번이고 들어왔던 대사가 계속해서 아른거린다.&lt;br&gt;&lt;br&gt;&lt;br&gt; “자, 간다.”&lt;br&gt;&lt;br&gt; “……”&lt;br&gt;&lt;br&gt;&lt;br&gt; 날아든 단검을 막아내는 것으로, 싸움은 다시……&lt;br&gt;&lt;br&gt;&lt;br&gt;&lt;br&gt; “……1237.”&lt;br&gt;&lt;br&gt;&lt;br&gt; 다시, 시작된다.&lt;br&gt;&lt;br&gt; 첫 번째 패턴.&lt;br&gt; 순간이동, 단검, 수리검, 순간이동.&lt;br&gt;&lt;br&gt; 단순한 간보기일 뿐인 공격이다. 이후 몰아치는 공격에 비하면, 쉬어가는 시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lt;br&gt;&lt;br&gt; 간단히 [소드건]으로 쳐내고 다음을 준비한다.&lt;br&gt;&lt;br&gt;&lt;br&gt; “보지도 않고, 공격을 전부 쳐낸다라…”&lt;br&gt;&lt;br&gt;&lt;br&gt; 두 번째 패턴.&lt;br&gt; 작살, 단검, 수리검, 작살, 단검, 순간이동.&lt;br&gt;&lt;br&gt; 바닥에서 솟아오른 작살을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몸을 틀어 피한다.&lt;br&gt;&lt;br&gt;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빠르게 달려들어 목을 노리는 단검을 [소드건]의 총 부분으로 요격한다.&lt;br&gt;&lt;br&gt; 공격이 막혔음에도 굴하지 않은 채 편준범이 품속에서 꺼낸 수리검을 [소드건]의 검 부분으로 전부 쳐낸다.&lt;br&gt;&lt;br&gt; 그 사이에 솟아오른 작살을 빼내 다시 투척하는 편준범의 투창을 고개를 숙여 피한다.&lt;br&gt;&lt;br&gt; 이어서 다시 단검을 치켜들고, 덤벼오는 편준범의 질주를 손에 들린 [허리케인건]을 던져 저지한다.&lt;br&gt;&lt;br&gt; 날아든 [허리케인건]을 확인한 편준범은 역시나 순간이동으로 가볍게 회피한다.&lt;br&gt;&lt;br&gt;&lt;br&gt; “이거, 제법인걸! 우리 스캐빈저…”&lt;br&gt;&lt;br&gt; “거절한다.”&lt;br&gt;&lt;br&gt;&lt;br&gt; 자신의 해적단에 들어오라는 편준범의 제의를 칼 같이 쳐낸다. &lt;br&gt; 제의를 받는다해도, 죽는 것은 매한가지다.&lt;br&gt;&lt;br&gt;&lt;br&gt; “아쉽게 됐어, 그럼 여기서 죽는 수 밖에.”&lt;br&gt;&lt;br&gt;&lt;br&gt; 세 번째 패턴.&lt;br&gt; 단검, 순간이동, 단검, 단검, 순간이동, 단검, 단검, 단검, 순간이동, 단검, 수리검.&lt;br&gt;&lt;br&gt; &lt;br&gt; 빠른 돌격과 함께 이어지는 하단 베기. 피했다고 해서 방심해선 안 된다. 곧바로 순간이동으로 목을 노린다.&lt;br&gt;&lt;br&gt; 목을 노리는 참수를 [소드건]으로 쳐내면, 두 팔을 절단시키는 후속타가 이어서 들어온다. 아공간 포탈을 열어 일시적으로 참격을 방어한다.&lt;br&gt;&lt;br&gt; 그 다음 순간이동하는 위치는 위다. 내 머리 위에서 내리꽂히는 일격은, [레이저건]의 레이저로 상쇄시킨다.&lt;br&gt; &lt;br&gt; 레이저 세례가 꽂히는 동안 녀석은 단검을 투척하고.&lt;br&gt;&lt;br&gt; 날아든 단검을 가까스로 [소드건]으로 비껴쳐내면.&lt;br&gt;&lt;br&gt; 녀석은 다시 투척했던 단검을 잡아들어 빠르게 휘두르고.&lt;br&gt;&lt;br&gt; 엄습하는 검격을 [소드건]의 날을 갖다대어 막아내면.&lt;br&gt;&lt;br&gt; 녀석은 순간이동으로 한순간에 배후를 파고들고.&lt;br&gt;&lt;br&gt; 배후의 공격을 보지도 않고 [소드건]으로 저지하면.&lt;br&gt;&lt;br&gt; 녀석은 수리검을 내 심장을 노리고 품에서 집어던진다.&lt;br&gt;&lt;br&gt; 그 수리검을 마지막으로 쳐내면, 세 번째 공격 패턴은 종료다.&lt;br&gt;&lt;br&gt;&lt;br&gt; “후…”&lt;br&gt;&lt;br&gt; “뭣들 해! 빨리 작살 들고 튀어나와!!”&lt;br&gt;&lt;br&gt;&lt;br&gt; 편준범이 부하들에게 호령하는 것으로, 이제 지원 사격까지 공격에 더해진다.&lt;br&gt; 아니, 더해졌을 터였다.&lt;br&gt;&lt;br&gt;&lt;br&gt; “어이! 너희들!! 뭐하고 있는…”&lt;br&gt;&lt;br&gt;&lt;br&gt; 편준범의 지원 요청에도 부하들은 응할 생각도 없었다. 그야, 내 크루원들이 녀석들을 전심전력으로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었다.&lt;br&gt;&lt;br&gt;&lt;br&gt; “어딜, 우리 대장을!”&lt;br&gt;&lt;br&gt; “완벽한 타이밍.”&lt;br&gt;&lt;br&gt; “여긴 못 지나가.”&lt;br&gt;&lt;br&gt;&lt;br&gt; [에너지볼건]을 쥔 은마루를 필두로 부하들을 막아선 크루원들이 탄환을 쏘아대며 녀석들의 투창을 방해했다.&lt;br&gt;&lt;br&gt; 연이은 전투 동안 부하들의 개입이 점차 까다로워지자, 그냥 아예 크루원들에게 맡겨버린 것이다. 편준범은 나 혼자서도 상대가 가능하니까.&lt;br&gt;&lt;br&gt;&lt;br&gt; “크윽…!! 동료가 있었나!”&lt;br&gt;&lt;br&gt;&lt;br&gt; 적당히 놀다가 쓰러뜨릴 생각이었던 편준범은 예상치 못한 습격에 진심을 다하기 시작한다.&lt;br&gt;&lt;br&gt;&lt;br&gt; “일단 네 녀석부터 빠르게 제거해야겠군…!!”&lt;br&gt;&lt;br&gt;&lt;br&gt; 오른손에 역수로 들린 단검을 강하게 쥐고, 자신의 녹색 망토를 휘날리며 내 앞으로 순식간에 순간이동했다.&lt;br&gt;&lt;br&gt;&lt;br&gt; 네 번째 패턴.&lt;br&gt; 순간이동, 단검, 단검, 작살, 단검, 수리검, 작살, 순간이동, 단검, 수리검, 작살, 단검, 순간이동, 수리검, 작살, 단검, 순간이동, 단검, 작살, 작살, 작살, 순간이동, 단검, 수리검, 수리검, 작살, 단검, 순간이동.&lt;br&gt;&lt;br&gt; 이제 편준범의 공격을 [소드건]으로 맞받아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녀석이 폭발적으로 낸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lt;br&gt;&lt;br&gt; 제아무리 공격이 가해지는 타격점을 찾아낸다 해도, [소드건]으로 일일이 받아칠 신체 능력이 내게는 주어지지 않았다.&lt;br&gt;&lt;br&gt;&lt;br&gt; 하지만 언제나 그래왔듯이, 하나의 실패는 또 다른 성공의 불씨를 타오르게 한다.&lt;br&gt;&lt;br&gt; 나는 [소드건]을 아공간에 집어넣고, 또 다른 무기를 집어들어 순간 날아든 참격에 대응했다.&lt;br&gt;&lt;br&gt;&lt;br&gt;투앙-!!&lt;br&gt;&lt;br&gt;&lt;br&gt; 꺼낸 것은 플러그인 [분노의 펀치]를 장착한 [샷건]이다.&lt;br&gt; &lt;br&gt; 플러그인 [분노의 펀치].&lt;br&gt; 효과는 장착한 무기로 공격하면 입힌 피해에 비례해 공격 대상을 일정거리 밀쳐낸다.&lt;br&gt; 1:1 상황에서만 사용 가능.&lt;br&gt;&lt;br&gt; 적의 연격을 막아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공격 간격에 흠집을 낸다.&lt;br&gt;&lt;br&gt;&lt;br&gt; 투앙-! 투앙-!&lt;br&gt;&lt;br&gt;&lt;br&gt; 끊임없이 쏟아지는 연격에 찰나의 틈을 낸다. [분노의 펀치]의 효과로 조금씩 밀려나는 편준범의 공격 속도는 미약하게나마 느려졌다.&lt;br&gt;&lt;br&gt; 단검 공격은 [샷건]의 충격파로 쳐내고, 작살 공격은 [소드건]으로 베어내고, 수리검 공격은 내가 일일이 몸을 비틀어 피한다.&lt;br&gt;&lt;br&gt; 집중.&lt;br&gt; 집중하자.&lt;br&gt;&lt;br&gt; 잡념은 버린다.&lt;br&gt; 닳고 닳은 끝에 남은 것은 오직 하나.&lt;br&gt;&lt;br&gt; 승리.&lt;br&gt; 그 단 하나의 미래를 향해서.&lt;br&gt; 눈 앞에 죽음을 두고, 태연하게 몸을 움직인다.&lt;br&gt;&lt;br&gt; 날카롭게 벼려낸 단검.&lt;br&gt; 쳐낸다.&lt;br&gt; 곧게 뻗어오르는 작살.&lt;br&gt; 끊어낸다.&lt;br&gt; 빠르게 회전하는 수리검.&lt;br&gt; 피해낸다.&lt;br&gt;&lt;br&gt; 공격은 계속해서 이어진다.&lt;br&gt; 내가 죽거나, 녀석이 쓰러질 때까지.&lt;br&gt; &lt;br&gt; 몸을 뒤튼다.&lt;br&gt; 팔을 내지른다.&lt;br&gt; 허리를 꺾는다.&lt;br&gt; 다리를 박찬다.&lt;br&gt; 목을 젖힌다.&lt;br&gt;&lt;br&gt; 몸이 불타오른다.&lt;br&gt; &lt;br&gt; 뇌가 과열해간다.&lt;br&gt; 의식이 흐릿해진다.&lt;br&gt; 정신이 침전해간다.&lt;br&gt; 의지가 박약해진다.&lt;br&gt; 사고가 희미해져간다.&lt;br&gt;&lt;br&gt; 정신이 타들어간다.&lt;br&gt;&lt;br&gt;&lt;br&gt; 달아오른 몸으로도 막을 수 없는 공격이었는지.&lt;br&gt; 아니면 닳아 무너진 정신 때문에 막을 수 없었던 것인지.&lt;br&gt;&lt;br&gt; 미처 막아내지 못한 칼날이 목을 향했다. 승리를 예감한 편준범이 짙게 미소짓는다.&lt;br&gt;&lt;br&gt; 목이 잘리는 감각이 한없이 생생하다. 몇 백 번이고 단칼에 베여진 목은 여전히 쇠약하기만 하다.&lt;br&gt;&lt;br&gt;&lt;br&gt; “이젠 질릴 정도다.”&lt;br&gt;&lt;br&gt;&lt;br&gt; 허나, 타격점을 특정해낼 수만 있다면.&lt;br&gt;&lt;br&gt;&lt;br&gt; “목.”&lt;br&gt;&lt;br&gt;&lt;br&gt; 움직이지 않고도 막아낼 수 있다.&lt;br&gt; 인지를 넘어선, 예지의 감각.&lt;br&gt;&lt;br&gt; 손에 쥐어진 [샷건]을 자신을 향해 겨누고 발사한다. [분노의 펀치]의 공격 대상이 꼭 적이라는 법은 없다.&lt;br&gt;&lt;br&gt; 즉, 밀치는 대상이 설령 나일지라도 효과는 발동한다는 것이다.&lt;br&gt; &lt;br&gt; [샷건]의 공격은 확실히 아프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다. 그러니, 적어도 한 대정도는 버틸 수 있다.&lt;br&gt;&lt;br&gt; 편준범의 칼날이 내 목을 노리는 것보다 먼저, [샷건]이 나를 뒤로 밀치는 속도가 더 빨랐다.&lt;br&gt;&lt;br&gt;&lt;br&gt;&lt;br&gt; “뻔해.”&lt;br&gt;&lt;br&gt;&lt;br&gt; 공격에 실패했다는 것은, 상대에게 틈을 내어준 것이나 다름없다.&lt;br&gt;&lt;br&gt; 그 틈을 노리고 손에 쥔 두 무기, [샷건]과 [소드건]을 이용한 원거리 공격을 시도한다.&lt;br&gt;&lt;br&gt; 쭉 뻗은 팔로 [소드건]을 편준범을 향해 겨누고, 반대쪽 손으로 그 뒤에 [샷건]을 갖다댄다.&lt;br&gt;&lt;br&gt; [샷건]의 충격파에 플러그인 [분노의 펀치]를 효과를 더한 밀치기 공격. 그 대상은 손에 쥔 [소드건]이다.&lt;br&gt;&lt;br&gt;&lt;br&gt; 투웅-!!&lt;br&gt; 타앙-!!&lt;br&gt;&lt;br&gt;&lt;br&gt; 활시위를 당기듯이 방아쇠를 당기자, [분노의 펀치]의 가속을 받은 [소드건]이 화살과 같은 모습으로 편준범을 향해 날아간다.&lt;br&gt;&lt;br&gt; 날아간 [소드건]의 검날이 편준범의 머리를 노린다. 이에 편준범이 취할 행동은 한 가지뿐이었다.&lt;br&gt;&lt;br&gt; [소드건]이 머리를 관통하기 전에, 순간이동으로 회피하는 것.&lt;br&gt;&lt;br&gt; 편준범의 순간이동 위치는, 현재 위치로부터 오른쪽 10m 거리.&lt;br&gt;&lt;br&gt;&lt;br&gt; 타격점을 특정해낼 수만 있다면.&lt;br&gt; 즉, 예지의 감각을 이용하면.&lt;br&gt;&lt;br&gt;&lt;br&gt; “말했잖아, 뻔하다고.”&lt;br&gt;&lt;br&gt;&lt;br&gt; 순간이동할 위치를 미리 읽어낼 수 있다.&lt;br&gt; 다시 말해, 순간이동한 편준범의 허를 찌를 수 있다.&lt;br&gt;&lt;br&gt; 편준범이 고속으로 날아든 [소드건]을 순간이동을 피해내는 동안, 나는 녀석이 순간이동할 위치로 달리고 있었다.&lt;br&gt;&lt;br&gt; 그리고, 순간이동을 마친 편준범과 매우 근접한 거리에서.&lt;br&gt;&lt;br&gt; 녀석이 반응할 새도 없이.&lt;br&gt;&lt;br&gt;&lt;br&gt;&lt;br&gt; 철컥-&lt;br&gt;&lt;br&gt;&lt;br&gt; 녀석의 손에 수갑을 채웠다.&lt;br&gt; 시야를 가리고 수갑을 채웠던 이전의 수법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녀석의 손에 수갑을 채워 녀석의 능력을 봉인시켰다.&lt;br&gt;&lt;br&gt; 이제 나를 괴롭혔던 순간이동도, 단검도, 수리검도, 작살도, 전부 봉인이다.&lt;br&gt;&lt;br&gt;&lt;br&gt; “......이런!!”&lt;br&gt;&lt;br&gt;&lt;br&gt; 그러나, 편준범이 무방비한 상태가 되었다고 방심해서는 안된다. 아직 스캐빈저 해적단의 부하들이 남았다.&lt;br&gt;&lt;br&gt; 지금은 크루원들이 열심히 상대하고는 있지만, 순간이동 능력을 가진 녀석들의 특성상, 쉽지는 않을 것이다.&lt;br&gt;&lt;br&gt; 그럼에도, 천 번 넘게 도전해 적을 쓰러뜨린 쾌감은 여전히 내 머리를 어질렀다.&lt;br&gt;&lt;br&gt;&lt;br&gt; “후… 이제 얼마 안남았다.”&lt;br&gt;&lt;br&gt;&lt;br&gt; 일단 편준범이 작살로 만들어놓은 울타리에서 탈출하는 데에 여념한다.&lt;br&gt;&lt;br&gt; 높이는 대략 15m쯤. 점프는 커녕, 신발의 부스터를 활용해도 넘어서기엔 턱없이 부족하다.&lt;br&gt;&lt;br&gt; 편준범이 알아서 해제해주면 좋으련만, 당연히 적인 그의 입장에서는 나 좋을 일을 해줄리가 없다.&lt;br&gt;&lt;br&gt; 그래서 편법을 쓰고자 한다.&lt;br&gt;&lt;br&gt;&lt;br&gt; “뭐… 뭐야!! 갑자기 왜 엉겨붙는…!!”&lt;br&gt;&lt;br&gt;&lt;br&gt; 나는 편준범의 등을 꽉 끌어안은 채 [샷건]에 장착되어 있는 플러그인, [분노의 펀치]를 빼냈다.&lt;br&gt;&lt;br&gt; 그리고, [분노의 펀치]를 내가 지닌 무기들 중 가장 화력이 강한 [스나이퍼건]에 장착했다.&lt;br&gt;&lt;br&gt;&lt;br&gt; “이거 놔!!”&lt;br&gt;&lt;br&gt;&lt;br&gt; 편준범이 강하게 저항하며 내 손을 깨물고, 머리를 들이박았다. &lt;br&gt;&lt;br&gt; 그런 녀석의 방해를 받으면서, 나는 [스나이퍼건]의 총구를 편준범의 턱에 들이댔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분노의 펀치] &lt;br&gt; 공격에 피격된 물체를 멀리 밀어냅니다. 밀어내는 거리는 물체에 가한 피해에 비례해 증가합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플러그인 [분노의 펀치]의 적을 밀쳐내는 강도는 무기의 위력에 비례한다.&lt;br&gt;&lt;br&gt; [샷건]에 장착했을 때는 몸이 조금 밀려나는 정도였다면, [스나이퍼건]의 경우에는 어떨까.&lt;br&gt; &lt;br&gt;&lt;br&gt; “좀 자라.”&lt;br&gt;&lt;br&gt;&lt;br&gt; 탕-!!&lt;br&gt;&lt;br&gt;&lt;br&gt; 편준범의 턱에 정확하게 명중한 탄환은 [분노의 펀치]의 효과를 받아 그대로 편준범의 몸을 공중으로 밀어냈다.&lt;br&gt;&lt;br&gt; 녀석의 몸을 붙잡고 있던 나 또한, 덩달아 하늘로 끌려올라갔다.&lt;br&gt;&lt;br&gt; [분노의 펀치]의 효과를 직빵으로 받아 그대로 하늘 높이 밀쳐진 덕에, 작살로 된 울타리쯤은 수월하게 뛰어넘을 수 있었다.&lt;br&gt;&lt;br&gt; 공중에서 [스나이퍼건]에 기절한 편준범을 발로 차 내팽겨치고, 신발의 부스터를 활용해 안전하게 바닥으로 착지했다.&lt;br&gt;&lt;br&gt;&lt;br&gt; 쿵-!!!&lt;br&gt;&lt;br&gt;&lt;br&gt; 편준범이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스캐빈저 해적의 부하들과 크루원들이 싸우고 있는 전장에 내가 참전했다.&lt;br&gt;&lt;br&gt;&lt;br&gt; “아니, 스캐빈저 해적의 부하들은 틀린 말인가.”&lt;br&gt;&lt;br&gt;&lt;br&gt; 이미 까마득한 과거의 일이지만, 스캐빈저 해적의 부하들은 자신들의 대장을 작살로 관통시켜 죽인 적이 있었다.&lt;br&gt;&lt;br&gt;&lt;br&gt; “너희, 저 녀석을 죽이려는 속셈이지?”&lt;br&gt;&lt;br&gt;&lt;br&gt; 그 때, 편준범의 순간이동 능력이 사라지자마자, 녀석들은 재빨리 움직여 그를 제거했다. 물론 우리들 또한 예외는 아니었지만.&lt;br&gt;&lt;br&gt;&lt;br&gt; “어째서 너희들의 대장을 죽이려는 거지?”&lt;br&gt;&lt;br&gt;&lt;br&gt; 대답은 기대하지 않았다. &lt;br&gt; 애초에 저들은 아무런 감정 없이 주어진 행동을 이행하는 기계-배틀로이드-일 뿐이었으니.&lt;br&gt;&lt;br&gt;&lt;br&gt; 「대장이라니, 웃기는군.」&lt;br&gt;&lt;br&gt;&lt;br&gt; 그래서, 내게 대답이 돌아올 줄은 몰랐다.&lt;br&gt;&lt;br&gt;&lt;br&gt; “…!!”&lt;br&gt;&lt;br&gt; 「애초에 저 쓰레기는 내가 임의로 고용했을 뿐인 존재이고, 저 녀석의 동료들조차도 내가 제공한 것이다.」&lt;br&gt;&lt;br&gt; “편준범의 동료들은 다 네가 제공한 배틀로이드였다는 건가?”&lt;br&gt;&lt;br&gt; 「그렇다. 하지만 그 잘난 은하고 크루에게조차 발목을 잡히는 걸 보니, 역시 천한 쓰레기를 고용하는 게 아니었는데.」&lt;br&gt;&lt;br&gt;&lt;br&gt; 아무런 감정의 기조도 없이 대화하는 상대의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어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lt;br&gt;&lt;br&gt;&lt;br&gt; “네 목적이 뭐지? 칼란드 행성에 폭탄이라도 떨구고 싶은거냐?”&lt;br&gt;&lt;br&gt; 「흐음… 내 정체를 알고 있는건가?」&lt;br&gt;&lt;br&gt; “내 질문에 대답이나 하시지, 연방의원 퀸.”&lt;br&gt;&lt;br&gt; 「하하하하…!! 재밌구나. 그래, 그정도는 대답해줄 수 있지.」&lt;br&gt;&lt;br&gt;&lt;br&gt; 연방의원 퀸의 목적은 칼란드 행성의 전쟁을 가속화하려는 목적일 터.&lt;br&gt;&lt;br&gt; 스캐빈저 해적을 고용하여 은하연방의회를 중단시키고, 자원회사가 폭탄을 보낸 것마냥 속여 전쟁의 불씨를 타오르게 한 원흉이 있다고 한다면.&lt;br&gt;&lt;br&gt; 그 정체는 당연히 연방의원 퀸, 그녀일 것이다.&lt;br&gt;&lt;br&gt;&lt;br&gt; 자신의 정체를 들킨 퀸은 호탕하게 웃으며 사악한 본색을 드러냈다.&lt;br&gt;&lt;br&gt;&lt;br&gt; 「나는 칼란드 행성의 멸망을 원한다. 칼란드 행성에는 정말 유용한 것들이 많거든. 그것들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전쟁을 일으키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지.」&lt;br&gt;&lt;br&gt; “하하… 연방의원이 그런 말 해도 되는거냐? 내가 퍼트리고 다니면 어쩌려고.”&lt;br&gt;&lt;br&gt; 「어차피 너희들은 죽을 거니까, 상관 없지 않겠어?」&lt;br&gt;&lt;br&gt; “뭐?”&lt;br&gt;&lt;br&gt;&lt;br&gt;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lt;br&gt; &lt;br&gt;&lt;br&gt; 어디선가 강렬한 진동음이 들려왔다. 지진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할 수 밖에 없다.&lt;br&gt;&lt;br&gt; 거센 진동음은 하늘에서, 들려오고 있었기 때문에.&lt;br&gt;&lt;br&gt;&lt;br&gt; 「그 쓸모를 다하지 못한 쓰레기는 필요 없다. 그래서 오늘 제거하려던 참이었는데, 우연히도 너희들이 와버렸지 뭐니.」&lt;br&gt;&lt;br&gt; “잠깐, 너 이 자식 설마…”&lt;br&gt;&lt;br&gt; 「최시라 연방의원과 함께 하고있다는 게 조금 거슬리거든. 너희들은 여기서 죽어줘야겠다.」&lt;br&gt;&lt;br&gt;&lt;br&gt; 하늘에서 무언가가 추락하고 있었다.&lt;br&gt; 주위를 거대한 그림자로 뒤덮은 그 무언가는, 맹렬한 기세로 우리들을 향해 질주하는 중이었다.&lt;br&gt;&lt;br&gt; 스캐빈저 해적에 의해 빼앗긴, 우리들의 우주선이었다.&lt;br&gt;&lt;br&gt;&lt;br&gt; “우주선을 빼앗아서… 이런 데에 사용할 예정이었나…!!”&lt;br&gt;&lt;br&gt; 「활활 타오른 채로 추락하는 우주선… 지구에서 운석 충돌을 겪은 너에게는 익숙한 환경이겠군.」&lt;br&gt;&lt;br&gt;&lt;br&gt; 퀸은 운석에 이어 추락하는 우주선에 죽을 위기에 처한 내 처지를 조롱했다.&lt;br&gt; &lt;br&gt;&lt;br&gt; “이런 개새끼를 봤나…!!”&lt;br&gt;&lt;br&gt; 「이번에도 살아남는다면 특별히 인정해주지 , 지구인.」&lt;br&gt;&lt;br&gt;&lt;br&gt; 빼앗긴 우주선은 지면에 추락하여 어마무시한 폭발과 함께 일대를 초토화시켰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lt;br&gt;&lt;br&gt;&lt;br&gt; 소년은 절규했다.&lt;br&gt; 천 번도 넘게 죽어가며 겨우 따낸 승리가, 한 사람의 악의에 의해서 무참하게 깨져버렸다.&lt;br&gt;&lt;br&gt; 악의에 의해 감겨진 시계바늘은 삐걱거리는 톱니바퀴를 기다려주지 않는다.&lt;br&gt;&lt;br&gt; 그의 안에서 몸부림치는 고요한 메아리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다.&lt;br&gt;&lt;br&gt; 간절히 소원하던 평화롭고 행복하던 일상은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lt;br&gt;&lt;br&gt;&lt;br&gt; 그러니, 움직여라.&lt;br&gt; 지금 당장 스스로의 목을 졸라라.&lt;br&gt;&lt;br&gt;&lt;br&gt; 그렇게, 운명이 내게 속삭인다.&lt;br&gt;&lt;br&gt;&lt;br&gt; 다시 시작하자.&lt;br&gt; &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배틀로이드들의 행동 원칙은 간단하다.&lt;br&gt;&lt;br&gt;&lt;br&gt; ‘주인의 명령을 따른다’.&lt;br&gt;&lt;br&gt; 편준범은 자신의 명령을 따르는 배틀로이드 부하들의 주인이 자신이라고 생각했지만, 애석하게도 편준범이 그들의 주인이었던 적은 없었다.&lt;br&gt;&lt;br&gt; 그들은 단지 ‘또 다른 지시가 있을 때까지 스캐빈저 해적의 지시를 따를 것.’이라는 퀸의 명령을 따를 뿐이었다.&lt;br&gt;&lt;br&gt; 그리고 편준범에게 추격자가 붙자마자, 마치 꼬리자르기를 하듯이 퀸에게서 스캐빈저 해적을 제거하라는 명령이 내려왔다.&lt;br&gt;&lt;br&gt; 스캐빈저 해적단이 우주선을 훔치는 과정에서, 훔친 우주선을 임의로 탈취해 스캐빈저 해적의 아지트에 들이 박을 것.&lt;br&gt;&lt;br&gt; 배틀로이드들은 아무 말 없이 주어진 명령만을 따른다.&lt;br&gt;&lt;br&gt; 우주선을 훔치고, 아지트에 들이박는다.&lt;br&gt; 오직 그 뿐이다. &lt;br&gt;&lt;br&gt;&lt;br&gt;&lt;br&gt; 그 우주선에 남아있는 크루원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채로.&lt;br&gt;&lt;br&gt;&lt;br&gt; “남의 우주선을 훔치려 한 괴한들, 검거.”&lt;br&gt;&lt;br&gt;&lt;br&gt; 새의 형태를 띄고 있는 그는, 자신의 무기를 조준하고 우주선을 훔치려던 배틀로이드들에게 탄환을 쏘았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슈우우우우우우우-&lt;br&gt;&lt;br&gt; 바닥을 향해 급격한 속도로 낙하하던 우주선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속도를 줄이고 스캐빈저 해적의 아지트에 안정적으로 착지했다.&lt;br&gt;&lt;br&gt;&lt;br&gt; “1631.”&lt;br&gt;&lt;br&gt;&lt;br&gt; 정말, 빌어먹게도 오래 걸렸던 스캐빈저 해적과의 결전도 드디어 끝이다.&lt;br&gt;&lt;br&gt;&lt;br&gt; “진짜… 끝이야…”&lt;br&gt;&lt;br&gt;&lt;br&gt; 정말,&lt;br&gt; 끝이다.&lt;br&gt;&lt;br&gt;&lt;/p&gt;</description>
      <category>은하고another</category>
      <author>김끼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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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3 Oct 2025 03:21:34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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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은하고another 15화 - 진퇴양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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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본 소설은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초고입니다.&lt;br&gt;&lt;br&gt;따라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설정 및 전개 방식에 있어 상이할 수 있습니다.&lt;br&gt;&lt;br&gt;또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를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EE2323;&quot;&gt;강력한 스포일러&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가 될 수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lt;/span&gt;&lt;br&gt;&lt;br&gt;현재 연재 중인 소설은 &lt;a href=&quot;https://novelpia.com/novel/310587&quot; target=&quot;_blank&quot;&gt;&lt;span&gt;노벨피아&lt;/span&gt;&lt;/a&gt;에서 열람 가능합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gt;&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 우리들은 남동진 내무장관에게 스캐빈저 해적의 좌표계를 건네받아 곧바로 스캐빈저 해적에게로 향했다.&lt;br&gt;&lt;br&gt; 스캐빈저 해적.&lt;br&gt; 각종 약취와 약탈을 일삼으며 이득을 얻는 스캐빈저 해적의 입장에서는 칼란드 행성의 전쟁을 가속시키는 편이 이득이었을 것이다.&lt;br&gt;&lt;br&gt; 항상 전쟁이 일어나면, 이를 통해 이득을 보려고하는 세력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니까.&lt;br&gt;&lt;br&gt;&lt;br&gt; 현재 스캐빈저 해적의 좌표는 우주정거장에 찍혀있다. 아마, 상대의 귀중품을 갈취하는 스캐빈저 해적단의 특성을 고려해본다면 그들은 우주 정거장의 우주선을 훔쳐 달아날 계획인 듯 하다.&lt;br&gt;&lt;br&gt; 아무튼 핵심은 스캐빈저 해적이 우주선을 훔쳐 달아나기 전에 재빨리 녀석을 검거해야한다는 것.&lt;br&gt;&lt;br&gt;&lt;br&gt; “우주 정거장에 도착하자마자 각자 흩어져서 스캐빈저 해적을 수색한다.”&lt;br&gt;&lt;br&gt; “두 명씩 짝지어서 수색하는 편이 더 안전하지 않을까? 혼자서 우주해적을 상대하는 건 대장정도가 아니면 좀 힘들텐데…”&lt;br&gt;&lt;br&gt; 내가 작전 회의를 하던 도중, 은마루가 이견을 제시해왔다.&lt;br&gt;&lt;br&gt; 은마루의 의견은 어느정도 일리가 있었다. 남동진 내무장관에게 듣기로는, 스캐빈저 해적은 수많은 부하들을 거느리고 다니며 약탈을 일삼는다고 한다.&lt;br&gt;&lt;br&gt; 다시 말해, 앞선 우주해적들과의 싸움과 달리 수적 열세의 조건에서 맞붙는다는 이야기다.&lt;br&gt;&lt;br&gt; 그런 상황에서 뿔뿔이 흩어져 다 대 일의 싸움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면 스캐빈저 해적과의 결전은 꽤나 난전이 될 것이다.&lt;br&gt;&lt;br&gt;&lt;br&gt; “그 녀석들의 입장에서는 이 우주 정거장에 오래 머무를 수록 손해야. 우리를 마주한다고 해도 도망치기에 급급하겠지.”&lt;br&gt;&lt;br&gt; “그렇다는 이야기는…”&lt;br&gt;&lt;br&gt; “기각. 우주 정거장에서는 넷이 뿔뿔이 흩어져 수색한다. 이견은 받지 않아.”&lt;br&gt;&lt;br&gt;&lt;br&gt; 하지만 그 다음의 미래를, 이번 시도에서의 죽음을 상정하고 본다면 이 결정이 더 낫다.&lt;br&gt;&lt;br&gt; 한 번도 죽지 않고 우주해적을 잡는다는 건 이미 포기한지 오래다. 그렇다면 차라리 죽을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적의 위치 먼저 파악하는 것이 더 이득이다.&lt;br&gt;&lt;br&gt;&lt;br&gt; “그 부분에 있어서는 나도 제안할 부분이 있는데 말야.”&lt;br&gt;&lt;br&gt; 은마루에 이어서, 선창 또한 의견을 제시해왔다.&lt;br&gt;&lt;br&gt;&lt;br&gt; “내 아바타와의 동기화를 푼다면 내 몸과 아바타, 총 두 개의 시각으로 탐색을 할 수 있을 거야.”&lt;br&gt;&lt;br&gt; “뭐야, 그러니까… 너 혼자 두 명분의 역할을 하겠다고?”&lt;br&gt;&lt;br&gt; 선창은 자신의 아바타(인간 형태의 몸)와 진짜 몸(새 형태의 몸), 총 두 가지의 몸을 지니고 있다.&lt;br&gt;&lt;br&gt; 확실히 두 개의 몸을 활용하면 조사를 하기에는 편하겠지만……&lt;br&gt;&lt;br&gt;&lt;br&gt; “정말로 괜찮은거야? 혹시 몸에 무리가 가거나, 그런 건 없는거지?”&lt;br&gt;&lt;br&gt; “응. 단지 너무 거리가 먼 상태로 3시간쯤 지나면 연결이 끊길 뿐이야. 게다가 두 개의 시야를 번갈아 보는 건 이미 숙련된 상태고.”&lt;br&gt;&lt;br&gt; “아니… 그 상태로 뛰어다니기까지 해야하는데?”&lt;br&gt;&lt;br&gt; “아바타의 부담과 육체의 부담은 별개의 문제라서 괜찮아. 여차하면 아바타 쪽의 연결을 끊으면 되고.”&lt;br&gt;&lt;br&gt; “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뭐, 인원은 많을수록 좋으니까. 그렇게 하자.”&lt;br&gt;&lt;br&gt; 우주 정거장에 거의 도착할 즈음에, 마지막으로 우롄이 질문해왔다.&lt;br&gt;&lt;br&gt; “짐작하고 있는 바가 있긴 하지만, 스캐빈저 해적을 발견했을 때의 연락 수단은……”&lt;br&gt;&lt;br&gt; “네가 생각하고 있는 그거 맞아.”&lt;br&gt;&lt;br&gt;&lt;br&gt; 크루원들이 원할 때 언제 어디서든 부르면 와주는 홀로그램의 바디를 지닌 우주선의 오퍼레이터.&lt;br&gt;&lt;br&gt;&lt;br&gt; “음냐… 좀 더 자고싶었는데…”&lt;br&gt;&lt;br&gt;&lt;br&gt; 유루미가, 이번 작전에서 우리들의 연락 수단이 되어줄 것이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어… 그러니까… D-35구역 F열 통로 앞, 스캐빈저 해적 잔당 발견했어!”&lt;br&gt;&lt;br&gt; 스캐빈저 해적을 가장 먼저 발견한 이는 은마루였다.&lt;br&gt;&lt;br&gt; 녹색 로브를 둘러쓴, 누가봐도 수상해보이는 일당 여럿이서 분주하게 어딘가로 향하려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lt;br&gt;&lt;br&gt; 은마루는 곧장 유루미를 불러 자신의 현재 위치를 크루원들에게 공유하고 응전 태세를 갖춰 전투에 임할 준비를 했다.&lt;br&gt;&lt;br&gt;&lt;br&gt; ‘대장은 조금 기다렸다 진입하라고 했지만, 그 잠깐동안 놓쳐버릴 것 같으니까…!!’&lt;br&gt;&lt;br&gt;&lt;br&gt; 뒤이어 [에너지볼건]으로 주위에 에너지볼을 생성한 채 녹색 로브를 눌러쓴 스캐빈저 해적단의 부하들에게 달려들었다.&lt;br&gt;&lt;br&gt;&lt;br&gt; “오라아아아아앗!!”&lt;br&gt;&lt;br&gt;&lt;br&gt; [에너지볼건]은 상대를 에너지볼을 통해 타격함과 동시에 상대의 공격 및 접근을 막는 공수일체의 무기이다.&lt;br&gt;&lt;br&gt; 원거리 공격도 에너지볼에 의해 막혀버리고, 근거리 공격은 오히려 공격한 쪽이 에너지볼에 피해를 입는 역효과를 낳게 된다.&lt;br&gt;&lt;br&gt; 결과적으로 [에너지볼건]을 소유한 은마루가, 단신으로 깡패해적을 상대한 그들의 대장을 제외하고서는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적이 될 것이다.&lt;br&gt;&lt;br&gt;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은마루는 그들의 발목 정도는 붙잡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lt;br&gt;&lt;br&gt;&lt;br&gt; “헥… 헥…”&lt;br&gt;&lt;br&gt;&lt;br&gt; 제아무리 적들의 수가 많다고는 해도 에너지볼을 제때 생성할 수만 있다면 혼자만으로도 몇 명정도는 제압할 수 있어야했다.&lt;br&gt;&lt;br&gt;&lt;br&gt; “맞질 않아…”&lt;br&gt;&lt;br&gt;&lt;br&gt; 허나, 무용하다.&lt;br&gt;&lt;br&gt; 적들에게 있어 꽤나 성가셔야할 무기인 [에너지볼건]이 전혀 공격을 맞추지 못하고 있었다.&lt;br&gt;&lt;br&gt; 전에 크루원들끼리의 3:1 대련에서 그들의 대장이 했던 말이 있었다.&lt;br&gt;&lt;br&gt;&lt;br&gt; 『네 공격은 결국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야.』&lt;br&gt;&lt;br&gt;&lt;br&gt; 확실히 [에너지볼건]은 방어에 큰 이점을 갖지만, 단순히 몸 주위에 떠다는 에너지볼건을 생성할 뿐인 무기는 공격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lt;br&gt;&lt;br&gt; 그 외에 소지하고 있는 무기인 [멀티건]도 원거리의 적을 요격한다기 보다는 근거리의 적에게 보다 더 피해를 입히는 용도 뿐.&lt;br&gt;&lt;br&gt; 즉, 적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다면 피해를 입히지 못한다는 이야기다.&lt;br&gt;&lt;br&gt;&lt;br&gt; “......”&lt;br&gt;&lt;br&gt; “대장이랑 애들이 올 때까지 한 명도 처리 못한 건 좀 체면 상하는데…”&lt;br&gt;&lt;br&gt;&lt;br&gt; 적들은 조용히 은마루를 응시했다. 그들도 본능적으로 알고있는 것이다. 섣불리 가까이 갔다간 피해를 입는다는 것을.&lt;br&gt;&lt;br&gt;&lt;br&gt; “은마루 비기…!!”&lt;br&gt;&lt;br&gt; “......”&lt;br&gt;&lt;br&gt; “하는 척 그냥 펀치!!”&lt;br&gt;&lt;br&gt;&lt;br&gt; 은마루가 녹색 로브를 쓴 무리들에게 빠른 속도로 달려들어 주위에 두른 에너지볼과 함께 몸을 날리는… 척하며 몸을 틀어 조무래기 한 명만을 노리고 주먹을 날렸다.&lt;br&gt;&lt;br&gt; 하지만 은마루의 힘껏 뻗어나간 손은 무언가를 강타할 때 나는 마찰음을 내긴 커녕 그저 아무것도 없는 허공만을 휘저을 뿐이었다.&lt;br&gt;&lt;br&gt;&lt;br&gt; “또… 사라졌어?”&lt;br&gt;&lt;br&gt;&lt;br&gt; 분명 내지른 주먹은 녀석들의 코앞까지 뻗어나갔다. 하지만 주먹이 닿으려는 그 찰나에 녀석들은 시야 밖에서 사라져 이내 모습을 감췄다.&lt;br&gt;&lt;br&gt; 아무리 돌진해 공격을 난타해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듯한 심정으로 이리저리 총을 쏴대도 공격이 맞기 직전, 쥐 죽은 듯 사라져 없어졌다.&lt;br&gt;&lt;br&gt; 마치 순간이동이라도 할 줄 아는 듯이.&lt;br&gt;&lt;br&gt;&lt;br&gt; “뭐야, 너희들. 왜 아직도 여기에 머물러 있는거야!”&lt;br&gt;&lt;br&gt;&lt;br&gt; 그 때, 초록 로브를 뒤집어쓴 인파 사이에서 눈에 띄는 까마귀 마스크를 뒤집어 쓴 채인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lt;br&gt;&lt;br&gt; 남자는 그들과 동일한 색상의 녹색 망토를 뒤집어쓰고 여러 동물들의 뼈 장식을 몸에 두른 상태로 은마루의 앞에 섰다.&lt;br&gt;&lt;br&gt;&lt;br&gt; “아하, 과연. 이 녀석한테 발목을 잡혔던 건가.”&lt;br&gt;&lt;br&gt;&lt;br&gt; 은마루를 심드렁한 표정으로 응시하는 이 남자가 바로 스캐빈저 해적단의 리더, 스캐빈저 해적 편준범이었다.&lt;br&gt;&lt;br&gt; 그는 가볍게 자신의 허리춤에서 단검을 꺼내 역수로 치켜들었다. 그러고는 눈 깜짝할 새에 은마루의 배후로 이동해 날카로운 검날을 가져다댔다.&lt;br&gt;&lt;br&gt; 하지만 은마루에게 근접 공격은 효과가 없다. 에너지볼로 주위를 두르고 있는 동안은 공격의 위협에서 벗어난 상태이다. 단검을 이용한 공격따위는, 에너지볼에 집어삼켜져 사라지고 만다.&lt;br&gt;&lt;br&gt;&lt;br&gt; “헹! 에너지볼의 방어를 뚫고 날 맞추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닐 걸!”&lt;br&gt;&lt;br&gt; “멍청한 놈. 자신의 약점조차 모르는 꼴이구나.”&lt;br&gt;&lt;br&gt;&lt;br&gt; 은마루의 자신만만한 선언에도 편준범은 아무런 심적인 미동도 없었다. &lt;br&gt;&lt;br&gt; 그에게 있어 은마루는 그저, 자신을 안전한 상태라고 착각하는 나약한 사냥감일 뿐이었다.&lt;br&gt;&lt;br&gt;&lt;br&gt; “아무리 그래도 네 발 아래에까지 그 잘난 에너지볼은 없겠지.”&lt;br&gt;&lt;br&gt; 애초부터 단검의 공격이 주가 아니었다는 듯, 편준범은 빠르게 등에 달고다니던 작살을 꺼내들어 있는 힘껏 바닥에 내려찍었다.&lt;br&gt;&lt;br&gt; 그리고, 은마루의 발 아래에서 편준범이 내려꽂은 작살이 튀어올라 은마루의 몸을 꿰뚫었다.&lt;br&gt;&lt;br&gt;&lt;br&gt; 푸슉-!!&lt;br&gt;&lt;br&gt;&lt;br&gt; 작살은, 정확하게 심장을 찔렀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작살에 꿰뚫린 채 온몸을 난도질당해 공허한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는 헬멧의 소년의 시체를, 남자는 조용히 바라보았다.&lt;br&gt;&lt;br&gt; 동료였던 이의 목숨을 무자비하게 앗아간 그들의 모습은, 이미 저 멀리 사라져 보이지 않는다.&lt;br&gt;&lt;br&gt;&lt;br&gt; 운명이 그에게 속삭인다.&lt;br&gt; ‘다시 시작하자’라고.&lt;br&gt;&lt;br&gt; 그러자 남자는 밀려오는 분노를 애써 억누르고는 앞을 향해 나아간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D-35구역 F열 통로 앞, 그곳에 스캐빈저 해적이 있어.”&lt;br&gt;&lt;br&gt;&lt;br&gt; 그는 과거로 되돌아오자마자, 그 즉시 유루미를 불러 스캐빈저 해적들의 위치를 크루원들에게 공유했다.&lt;br&gt;&lt;br&gt;&lt;br&gt; “하암… 보지도 않고 어떻게 아는거야…?”&lt;br&gt;&lt;br&gt; “감.”&lt;br&gt;&lt;br&gt; 유루미가 의아한 표정으로 질문해왔지만, 대충 대답하고는 외워뒀던 경로를 되새기며 그들이 위치한 곳을 향해 달려갔다.&lt;br&gt;&lt;br&gt; 무성의한 내 대답에 유루미 또한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은 채 크루원들에게 소식을 알리러 모습을 감췄다.&lt;br&gt;&lt;br&gt;&lt;br&gt; 그렇게 유루미가 사라지고 몇 분을 달렸을까, 스캐빈저 해적의 잔당을 발견해낼 수 있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싸움이었다.&lt;br&gt;&lt;br&gt;&lt;br&gt; “방금 전의 빚을 청산할 시간이다, 좀도둑.”&lt;br&gt;&lt;br&gt;&lt;br&gt; 지잉-&lt;br&gt;&lt;br&gt; 나는 제일 먼저 [레이저건]을 검처럼 들고 초록빛 광선으로 이루어진 검격을 녀석들에게 크게 한 방 먹여줬다.&lt;br&gt;&lt;br&gt; 적어도 서너 명쯤은 일격에 베었을 강력한 일검. &lt;br&gt; 허나, 무용하다.&lt;br&gt;&lt;br&gt; 공격이 닿기 직전에, 그들은 녹색 로브를 휘날리며 모습을 감췄다.&lt;br&gt;&lt;br&gt;&lt;br&gt; ‘이건 순간이동인가…?’&lt;br&gt;&lt;br&gt;&lt;br&gt; 단 한 합의 공격만으로, 그는 어렴풋이나마 그들의 능력을 알아낼 수 있었다.&lt;br&gt;&lt;br&gt; 스캐빈저 해적의 잔당들은 전부, 순간이동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lt;br&gt;&lt;br&gt;&lt;br&gt; 확실히 꽤나 까다롭다.&lt;br&gt; 순간이동의 능력을 지닌 자들을 상대하는 것은.&lt;br&gt;&lt;br&gt;&lt;br&gt;&lt;br&gt; “물론, 그건 너희들도 마찬가지지.”&lt;br&gt;&lt;br&gt;&lt;br&gt; 하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나만 하겠는가.&lt;br&gt;&lt;br&gt; 그들은 순간이동을 통해 나를 상대로 육탄전을 시도하려는 모양이었지만, 당연하게도 내가 쉽사리 허용해주지 않았다.&lt;br&gt; &lt;br&gt; 무한한 시간동안 갈무리된 내 반사 신경은, 단순한 육탄전만으로는 상대하기 몹시 까다롭다.&lt;br&gt;&lt;br&gt; 그것이 설령 다수의 상대라고 해도.&lt;br&gt;&lt;br&gt;&lt;br&gt;&lt;br&gt; “뭐야, 너희들. 왜 아직도 여기에 머물러 있는거야!”&lt;br&gt;&lt;br&gt;&lt;br&gt; 그렇게 끝나지 않는 공방전을 이어나가던 도중, 한 사내가 그들의 인파를 밀쳐내며 난폭하게 등장했다.&lt;br&gt;&lt;br&gt; 물을 것도 없이, 스캐빈저 해적단의 리더인 모양이었다.&lt;br&gt;&lt;br&gt;&lt;br&gt; “네 이름부터 묻지. 명성이 자자하신 스캐빈저 해적단의 두목 나으리.”&lt;br&gt;&lt;br&gt; “크큭. 재밌는 녀석이군. 뭐, 어차피 내 손에 죽을 녀석이니 그정도 부탁쯤은 들어주지. 스캐빈저 해적단의 편준범이다.”&lt;br&gt;&lt;br&gt; 우선 가벼운 통성명부터다.&lt;br&gt; 앞으로 지긋지긋하게 볼 상대이니, 이름정도는 알고가는 편이 낫다.&lt;br&gt;&lt;br&gt;&lt;br&gt; “그러는 너는, 이름이 어떻게 되지?”&lt;br&gt;&lt;br&gt; “나는……”&lt;br&gt;&lt;br&gt;&lt;br&gt; 탕-!!&lt;br&gt;&lt;br&gt;&lt;br&gt; 기습적으로 [스나이퍼건]을 꺼내 녀석의 머리를 노렸다. 워낙 행동이 빨랐고, 반응할 만한 속도는 아니었다.&lt;br&gt;&lt;br&gt; 하지만, 스캐빈저 해적의 위상이 허상은 아니었는지 편준범은 [스나이퍼건]의 총탄을 가볍게 고개를 기울여 피했다. &lt;br&gt;&lt;br&gt; [스나이퍼건]의 탄환은 편준범을 비껴나가 미처 반응하지 못한 부하 하나의 머리를 단번에 꿰뚫었다.&lt;br&gt;&lt;br&gt;&lt;br&gt; “아까워라, 좀만 더 있었어도 네 얼굴에 또다른 구멍이 생겼을텐데 말야.”&lt;br&gt;&lt;br&gt; “비겁하게 짝이없군. 통성명 중에 기습이라니, 내가 아니었다면 그 누구라도 당했겠어.”&lt;br&gt;&lt;br&gt; “깡패해적 녀석처럼 이런 비겁한 방식에 딴지거려는 건 아니겠지?”&lt;br&gt;&lt;br&gt; “설마. 우리들은 남의 것을 약탈하고 갈취하는 집단이다. 이런 비겁하고 야비한 짓거리는 얼마든지 환영이야.”&lt;br&gt;&lt;br&gt;&lt;br&gt; 편준범은 두 팔을 옆으로 뻗어 사악한 미소를 실컷 드러냈다.&lt;br&gt;&lt;br&gt;&lt;br&gt; “여럿이서 다구리를 까는 비겁하고 야비한 놈들한테 그런 평가를 받으니 몸둘 바를 모르겠네.”&lt;br&gt;&lt;br&gt; “허. 자신이 궁지에 몰린 쥐라는 걸 모르는 모양이군.”&lt;br&gt;&lt;br&gt; “그래? 난 안 그래 보이는데. 이걸 맞고도 네가 그런 말이 나올까?”&lt;br&gt;&lt;br&gt;&lt;br&gt; 나는 아공간에서 검날과 총구가 붙어있는, 검과 총의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무기인 [소드건]을 꺼내들었다. 이전에 바바나 행성에서 받은 답례품이었다.&lt;br&gt;&lt;br&gt; 은마루의 몸에 꽂혀있던 작살과 베어진 상처를 봐서는, 녀석은 단거리 공격이 주일 것이다. 그의 공격 패턴 확인을 위해 나는 [소드건]을 치켜든 채로 달려들었다.&lt;br&gt;&lt;br&gt; 이에 편준범은 노련한 손놀림으로 순식간에 단검을 역수로 치켜들어 맞응수했다.&lt;br&gt;&lt;br&gt; 검술 실력으로는 당연히 내가 한 수 아래다. 나는 그저 만화에서 보던 움직임을 토대로 검술 비스무리한 흉내를 냈을 뿐인 반면, 녀석은 몇 년간의 노략질로 검술에 꽤나 숙련된 실력을 지녔을 터다.&lt;br&gt;&lt;br&gt; 이런 훤히 보이는 전력 차에도 불구하고 내가 정면승부를 거는 이유는.&lt;br&gt;&lt;br&gt;&lt;br&gt; “지금이야! 공격해!”&lt;br&gt;&lt;br&gt;&lt;br&gt; 애초에 정면승부가 아니기 때문이다.&lt;br&gt; 스캐빈저 해적단의 인파 사이에서 나타난 것은 편준범뿐만이 아니었다.&lt;br&gt;&lt;br&gt; 적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위치에서, 유루미 또한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다.&lt;br&gt;&lt;br&gt; 유루미는 들키지 않고 바디랭귀지를 통해 한 가지 정보만을 내게 전달했다.&lt;br&gt;&lt;br&gt;&lt;br&gt; ‘크루원들 전투 준비 완료.’&lt;br&gt;&lt;br&gt;&lt;br&gt; 전투 준비 OK.&lt;br&gt; 크루원들의 도착을 알리는 신호였다.&lt;br&gt;&lt;br&gt;&lt;br&gt; “미안하지만, 나도 혼자 온게 아니라고?”&lt;br&gt;&lt;br&gt;&lt;br&gt; 나를 향해 날아든 단검을 선창이 [호밍건]을 통해 저격했다.&lt;br&gt;&lt;br&gt; 이후 추가타를 날리려던 편준범을 [에너지볼건]의 에너지볼으로 무장한 은마루가 막아냈다.&lt;br&gt;&lt;br&gt; 새로운 적들의 등장에 어리둥절하던 스캐빈저 해적단의 잔당들을 우롄이 [펄스그레네이드건]으로 일망타진 했다.&lt;br&gt; &lt;br&gt;&lt;br&gt; “자, 본인이 궁지에 몰린 쥐라는 걸 모르는 쥐새끼씨? 이제 어쩔 생각이지?”&lt;br&gt;&lt;br&gt;&lt;br&gt; 적절한 때에 등장한 동료들 덕분에, 편준범을 포위하는 데 성공했다.&lt;br&gt; 승기는 단숨에 기울었다.&lt;br&gt;&lt;br&gt;&lt;br&gt; “크흐흐흐흐흐… 그래, 발목을 잡힌 시점부터 또 다른 동료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부터 상정해야 했는데 말이지.”&lt;br&gt;&lt;br&gt;&lt;br&gt; 그럼에도 편준범의 얼굴에는 여전히 사악한 미소가 가실 생각을 않는다.&lt;br&gt; 우리들따윈 언제든지 짓밟을 수 있다는 듯 가소롭게 웃으며.&lt;br&gt;&lt;br&gt;&lt;br&gt; “그럼에도, 궁지에 몰려있는 쥐새끼는 네놈들을 말하는 것이다.”&lt;br&gt;&lt;br&gt;&lt;br&gt; 꾹.&lt;br&gt;&lt;br&gt;&lt;br&gt; 주머니에서 빨간 버튼이 달린 리모컨을 꺼내들어 즉시 버튼을 눌렀다.&lt;br&gt;&lt;br&gt;&lt;br&gt;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lt;br&gt;&lt;br&gt;&lt;br&gt; “우왁?!”&lt;br&gt;&lt;br&gt; “갑작스런… 지진?”&lt;br&gt;&lt;br&gt;&lt;br&gt; 편준범이 버튼을 누른 순간부터, 우주 정거장 전체가 거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lt;br&gt;&lt;br&gt; 원인은 금방 알 수 있었다.&lt;br&gt;&lt;br&gt;&lt;br&gt; “정거장 자체를 폭발시키려는 셈인가…!!”&lt;br&gt;&lt;br&gt;&lt;br&gt; 이곳 저곳에서 들려오는 폭발음이 우주 정거장을 메웠다. 방금 편준범이 누른 버튼은 기폭장치였던 모양이다.&lt;br&gt;&lt;br&gt;&lt;br&gt; “하지만 이러면 너도 좋은 꼴은 못 볼텐데?”&lt;br&gt;&lt;br&gt; “무슨 소리, 이미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나?”&lt;br&gt;&lt;br&gt;&lt;br&gt; 편준범은 씨익하는 조소를 지어내보이며, 스캐빈저 해적 무리에 파고들었다.&lt;br&gt;&lt;br&gt;&lt;br&gt; “우리들의 ‘순간이동’ 능력을 말이다.”&lt;br&gt;&lt;br&gt;&lt;br&gt; 그러고는 한순간에 모습을 감춰 사라졌다.&lt;br&gt; &lt;br&gt; 스캐빈저 해적의 무리가 지닌 순간이동 능력. 우주 정거장 전역에 폭탄을 설치하고, 본인들은 순간이동 능력을 활용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이다.&lt;br&gt;&lt;br&gt; 결국 폭탄이 기폭하고 있는 정거장에 남아있던 것은 우리들 뿐이었다.&lt;br&gt;&lt;br&gt;&lt;br&gt; “당했나.”&lt;br&gt;&lt;br&gt;&lt;br&gt; 우주 정거장의 내부는 계속해서 설치된 폭탄에 의해 붕괴하고 있었다.&lt;br&gt;&lt;br&gt; 죽음의 이명을 담은 폭발음은 점점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lt;br&gt;&lt;br&gt;&lt;br&gt; 콰아아아아아아아앙-!!!!&lt;br&gt;&lt;br&gt;&lt;br&gt; 어디론가 피할 새도 없이, 우리들은 연쇄 폭발에 휘말려 생을 마감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애초부터 싸움은 성립하지 않았던 것이다.&lt;br&gt; 수의 문제가 아닌 장소의 문제 때문에.&lt;br&gt;&lt;br&gt; 녀석은 완벽하게 우리들을 궁지로 몰아넣어 한번에 일망타진 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만큼 우주 정거장을 통째로 폭파시키는 행동은 꽤나 과감했다.&lt;br&gt;&lt;br&gt; 허나, 녀석이 아무리 나를 궁지로 몰아넣어도 내게는 얼마든지 그곳을 빠져나갈 수 있는 힘이 있다.&lt;br&gt;&lt;br&gt;&lt;br&gt; “좋아, 다시 해보자고.”&lt;br&gt;&lt;br&gt;&lt;br&gt; 마지막으로 궁지에 빠져 고통을 호소하는 것이 누구인지.&lt;br&gt;&lt;br&gt;&lt;br&gt; “루미야, 다른 애들에게 얼른 우주선으로 모이라고 해줘.”&lt;br&gt;&lt;br&gt;&lt;br&gt; 제대로 각인시켜주마…!!&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우주 정거장 전체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었다고?”&lt;br&gt;&lt;br&gt; “응. 애초부터 이곳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우린 함정에 걸려든 거였어.”&lt;br&gt;&lt;br&gt; 곧바로 크루원들 전원이 도착하자마자 우주선을 타고 우주정거장에서 벗어났다.&lt;br&gt;&lt;br&gt; 우주 정거장 전역에 폭탄이 깔린 이상, 그 안에서 스캐빈저 해적을 잡으려는 시도는 무의미하다.&lt;br&gt;&lt;br&gt; 일단 다시 스캐빈저 해적단의 좌표계를 확인해 안전하게 우주선을 타고 재추적하는거다.&lt;br&gt;&lt;br&gt; 우주 정거장에서 멀리 떨어져 다시 무기를 가다듬고 있던 그 때였다.&lt;br&gt;&lt;br&gt;&lt;br&gt;&lt;br&gt; “그래, 이 우주선이 가장 쓸만해 보였다 이거지.”&lt;br&gt;&lt;br&gt; 갑작스럽게, 우리들의 뒤에서 스캐빈저 해적, 편준범이 모습을 드러냈다.&lt;br&gt;&lt;br&gt;&lt;br&gt; “뭐…”&lt;br&gt; “엣.”&lt;br&gt; “…어?”&lt;br&gt;&lt;br&gt; 나를 포함한 크루원들 전원이 당황했지만, 바로 코앞에 나타난 적을 빠르게 요격할 기회를 놓칠 정도는 아니었다.&lt;br&gt;&lt;br&gt; 곧바로 [스나이퍼건]을 들어 녀석의 머리를 향해 탄환을 날렸다.&lt;br&gt;&lt;br&gt;&lt;br&gt; 탕-!!&lt;br&gt;&lt;br&gt;&lt;br&gt; 편준범은 이런 기습적인 공격 또한 가뿐히 피해냈다.&lt;br&gt;&lt;br&gt; 물론 녀석이 회피할 걸 상정한 공격이다. 나는 곧바로 [소드건]을 꺼내들어 ‘건’ 부분으로 탄환을 날려 후속타를 노렸다.&lt;br&gt;&lt;br&gt; 하지만 후속타마저도, 녀석은 단검을 역수로 치켜들고 빠르게 베어냈다.&lt;br&gt;&lt;br&gt; 여기까지도, 상정 내의 공격이다.&lt;br&gt;&lt;br&gt;&lt;br&gt; “이건 못 피할걸!”&lt;br&gt; “타겟, 지정 완료.”&lt;br&gt; “여긴 우리 우주선이야.”&lt;br&gt;&lt;br&gt;&lt;br&gt; 편준범의 스피드는 우리들을 가볍게 능가하는 수준이다. 공격을 맞출 수 있을 거라곤 기대도 안했다.&lt;br&gt;&lt;br&gt; 하지만 제아무리 스피드가 빠르더라도 퇴로를 막는다면 피할 수 없다.&lt;br&gt;&lt;br&gt;&lt;br&gt; 편준범의 앞쪽에는 [소드건]을 들고 달려든 내가 막고있고,&lt;br&gt; 그 양 옆에는 각각 [샷건]을 든 우롄과 [에너지볼건]을 은마루가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lt;br&gt; 뒤쪽에는 [호밍건]을 들고 날아오른 선창이 천장에서 저격하고 있다.&lt;br&gt;&lt;br&gt; 잠시라도 머뭇거리는 순간, 네 명의 협공을 맛보는 아찔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lt;br&gt;&lt;br&gt; 그야말로 편준범에게 있어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lt;br&gt; &lt;br&gt;&lt;br&gt; “이거, 제법인걸.”&lt;br&gt;&lt;br&gt;&lt;br&gt; 하지만 이번에도, 편준범은 뭐가 그리도 웃긴지 실컷 사악한 웃음을 내지었다.&lt;br&gt;&lt;br&gt;&lt;br&gt; “너희들, 내가 혼자 온 것처럼 보이나?”&lt;br&gt;&lt;br&gt;&lt;br&gt; 올라간 입꼬리로 꺼낸 편준범의 말에, 나는 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했다.&lt;br&gt;&lt;br&gt; 편준범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잠깐 한 눈 팔려서 깨닫지 못한 사실, 스캐빈저 해적단의 부하들이 보이지 않는다.&lt;br&gt;&lt;br&gt; 굳이 적진에 파고들 것이라면 혼자보다는 여럿이서 진입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여차할 때 도망갈 수 있는 순간이동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의견에 뒷받침한다.&lt;br&gt;&lt;br&gt; 즉, 편준범은 이곳에 혼자 온 것이 아니다. 필시 자신의 동료들과 같이 진입했을 터다.&lt;br&gt;&lt;br&gt; 하지만 그들의 모습이 지금 보이지 않는 이유는……&lt;br&gt;&lt;br&gt;&lt;br&gt; “내 동료들이 벌써 폭탄 설치를 완료했다는군.”&lt;br&gt;&lt;br&gt;&lt;br&gt; 우주 정거장과 마찬가지로, 우리들의 우주선 또한 터트려버리기 위해서였다.&lt;br&gt;&lt;br&gt;&lt;br&gt; “꽤나 쓸만 해보이는 우주선인데, 아쉽게 됐어. 목격자의 제거가 우선이니까.”&lt;br&gt;&lt;br&gt;&lt;br&gt; 편준범은 실컷 우리들에게 조소를 내비치고는, 기폭 장치의 버튼을 누르고 시야 밖으로 사라졌다.&lt;br&gt;&lt;br&gt;&lt;br&gt; “이런 씨-”&lt;br&gt;&lt;br&gt;&lt;br&gt; 발.&lt;br&gt; 우주선에 거대한 폭발이 일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이런 씨발적인 개새끼들을 봤나!!!”&lt;br&gt;&lt;br&gt;&lt;br&gt; 우주선도 안전하지가 않다고?&lt;br&gt; 애초에 우주 정거장을 떠났는데도 우리쪽으로 순간이동이 가능한 거였냐?&lt;br&gt;&lt;br&gt; 상식적으로 이게 말이 되는거냐고.&lt;br&gt;&lt;br&gt; 머리가 점점 아파오기 시작했다.&lt;br&gt; 어디에서든지 갑작스럽게 나타나 폭발을 일으키고 유유히 사라지는, 그 미친 짓거리는 도저히 간단히 막을 수 없는 행위다.&lt;br&gt;&lt;br&gt; &lt;br&gt; 우주 정거장에 가만히 있어도 녀석들이 미리 설치해둔 폭탄에 휘말려 죽는다.&lt;br&gt; 그렇다고 우주선을 타고 우주 정거장을 벗어나도 멋대로 폭탄을 설치하는 바람에 죽는다.&lt;br&gt;&lt;br&gt;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함정에 어느새 말려들고 만 것이다.&lt;br&gt;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어울리는 처지다.&lt;br&gt;&lt;br&gt;&lt;br&gt; “아니, 어떻게든 찾아낸다. 이곳에서 빠져나갈 방법을.”&lt;br&gt;&lt;br&gt;&lt;br&gt; 만약 이곳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나는 또 다시 그 지옥으로 되돌아가야만 한다.&lt;br&gt;&lt;br&gt; 그렇게는 절대 둘 수 없다.&lt;br&gt;&lt;br&gt;&lt;br&gt; “궁지에 빠진 쥐는 고양이도 문다고, 도둑놈의 새끼들아.”&lt;br&gt;&lt;br&gt;&lt;/p&gt;</description>
      <category>은하고another</category>
      <author>김끼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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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3 Oct 2025 03:20:42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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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은하고another 14화 - 악의가 몰아치는 행성</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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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본 소설은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초고입니다.&lt;br&gt;&lt;br&gt;따라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설정 및 전개 방식에 있어 상이할 수 있습니다.&lt;br&gt;&lt;br&gt;또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를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EE2323;&quot;&gt;강력한 스포일러&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가 될 수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lt;/span&gt;&lt;br&gt;&lt;br&gt;현재 연재 중인 소설은 &lt;a href=&quot;https://novelpia.com/novel/310587&quot; target=&quot;_blank&quot;&gt;&lt;span&gt;노벨피아&lt;/span&gt;&lt;/a&gt;에서 열람 가능합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gt;&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 퀸 의원의 말에 주변이 웅성거리는 것이 느껴졌다.&lt;br&gt;&lt;br&gt; 우리들은 퀸 의원의 말 한마디로, 순식간에 연방의원을 시해하려 한 살인미수범이 되었다.&lt;br&gt;&lt;br&gt; 하필 우리가 심부름을 맡았던 소포에 폭탄이 들어있었다니. 이대로는 빼도박도 못하고 살인미수범으로 몰리게 생겼다.&lt;br&gt;&lt;br&gt; 그냥 이대로 죽어서 없던 일로 만들어버릴까?&lt;br&gt; &lt;br&gt;&lt;br&gt;&lt;br&gt; 아니.&lt;br&gt; 불가능하다.&lt;br&gt;&lt;br&gt; 우리가 폭탄을 배달했었던 시점은 마그넷 해적을 검거하기 전이다. 하지만 내 세이브 포인트는 마그넷 해적선에 진입했을 당시에 이미 고정된 상태였다.&lt;br&gt;&lt;br&gt; 어떤 방식으로도, 세이브 포인트 이전으로는 되돌아갈 수 없다.&lt;br&gt;&lt;br&gt;&lt;br&gt;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살인미수범으로 몰릴 수는 없는 노릇인데…&lt;br&gt;&lt;br&gt;&lt;br&gt; &quot;김준호 대장, 저들을 감옥으로 이송하세요.&quot;&lt;br&gt;&lt;br&gt; &quot;네.&quot;&lt;br&gt;&lt;br&gt; 퀸 의원이 우리들을 체포할 것을 재촉했다. 방위대장 김준호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우리들을 향해 다가왔다.&lt;br&gt;&lt;br&gt; 어쩌지, 지금이라도 총을 꺼내서 싸워야하나…?&lt;br&gt;&lt;br&gt;&lt;br&gt; &quot;잠깐!&quot;&lt;br&gt;&lt;br&gt; 반대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lt;br&gt;&lt;br&gt; 뒤를 돌아보자, 검은색 긴 머리칼을 늘어뜨리고 오른팔의 의수로 자신의 머플러를 가다듬으며 입장하는 또 다른 여인이 등장했다.&lt;br&gt;&lt;br&gt;&lt;br&gt; &quot;일단, 제 개인적인 물건에 과분한 관심을 가져주시고 제 목숨까지 구해주신 퀸 의원님께 감사드립니다.&quot;&lt;br&gt;&lt;br&gt; 우리들로부터 수상한 물건을 배달받았던 장본인, 최시라 연방의원이었다.&lt;br&gt;&lt;br&gt;&lt;br&gt; &quot;오늘 연방회의는 '저희 칼란드 행성'의 중요한 사안을 논의하는 날이었습니다만…&quot;&lt;br&gt;&lt;br&gt;&lt;br&gt; '저희 칼란드 행성'?&lt;br&gt; 그렇다면 저 사람이 칼란드 행성의 연방의원이라는 건가.&lt;br&gt;&lt;br&gt; 처음 사무엘 의장이 우리를 소개하기 전에, 칼란드 행성의 전쟁에 대한 논의를 한다고 했었지.&lt;br&gt;&lt;br&gt; 칼란드 행성의 연방의원이 저 최시라 의원이라고 한다면, 칼란드 행성에 대한 안건을 논의하는 날에 칼란드 행성 연방의원의 소포에 폭탄이 있었다라는 얘기다.&lt;br&gt;&lt;br&gt; 그렇다면 저 퀸 의원의 목적은 우리가 아닌…&lt;br&gt;&lt;br&gt;&lt;br&gt; &quot;하필이면 이 중요한 날에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라니, 칼란드 행성의 평화를 방해하려는 세력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군요.&quot;&lt;br&gt;&lt;br&gt; 칼란드 행성의 연방의원인 최시라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lt;br&gt;&lt;br&gt;&lt;br&gt; &quot;네, 네. 최시라 의원님의 개인적인 감상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악독한 범행은 벌어졌고, 갤럭시 캐피탈에서 엄중히 수사해야 할 일이라는 것은 변함 없습니다.&quot;&lt;br&gt;&lt;br&gt; &quot;은하연방의회 총회법전에 따라, 연방의원을 위협하는 범죄가 발생했을 때는 연방의회를 중단하게 되어있습니다.&quot;&lt;br&gt;&lt;br&gt; 퀸 의원의 노림수가 이거였다.&lt;br&gt; 퀸 의원은 저 총회법전의 내용을 이용해 칼란드 행성의 평화를 논의하는 은하연방의회를 중단시키려는 것이다.&lt;br&gt;&lt;br&gt;&lt;br&gt; &quot;따라서, 오늘 연방의회는 정회…&quot;&lt;br&gt;&lt;br&gt; &quot;사무엘 의장님께 한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quot;&lt;br&gt;&lt;br&gt; 사무엘 의장이 은하연방의회를 중단하려던 중에, 최시라 의원이 말을 끊었다.&lt;br&gt;&lt;br&gt;&lt;br&gt; &quot;저는 칼란드 행성의 연방의원으로서, 저를 타겟으로 한 테러행위의 범인들을 칼란드 행성으로 송환하여 처벌할 것을 정식으로 요청하는 바입니다.&quot;&lt;br&gt;&lt;br&gt; &quot;...&quot;&lt;br&gt;&lt;br&gt; &quot;은하연방의회 총회법전에는 연방의원에게 부여된 범죄자 송환 요청 권한이 명시되어 있지요.&quot;&lt;br&gt;&lt;br&gt;&lt;br&gt; 퀸 의원이 깔아 놓은 함정에 최시라 의원이 내놓은 수는 범죄자 송환 요청.&lt;br&gt;&lt;br&gt; 비록 연방의회가 중단되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적어도 퀸 의원이 아닌 자신이 이 사태를 조사할 수 있도록 주도권을 이끈 것이다.&lt;br&gt;&lt;br&gt;&lt;br&gt; &quot;......최시라 연방의원의 요청을 받아들입니다.&quot;&lt;br&gt;&lt;br&gt;&lt;br&gt; 사무엘 의장이 최시라 의원의 요청을 허가했고.&lt;br&gt;&lt;br&gt;&lt;br&gt; &quot;제 731회 은하연방의회를 정회합니다.&quot;&lt;br&gt;&lt;br&gt;&lt;br&gt; 갑작스럽게 은하연방의회가 종료되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quot;저희는 범인이 아니에요!!&quot;&lt;br&gt;&lt;br&gt; &quot;맞아요, 저희는 그저 물건 배달만 했을 뿐인걸요.&quot;&lt;br&gt;&lt;br&gt; &quot;......&quot;&lt;br&gt;&lt;br&gt; &quot;진정하십시오, 여러분. 저는 여러분들을 지키기 위해 범죄자 송환 요청이라는 권한을 사용한 것 뿐입니다.&lt;br&gt;&lt;br&gt; 최시라는 차분하게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lt;br&gt;&lt;br&gt;&lt;br&gt; &quot;만약 여러분들이 이대로 방위성 당국에게 끌려갔다면 감옥에 수감된 채로 조사를 받는, 여러분들이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 놓이게 되었을 것입니다.&quot;&lt;br&gt;&lt;br&gt; &quot;히익…&quot;&lt;br&gt;&lt;br&gt; &quot;하지만, 제 고향 행성인 칼란드로 가서 이 증거물품을 분석한다면 방위성 당국의 수사를 받지 않고도 무죄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quot;&lt;br&gt;&lt;br&gt; &quot;칼란드 행성이라면 무분별한 자원 채굴로 행성이 파괴되어 가는 곳이라고 들었어요.&quot;&lt;br&gt;&lt;br&gt; &quot;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연방의회에 그 안건을 회부하여 갤럭시 캐피탈로부터 도움을 얻고자 한 것이었습니다만… 보시다시피 말도 안되는 해프닝으로 결국 무산되어버렸지요.&quot;&lt;br&gt;&lt;br&gt; &quot;그럼 저희는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거죠?&quot;&lt;br&gt;&lt;br&gt; &quot;칼란드 행성의 남동진 내무장관을 찾아가세요. 그분이 여러분들을 도와줄 겁니다.&quot;&lt;br&gt;&lt;br&gt;&lt;br&gt; 한마디로 누명을 풀기 위해서는 칼란드 행성으로 가라, 이런 이야기였다. 어차피 우리가 거부할 수 있는 안건도 아닌 것 같았다.&lt;br&gt;&lt;br&gt;&lt;br&gt;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lt;br&gt; 그저 이 누명을 벗기기 위해 발버둥칠 뿐.&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quot;여기가 칼란드인가.&quot;&lt;br&gt;&lt;br&gt; 과도한 개발로 인해 황폐화된 행성. 그것이 최시라 의원의 고향 행성인 칼란드 행성이다.&lt;br&gt;&lt;br&gt; 우리는 유루미의 우주선을 타고 칼란드 행성의 우주선 착륙장에 도착했다. 우주선의 문을 열자마자 강한 모래바람이 우리들을 반겨주었다. &lt;br&gt;&lt;br&gt; 그중 몇몇 모래들은 내 입 속에 들어왔다.&lt;br&gt;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lt;br&gt;&lt;br&gt; 칼란드 행성의 풍경은 황토색 안개에 가려져 하늘에 떠있는 별은 커녕 내 눈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lt;br&gt;&lt;br&gt; 지구가 황사로 멸망한다면 왠지 이런 느낌이었을 것 같다. &lt;br&gt;&lt;br&gt;&lt;br&gt; &quot;거기, 너희! 칼란드 행성에 온 걸 환영한다!&quot;&lt;br&gt;&lt;br&gt; 우리들이 칼란드 행성에 발을 디디자마자, 웬 근육질의 남성이 우리를 향해 호쾌하게 인사해왔다. &lt;br&gt;&lt;br&gt; 검은 리젠트머리에 빨간 머리띠를 맨 그의 당찬 얼굴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샘솟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lt;br&gt;&lt;br&gt;&lt;br&gt; &quot;반갑군, 형제들이여! 남동진 내무장관님께 들었다. 내가 길을 안내하도록 하지! 하하!&quot;&lt;br&gt;&lt;br&gt; 남자의 안내에 따라 우리는 칼란드 거주지역에 들어섰다. 거칠게 포장된 길을 따라 걸으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lt;br&gt;&lt;br&gt;&lt;br&gt; &quot;아, 그러고보니 통성명을 안 했었군! 나는 칼란드 보급 담당 권강휘다!&quot;&lt;br&gt;&lt;br&gt; &quot;아 저는…&quot;&lt;br&gt;&lt;br&gt; &quot;하하, 너희들의 이름은 이미 알고있다네! 그야 우주해적을 4명이나 검거한 초초초초특급 유명인들이니까!&quot;&lt;br&gt;&lt;br&gt; &quot;그래요?! 그럼 여러 기사들도 나있었겠네요? 헬멧을 쓴 멋진 남자의 활약이 써져있었나요?&quot;&lt;br&gt;&lt;br&gt; &quot;날개를 휘날리며 작전을 지휘한 위대한 새도요?&quot;&lt;br&gt;&lt;br&gt; &quot;너네 왜 그거에 집착하는건데…&quot;&lt;br&gt;&lt;br&gt; &quot;하하하! 남의 평가에 집착하는 건 좋지않다네 친구들!&quot;&lt;br&gt;&lt;br&gt;&lt;br&gt; 나는 칼란드의 포장된 도로를 걸으며 권강휘에게 궁금했던 칼란드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 물어보았다.&lt;br&gt;&lt;br&gt;&lt;br&gt; &quot;칼란드의 상황은 어떤가요?&quot;&lt;br&gt;&lt;br&gt; &quot;솔직히 말하면 상황이 좋다고는 볼 수 없네.&quot;&lt;br&gt;&lt;br&gt; 내 물음에 권강휘가 호쾌하게 웃던 방금 전과 달리 사뭇 진지한 말투로 칼란드의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lt;br&gt;&lt;br&gt;&lt;br&gt; &quot;칼란드는 현재 자원회사와의 전쟁 상황에 놓여있다. 칼란드 거주지역의 주민연합과 자원을 채굴하려는 자원회사와의 충돌로 인해 영토가 분단되었지.&quot;&lt;br&gt;&lt;br&gt; &quot;정확히 어떤 충돌이요?&quot;&lt;br&gt;&lt;br&gt; &quot;과거 칼란드의 집권세력이 자원회사에게 칼란드의 자원채굴권을 팔아넘겼다. 이로 인해 주민연합이 반발감에 자원회사에 저항했고, 자원회사는 주민연합을 적으로 인식하고 결국 전쟁이 일어나고 말았다. 그래서 이렇게 된거다.&quot;&lt;br&gt;&lt;br&gt; &quot;그 과거 칼란드의 집권세력이란건…&quot;&lt;br&gt;&lt;br&gt; &quot;퀸 의원, 그 쓰레기같은 자식 때문이다.&quot;&lt;br&gt;&lt;br&gt; &quot;......&quot;&lt;br&gt;&lt;br&gt; &quot;그래서 이번 은하연방의회에서 자원회사와 관련된 갈등을 해결하려 했는데……&quot;&lt;br&gt;&lt;br&gt; &quot;퀸 의원이 방해를 한거군요.&quot;&lt;br&gt;&lt;br&gt; &quot;그래, 아직도 퀸 의원은 칼란드에 불만이라도 있는지 기어코 우리들이 평화를 누릴 기회를 무산시켰다. 거기에 재수없게 너희들이 휘말리게 된거고.&quot;&lt;br&gt;&lt;br&gt; 칼란드의 상황을 이야기하던 권강휘의 표정이 점점 분노로 가득찼다. &lt;br&gt;&lt;br&gt; 권강휘뿐만 아닌 길을 걷는동안 마주치는 다른 칼란드 행성의 주민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다들 우울하고 분한 표정이었다.&lt;br&gt;&lt;br&gt; 아무래도 다들 이번 은하연방의회를 기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lt;br&gt;&lt;br&gt; &lt;br&gt; &quot;아무튼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고, 자원회사의 채굴권 독점으로 인해 현재 칼란드 행성은 소멸할 위기에 처해있다. 지질학자님이 분화구에서 자원을 구하고 있지만 슬슬 한계거든.&quot;&lt;br&gt;&lt;br&gt; &quot;그렇군요.&quot;&lt;br&gt;&lt;br&gt; &quot;이대로 가다간 진짜 칼란드 행성은 끝이다. 이 사태를 해결해줄 초초초초특급 영웅이 등장해주면 좋겠지만, 그럴리는 없겠지.&quot;&lt;br&gt;&lt;br&gt; &quot;그럼 저희가 도와드리면 되죠!&quot;&lt;br&gt;&lt;br&gt; 은마루가 특유의 자신감을 내뿜으며 권강휘에게 콧김을 내뿜었다.&lt;br&gt;&lt;br&gt; 그런 은마루의 자신감을 우롄이 단번에 잘라냈다.&lt;br&gt;&lt;br&gt;&lt;br&gt; &quot;안돼, 은마루.&quot;&lt;br&gt;&lt;br&gt; &quot;왜 우롄아! 우리가 자원회사 사람들에게 가서 빠방하고 해결해주면 되는거 아냐?&quot;&lt;br&gt;&lt;br&gt; &quot;아까 칼란드의 영토가 분단되었다고 했잖아. 그렇다는 얘기는 자원회사 쪽으로 가려면 각종 전쟁시설을 뚫고 가야한다는 건데, 가능하겠어?&quot;&lt;br&gt;&lt;br&gt; &quot;......최대한 무해함을 표시해보는건?&quot;&lt;br&gt;&lt;br&gt; &quot;되겠냐?&quot;&lt;br&gt;&lt;br&gt; &quot;아무리 모험을 좋아한다지만 그건 천국으로의 모험이야, 마루야.&quot;&lt;br&gt;&lt;br&gt;&lt;br&gt; 자신들이 도와주자는 희망찬 소리를 해대는 은마루를 향해 우롄과 선창이 극구 반대했다.&lt;br&gt;&lt;br&gt;&lt;br&gt; &quot;걱정은 고맙지만, 소년! 우리들도 노력하고 있으니까 언젠간 과거처럼 푸른 빛을 보게 될 수 있을거다!&quot;&lt;br&gt;&lt;br&gt;&lt;br&gt; 권강휘는 애써 웃으며 손으로 따봉 표시를 지었다.&amp;nbsp;&amp;nbsp;&lt;br&gt;&lt;br&gt; 하지만 나는 알고있었다. &lt;br&gt; 저 웃음은 그저 자신의 근심을 우리에게 숨기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lt;br&gt;&lt;br&gt;&lt;br&gt; 칼란드 행성의 푸른 빛이라.&lt;br&gt; 언젠가, 그 빛을 되찾을 날이 올까?&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lt;br&gt; 권강휘의 안내에 따라 지휘 본부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남동진 내무장관을 찾았다.&lt;br&gt;&lt;br&gt; 최시라 의원에게 소식을 전해들은 남동진 내무장관은 우리를 반겨주었다.&lt;br&gt;&lt;br&gt; 나는 곧바로 증거품인 '최시라 의원의 소포(였던 폭탄)'을 남동진 내무장관에게 건넸고 곧바로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lt;br&gt;&lt;br&gt; &lt;br&gt; &quot;분석까지는 적어도 30분정도는 걸리니까 조금만 기다려줘요.&quot;&lt;br&gt;&lt;br&gt; 분석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권강휘의 보급창고에서 물자 몇 개를 구매했다.&lt;br&gt;&lt;br&gt; &lt;br&gt; &quot;오옷! 형제, 역시 통이 크군!&quot;&lt;br&gt;&lt;br&gt; 권강휘가 판매하는 물품들 중 도움이 될 만한 것들만 구매했다. 자잘한 플러그인 몇 개와 언더시티에서 구매했었던 수갑 같은 것들이었다.&lt;br&gt;&lt;br&gt;&lt;br&gt; “이 수갑, 제법 유용하던데요.”&lt;br&gt;&lt;br&gt; “그럼! 이 수갑들은 우리 칼란드 행성에서 개발한 물품이거든!”&lt;br&gt;&lt;br&gt; “아, 그래요?”&lt;br&gt;&lt;br&gt; “전쟁을 준비하다보니, 이런 호신 용품이나 전투 무기 같은 것도 우리 칼란드 행성에서 생산해내고 있거든. 원래 이런 행성은 아니었는데 말이지…”&lt;br&gt;&lt;br&gt; 뭐가 어찌 됐든, 이 수갑만큼은 꽤나 유용하게 쓰고 있다. 우주 방위군 호출 기능은 물론, 착용자의 신체 능력 저하와 능력 사용 불가 효과까지 달려있어 우주해적들의 반격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 엄청난 장점이었다.&lt;br&gt;&lt;br&gt; 그 외에 다른 무기같은 것도 있다면 사고싶었지만 전쟁에 사용해야 할 물품들이 대다수라 내가 산 물품들 이외에는 구매할 수 없다고 했다.&lt;br&gt;&lt;br&gt; 이에 내가 실망한 기색을 보이자 권강휘가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lt;br&gt;&lt;br&gt;&lt;br&gt; &quot;형제, 대신 나중에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보급하러 가주겠네, 와하하!&quot;&lt;br&gt;&lt;br&gt; &quot;됐어요, 칼란드 행성이나 잘 지켜주세요.&quot;&lt;br&gt;&lt;br&gt; &quot;헹, 그거야 당연한거 아니겠어? 바로 이 정예슬님이 있으니까 걱정따위 없어.&quot;&lt;br&gt;&lt;br&gt;&lt;br&gt;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자신을 정예슬님이라고 지칭하는 갈색 머리칼의 여자였다.&lt;br&gt;&lt;br&gt; &lt;br&gt; &quot;사령관님! 오셨습니까!&quot;&lt;br&gt;&lt;br&gt; &quot;어, 잠깐 동진이 보러왔어.&quot;&lt;br&gt;&lt;br&gt; 권강휘가 허리를 135도정도 꺾으며 깍듯이 인사했다. &lt;br&gt;&lt;br&gt; 정예슬 사령관이 가볍게 권강휘의 인사를 손짓으로 받아내고선, 나를 지긋이 바라보았다.&lt;br&gt;&lt;br&gt; &lt;br&gt; &quot;음, 자네가 바로 최시라 의원님을 시해하려던 일당 중 한 명이군. 생각보다 비리비리해보이는데.&quot;&lt;br&gt;&lt;br&gt; &quot;사령관님! 잘못된 정보입니다! 형제는 최시라 의원님을 시해하려던게 아닌…&quot;&lt;br&gt;&lt;br&gt; &quot;킥킥, 알고있어. 이런 약해보이는 녀석이 최시라 의원님을 시해할 수 있겠어? 길 가다가 픽하고 쓰러질 것 같은데 말야.&quot;&lt;br&gt;&lt;br&gt; 뭐지? 시비 거는건가?&lt;br&gt;&lt;br&gt; 내가 아공간에서 총을 꺼낼까 고민하던 그 때, 지휘실에서 누군가가 우리를 부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의 주인은 남동진 내무장관이었다.&lt;br&gt;&lt;br&gt;&lt;br&gt; 소포 분석이 완료된 모양이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lt;br&gt; &quot;이 폭탄, 채굴현장에서 쓰이는 공업용 폭탄입니다.&quot;&lt;br&gt;&lt;br&gt; 남동진 내무장관이 곧바로 폭탄의 근원을 밝혔다. 폭탄의 정체는 단순한 채굴현장에서 쓰이는 공업용 폭탄이었다. 잠깐, 그렇다면.&lt;br&gt;&lt;br&gt;&lt;br&gt; &quot;범인은 역시 자원회사놈들이군. 윗대가리부터 잡겠다는 전략이었던건가. 우리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지.&quot;&lt;br&gt;&lt;br&gt; 정예슬 사령관이 이야기를 듣고 굳은 표정이 되었다. 그 후 그녀는 빠른 발걸음으로 문 쪽으로 향했다.&lt;br&gt;&lt;br&gt; 당장이라도, 전쟁을 일으킬 것만 같은 얼굴이었다.&lt;br&gt;&lt;br&gt;&lt;br&gt; &quot;잠깐만요! 이 폭탄이 정말 자원회사 것인지는 모르는거잖아요!&quot;&lt;br&gt;&lt;br&gt; &quot;앙? 이런 더러운 술수를 쓰는 놈들이야, 뻔하지. 그놈들이 최시라 의원을 먼저 암살하고 그 틈을 타 전쟁에서 승리할 계획이었던거야.&quot;&lt;br&gt;&lt;br&gt; &quot;하지만…&quot;&lt;br&gt;&lt;br&gt; 우롄이 다른 경우의 수를 제기했지만, 정예슬은 이를 묵살하고 자원회사의 짓이라고 단정지었다.&lt;br&gt;&lt;br&gt;&lt;br&gt; &quot;정예슬 사령관, 저도 이 학생에게 동의합니다.&quot;&lt;br&gt;&lt;br&gt; &quot;뭐?&quot;&lt;br&gt;&lt;br&gt; 하지만, 남동진 내무장관이 입을 열어 우롄의 의견에 동의했다.&lt;br&gt;&lt;br&gt;&lt;br&gt; &quot;이 물건이 자원회사의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은 없으니까요.&quot;&lt;br&gt;&lt;br&gt; &quot;그렇다면 어떻게 자원회사의 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죠?&quot;&lt;br&gt;&lt;br&gt; &quot;양자 역학 조사를 해본다면 이 물건이 스쳐간 과거 위치를 특정할 수 있습니다.&quot;&lt;br&gt;&lt;br&gt; &quot;그렇다면, 일단 해봐요! 자원회사의 것이 아니라면 전쟁을 다시 시작할 이유도 없어지는 거니까요!&quot;&lt;br&gt;&lt;br&gt; &quot;그럼 지금 바로 조사에 착수하겠습니다. &quo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양자 역학 조사의 결과가 나왔다.&lt;br&gt; 결론적으로, 자원회사의 물건은 아니었다.&lt;br&gt;&lt;br&gt;&lt;br&gt; &quot;알았다, 이번 사태는 자원회사 놈들과는 관계없다 이거지.&quot;&lt;br&gt;&lt;br&gt; &quot;아무래도 그렇죠.&quot;&lt;br&gt;&lt;br&gt; 정예슬 사령관은 폭탄이 자원회사의 것이 아님을 확인했음에도,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lt;br&gt;&lt;br&gt;&lt;br&gt; &quot;하지만 아무리 이 물건이 자원회사의 것이 아니더라도, 이대로라면 자원회사 놈들과의 전쟁은 불가피해.&quot;&lt;br&gt;&lt;br&gt; &quot;......&quot;&lt;br&gt;&lt;br&gt; &quot;그리고 내 분석에 따르면 적어도 2일 안에는 다시 전쟁이 발발하게 될거다.&quot;&lt;br&gt;&lt;br&gt;&lt;br&gt; 정예슬 사령관은 단언했다.&lt;br&gt;&lt;br&gt;&lt;br&gt; &quot;칼란드 행성의 끝도 머지 않았다는 거다.&quot;&lt;br&gt;&lt;br&gt;&lt;br&gt; 자신들의 절망적인 미래가 머지 않았다고.&lt;br&gt;&lt;br&gt;&lt;br&gt; &quot;우리 행성의 평화를 위해서라면, 나는 험난한 전쟁터로도 뛰어들 수 있다. 모두의 평화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가시밭길도 헤쳐나갈 수 있다.&quot;&lt;br&gt;&lt;br&gt;&lt;br&gt; 그 미래를 어떤 수를 써서라든 막기 위해, 그녀는 자신의 기치(旗幟)를 내세우며 결의를 다졌다.&lt;br&gt;&lt;br&gt;&lt;br&gt; &quot;설령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칼란드 행성은 내가 꼭 지키고 말거다.&quot;&lt;br&gt;&lt;br&gt;&lt;br&gt; 정예슬 사령관이 문을 박차고 자신의 전쟁터로 향했다.&lt;br&gt;&lt;br&gt;&lt;br&gt; 밖으로 향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나는 남동진 내무장관에게 폭탄의 근원에 대해 다시 되물었다.&lt;br&gt; &lt;br&gt;&lt;br&gt; &quot;아무튼 그래서, 이 폭탄의 범인이…&quot;&lt;br&gt;&lt;br&gt; &quot;네, 이 소포의 주인은 퀸 의원도, 자원회사도 아닌.&quot;&lt;br&gt;&lt;br&gt;&lt;br&gt; 최시라 의원을 암살하려고 시도한 이는. &lt;br&gt;&lt;br&gt;&lt;br&gt; &quot;스캐빈저 해적, 입니다.&quot;&lt;br&gt;&lt;br&gt;&lt;br&gt; 우리들의 목표, 우주해적이었다.&lt;br&gt; 스캐빈저 해적 편준범과의 전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lt;br&gt;&lt;br&gt; 우리들도 우리들만의 전쟁터로 향할 시간이었다.&lt;br&gt;&lt;br&gt;&lt;/p&gt;</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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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hor>김끼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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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3 Oct 2025 03:19:57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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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은하고another 13화 - 은하연방의회</title>
      <link>https://ggiung1210.tistory.com/9</link>
      <description>&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본 소설은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초고입니다.&lt;br&gt;&lt;br&gt;따라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설정 및 전개 방식에 있어 상이할 수 있습니다.&lt;br&gt;&lt;br&gt;또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를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EE2323;&quot;&gt;강력한 스포일러&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가 될 수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lt;/span&gt;&lt;br&gt;&lt;br&gt;현재 연재 중인 소설은 &lt;a href=&quot;https://novelpia.com/novel/310587&quot; target=&quot;_blank&quot;&gt;&lt;span&gt;노벨피아&lt;/span&gt;&lt;/a&gt;에서 열람 가능합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gt;&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 &quot;그래서, 너희들은 지구가 파괴된 것에 대해서 아는게 있나?&quot;&lt;br&gt;&lt;br&gt; 정신이 든 마그넷 해적들을 향해, 나는 생긋 웃으며 물었다.&lt;br&gt;&lt;br&gt;&lt;br&gt; &quot;우리가 왜 너희들의 말을 들어줘야하지? 너희같은 방해꾼들에게 해줄 말은 없어.&quot;&lt;br&gt;&lt;br&gt; &quot;맞아! 우리 선우자기를 아프게 해놓고!&quot;&lt;br&gt;&lt;br&gt; 하지만 마그넷 해적들은 비협조적이었다. 아무래도…&lt;br&gt;&lt;br&gt;&lt;br&gt; &quot;그 말을 머리에 구멍이 뚫려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quot;&lt;br&gt;&lt;br&gt;&lt;br&gt; 현재 자신들의 처지를 모르는 모양이었다.&lt;br&gt;&lt;br&gt; 나는 안보영의 머리에 [스나이퍼건]의 총신을 겨눴다.&lt;br&gt;&lt;br&gt; 자, 충격과 공포의 시간이다. 이 그지깽깽이들아.&lt;br&gt; 지금부터 진실게임을 시작한다.&lt;br&gt;&lt;br&gt;&lt;br&gt; &quot;진실을 말한다면 살려주지, 그렇지 않으면 쏘겠어.&quot;&lt;br&gt;&lt;br&gt; &quot;보영자기!!!&quot;&lt;br&gt;&lt;br&gt;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죽는 게임.&lt;br&gt;&lt;br&gt; 연선우가 경악한 표정으로 울부짖었다. 그리고 안보영이 두려운 표정으로 공포에 떨었다.&lt;br&gt;&lt;br&gt;&lt;br&gt; &quot;네 보영자기 죽는 꼴 보고싶지 않으면 얼른 말해.&quot;&lt;br&gt;&lt;br&gt; &quot;알겠다, 대신 보영자기 대신 나를 조준해줘.&quot;&lt;br&gt;&lt;br&gt; &quot;안돼! 우리 선우자기가 위험에 빠지는 것보다는…&quot;&lt;br&gt;&lt;br&gt; &lt;br&gt; 탕-!!&lt;br&gt;&lt;br&gt; &lt;br&gt; &quot;시간 없으니까 빨리 말해라. 진짜 더 끌면 죽여버리게.&quot;&lt;br&gt;&lt;br&gt; 나는 허공에 공포탄을 쏘듯, 탄환을 발사해 격발음을 냈다.&lt;br&gt;&lt;br&gt;&lt;br&gt; &quot;그래서, 너희는 지구가 파괴된 것에 대해 아는것이 있나?&quot;&lt;br&gt;&lt;br&gt; &quot;없… 없다.&quot;&lt;br&gt;&lt;br&gt; &quot;다?&quot;&lt;br&gt;&lt;br&gt; &quot;없습니다.&quot;&lt;br&gt;&lt;br&gt; &quot;그럼 너는?&quot;&lt;br&gt;&lt;br&gt; &quot;저도 없어요오…&quot;&lt;br&gt;&lt;br&gt;&lt;br&gt; 진작에 이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lt;br&gt; 역시 최고의 대화수단은 언제나 총인 셈이다.&lt;br&gt;&lt;br&gt; 물론 옆에서 크루원들이 날 경멸하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lt;br&gt;&lt;br&gt;&lt;br&gt; &quot;쓰레기…&quot;&lt;br&gt;&lt;br&gt; &lt;br&gt; 크루원들이 내게 쓰레기라는 프레임을 씌우려 하는 것을 애써 모르는 체하고 우주해적들에게 다른 질문을 물었다.&lt;br&gt;&lt;br&gt;&lt;br&gt; &quot;그럼 플러그인 같은거 있나?&quot;&lt;br&gt;&lt;br&gt; &quot;그… 그건 왜요?&quot;&lt;br&gt;&lt;br&gt; &quot;왜긴 왜야, 훔쳐가려고.&quot;&lt;br&gt;&lt;br&gt;&lt;br&gt; 그렇게 해서 받은 플러그인은…&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극성 플러스 탄환] &lt;br&gt; 공격력이 미약하게 상승합니다. 극성 마이너스 탄환과 같이 장착하면 효과가 배가 됩니다.&lt;br&gt;&lt;br&gt; '더이상 떨어지고 싶지 않아.'&lt;br&gt; &amp;lt;붉은 마그넷 해적의 기억&amp;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극성 마이너스 탄환] &lt;br&gt; 재장전 시간이 미약하게 감소합니다. 극성 플러스 탄환과 같이 장착하면 효과가 배가 됩니다.&lt;br&gt;&lt;br&gt; '더이상 잃고 싶지 않아.'&lt;br&gt; &amp;lt;푸른 마그넷 해적의 기억&amp;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이 두 개의 플러그인이다. &lt;br&gt; 각각 탄환의 공격력을 올려주고, 재장전 시간을 줄여주는 능력이며, 같이 낄 때 더 빛을 발하는 듯하다. 앞으로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lt;br&gt;&lt;br&gt;&lt;br&gt; '그러고보니, 우주해적들을 무찌를 때마다 플러그인을 얻었었네.'&lt;br&gt;&lt;br&gt; 숭숭은 [분리수거함], 강우빈은 [분노의 펀치], 윤세아는 [행운의 캐피부적], 그리고 연선우와 안보영은 [극성 플러스 탄환]과 [극성 마이너스 탄환].&lt;br&gt;&lt;br&gt; 어째서 총을 사용하지 않는 우주해적들이 플러그인을 가지고 있는거지?&lt;br&gt;&lt;br&gt; 잘은 모르겠지만, 무언가 플러그인에 숨겨진 비화라도 있는 걸까.&lt;br&gt;&lt;br&gt;&lt;br&gt; &quot;우주해적들을 감옥으로 이송하러 왔습니다.&quot;&lt;br&gt;&lt;br&gt; 어느덧 우주해적들을 이송할 시간이 되자, 우주방위군이 도착했다.&lt;br&gt;&lt;br&gt;&lt;br&gt; &quot;선우자기… 이대로 우리 헤어지는거야…?&quot;&lt;br&gt;&lt;br&gt; &quot;괜찮아, 감옥에서도 우리 둘이 힘을 합치면…&quot;&lt;br&gt;&lt;br&gt; &quot;아, 얘네 꼭 각 방에 따로 수감해주세요. 둘이 같이 있으면 어떤 일을 벌일지 몰라서…&quot;&lt;br&gt;&lt;br&gt; &quot;예, 알겠습니다.&quot;&lt;br&gt;&lt;br&gt; &quot;엣?&quot;&lt;br&gt;&lt;br&gt; &quot;엉?&quot;&lt;br&gt;&lt;br&gt; 너희는 공생관계가 아니단 말이다.&lt;br&gt; 좀 떨어져서 살아.&lt;br&gt; &lt;br&gt; 연선우와 안보영이 서로에게 다가가 달라붙으려 했지만, 우주방위군이 둘을 억지로 떼놓으며 우주선으로 강제 이송시켰다.&lt;br&gt;&lt;br&gt; 우주해적선에 두 명의 비명이 울려퍼졌다.&lt;br&gt; 듣기 좋았다.&lt;br&gt; &lt;br&gt; 아무튼 이걸로 마그넷 해적 둘은 검거했고, 졸업까지 잡아야 할 우주해적은 앞으로 6명이나 더 남았다.&lt;br&gt;&lt;br&gt; 그 중에서 지구를 파괴한 우주해적이 있기를 바라며, 나는 다음 무대로의 전진을 이어갔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quot;저희 바바나 행성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quot;&lt;br&gt;&lt;br&gt; 바바나 행성의 관리자, 바바멘토 이세빈이 휘날리는 머리칼을 앞으로 내밀며 고개를 숙였다. 감사의 표시였다.&lt;br&gt;&lt;br&gt;&lt;br&gt; &quot;뭐 저희는 원래 잡아야할 놈들을 족친 것 뿐인걸요. 구한 것까지야…&quot;&lt;br&gt;&lt;br&gt; &quot;과연, 넓은 아량까지 지니셨군요. 하지만 바바나 행성을 우주해적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주신 것만으로도 저희에겐 큰 은혜입니다.&quot;&lt;br&gt;&lt;br&gt; 그녀에게서, 우리를 향한 고마움이 진심으로 드러났다.&lt;br&gt;&lt;br&gt;&lt;br&gt; &quot;감사의 표시로, 이걸 드리겠습니다.&quot;&lt;br&gt;&lt;br&gt; &quot;이건…?&quot;&lt;br&gt;&lt;br&gt; 바바멘토 이세빈이 건넨 물건은 위쪽에는 탄환이 나가는 총신이, 아래쪽에는 적을 벨 수 있는 칼날로 이루어진 총과 검을 합친 무기였다.&lt;br&gt;&lt;br&gt; &quot;제가 한 때 사용했던 무기인 [소드건]입니다. 우주해적을 소탕하고 다니시는 여러분들께 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하였습니다.&quot;&lt;br&gt;&lt;br&gt; 나는 이세빈이 건넨 무기를 조심히 받아 살짝 휘둘러보았다. &lt;br&gt;&lt;br&gt; 무기를 휘두르자, 총신에서는 에너지 탄환이 뻗어나갔고, 칼날에서는 검기가 발산되어 바닥에 있던 나뭇잎을 단숨에 쓸어버렸다.&lt;br&gt;&lt;br&gt; 무협소설에서만 보던 검기(劍氣)를 실제로 쓰게 될 줄은 몰랐다.&lt;br&gt;&lt;br&gt;&lt;br&gt; &quot;그리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다음 바바나 행성 방문부터는 바바나 행성 투어를 무료로 제공해드리겠습니다.&quot;&lt;br&gt;&lt;br&gt; &quot;오오오!! 감사합니다 바바멘토님!!&quot;&lt;br&gt;&lt;br&gt; &quot;다시 한 번, 저희 행성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quot;&lt;br&gt;&lt;br&gt; &lt;br&gt; 이세빈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여 우리를 향해 예우를 갖춰 배웅했다. &lt;br&gt;&lt;br&gt; 그런 그녀의 배웅을 받으면서, 우리는 다음 우주해적을 찾기 위해, 정거장으로 향했다.&lt;br&gt; &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quot;은하고 여러분들! 제가 놀라운 소식을 들었답니다!!&quot;&lt;br&gt;&lt;br&gt; “오, 이유리 기자님. 전에 바바나 행성에서 뵀었죠.”&lt;br&gt;&lt;br&gt;&lt;br&gt; 바바나 행성에서의 수학여행을 끝마치고, 우리는 갤럭시 캐피탈의 정거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은하고에 가서 다음 우주해적의 정보를 얻으려 했지만…&lt;br&gt;&lt;br&gt;&lt;br&gt; &quot;여러분들이랑 관련된 아주 중요한 정보에요!!&quot;&lt;br&gt;&lt;br&gt;&lt;br&gt; 이유리 기자가 급하게 우리들을 막아세웠다. 그리고, 필사적인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냈다. 근데 원래 이런 성격이셨나?&lt;br&gt;&lt;br&gt;&lt;br&gt; &quot;놀라운 소식이요? 지구인인 제가 초미남으로 밝혀져 여러 우주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있다는 이야긴가요?&quot;&lt;br&gt;&lt;br&gt; &quot;그런 얘기를 네 입으로 하는거야…?&quot;&lt;br&gt;&lt;br&gt; 내가 가벼운 농담을 꺼내자, 우롄이 극혐하는 표정으로 받아쳤다.&lt;br&gt;&lt;br&gt;&lt;br&gt; &quot;대장, 그건 아냐. 헬멧을 쓴 멋쟁이 은하고 소년이 활약했다는 얘기면 몰라도.&quot;&lt;br&gt;&lt;br&gt; &quot;거기 구석에 멋있게 날개를 휘날리는 내 얘기도 적혀있을거야.&quot;&lt;br&gt;&lt;br&gt; &quot;니들 부끄러우니까 제발 다 닥쳐주면 안될까…&quot;&lt;br&gt;&lt;br&gt; 내 농담에 은마루와 선창이 덧붙였다. 우롄은 진짜 바퀴벌레라도 본 듯한 표정이었고, 이유리 기자님은 그저 &quot;하하하…&quot; 하며 웃으실 뿐이었다.&lt;br&gt;&lt;br&gt;&lt;br&gt; &quot;아무튼, 제가 들은 놀라운 사실은 은하연방의회에 대한 소식이에요!&quot;&lt;br&gt;&lt;br&gt;&lt;br&gt; 은하연방의회.&lt;br&gt;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뭐 한사랑산악회 비슷한건가 싶었다.&lt;br&gt;&lt;br&gt;&lt;br&gt; &quot;그게 뭔데요?&quot;&lt;br&gt;&lt;br&gt; &quot;은하연방의회는 은하계 최정상들만 모이는 아주 신성하고 엄숙한 곳이야.&quot;&lt;br&gt;&lt;br&gt; &quot;거기에는 우주의 각종 연방의원들부터 시작해 엄청난 업적을 이룬 위인들과 특별한 능력을 가진 자들만 초대받을 수 있지.&quot;&lt;br&gt;&lt;br&gt;&lt;br&gt; 한 마디로 이 우주의 정상회담 같은 느낌이었다. 정상회담에 대한 놀라운 소식을 굳이 우리에게 알려주려고 찾아왔다는 건……&lt;br&gt;&lt;br&gt;&lt;br&gt; &quot;거기 최정상들 중 한 명이 사실 우주해적이었던 거군요! 아니면 우주해적이랑 내통했다던가!&quot;&lt;br&gt;&lt;br&gt; &quot;네?&quot;&lt;br&gt;&lt;br&gt; &quot;아닌가요?&quot;&lt;br&gt;&lt;br&gt; &quot;네.&quot;&lt;br&gt;&lt;br&gt; &quot;……아님말고.&quot;&lt;br&gt;&lt;br&gt;&lt;br&gt; 그렇다면 대체 우리랑 그 은하연방의회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걸까.&lt;br&gt;&lt;br&gt;&lt;br&gt; &quot;그 은하연방의회에 은하고 크루원 여러분들이 초대되었다고해요!&quot;&lt;br&gt;&lt;br&gt; &quot;네?&quot;&lt;br&gt;&lt;br&gt; &quot;네?!&quot;&lt;br&gt;&lt;br&gt; &quot;네에에에에에?!!!!&quot;&lt;br&gt;&lt;br&gt;&lt;br&gt; 다들 이유리 기자의 말에 깜짝 놀란 표정으로 얼빠진 소리를 냈다. 그리고 오직 나만이 그들의 반응에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lt;br&gt;&lt;br&gt;&lt;br&gt; &quot;그게… 왜?&quo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은하연방의회는 각국의 행성 대표들과 중요한 인물들이 오고가는 아주 중요한 행사. &lt;br&gt;&lt;br&gt; 그곳에 초대받는 자는 대부분 은하의 고위직 간부들뿐이며 일반인이 초대되는 경우는 매우 극히 드물다고 한다.&lt;br&gt;&lt;br&gt; 그런 은하연방의회에 '고작 일개 고등학생일 뿐인 4명이 초대되었다'라는 건 이 은하를 통틀어서도 거의 없을 일이라고는 하는데…&lt;br&gt;&lt;br&gt; 나는 애초에 이 우주의 규칙조차 생소해서 이게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 싶었다.&lt;br&gt;&lt;br&gt; 오히려 더 빨리 불러줬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우주에서 범죄를 일삼는 위험한 놈들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업적이니.&lt;br&gt;&lt;br&gt; 다만 무덤덤한 나와 달리, 크루원들은 하도 긴장했는지 온몸을 발발 떨며 은하연방의회가 열리는 메가시티 중앙의 시청으로 향하고 있었다.&lt;br&gt;&lt;br&gt;&lt;br&gt; &quot;은하연방의회면 각종 행성 대표분들이 우리를…!!&quot;&lt;br&gt;&lt;br&gt; &quot;내 고향 행성 사람들도 못 나가본 곳을 내가 가게 되다니, 좀 긴장되는걸.&quot;&lt;br&gt;&lt;br&gt; &quot;뿔이 없다고 누가 욕하는 건 아니겠지…?&quot;&lt;br&gt;&lt;br&gt; 다들 긴장을 못숨기고 표정에 걱정을 드러내며 몸을 고장난 기계마냥 삐걱삐걱 움직였다. &lt;br&gt;&lt;br&gt; 우롄은 “뿔…” 같은 영문 모를 혼잣말을 반복했고, 선창은 아바타는 차분하나 본체는 우왕좌왕하며 깃털을 뿜어냈으며, 은마루는 이건 꿈일거라며 볼을 꼬집으려고 했다. 물론 헬멧에 가로막혔다.&lt;br&gt;&lt;br&gt; 다들 넋이 나가 정신을 못차리고 있을 때, 나만이 제정신인 상태로 걸어나갔다. 그런 나를 이유리 기자가 조용히 주시했다.&lt;br&gt;&lt;br&gt; 그런 그녀에게 하나 묻고 싶은 질문이 있었지만, 나는 일단 가슴 속에 묻어둔채 다른 질문을 꺼냈다.&lt;br&gt;&lt;br&gt; &lt;br&gt; &quot;은하연방의회에서는 뭘 하나요?&quot;&lt;br&gt;&lt;br&gt; &quot;주로 각 행성의 대표들끼리의 정치적 다툼이나 문제를 해결하고, 더 좋은 행성을 만들기 위한 토론을 진행하죠.&quot;&lt;br&gt;&lt;br&gt; &quot;그렇군요, 그럼 저희는 거기 가서 뭘 하면 되는거죠?&quot;&lt;br&gt;&lt;br&gt; &quot;듣기로는 우주해적 검거 건에 대하여 평화훈장 수여식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해요. 그것만 받으시고 퇴장하시면 끝이에요.&quot;&lt;br&gt;&lt;br&gt; &quot;뭐야, 별거 아니잖아? 굳이 쫄아있을 필욘 없었네.&quot;&lt;br&gt;&lt;br&gt; &lt;br&gt; 이유리 기자님과 대화를 가볍게 나누다보니, 어느새 은하연방의회가 열리는 시청 로비에 도착했다. &lt;br&gt;&lt;br&gt; 처음 봤을 때 시청주제에 되게 크다며 놀랐던 그 시청이었다. 여기서 최정상들만 모이는 의회가 열리는거라면 시청의 거대한 규모가 나름 납득이 됐다.&lt;br&gt;&lt;br&gt; 여기서 첫 신분증을 만들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우주해적 넷을 잡고 다시 오니 기분이 묘했다.&lt;br&gt;&lt;br&gt;&lt;br&gt; 아무튼, 우리는 의회장으로 들어가는 거대한 문 앞에 섰다.&lt;br&gt;&lt;br&gt; 이유리 기자님은 초대받지 못하셔서 이 앞으로는 우리들만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는 가볍게 검문을 마치고 안으로 향했다.&lt;br&gt;&lt;br&gt;&lt;br&gt; &quot;이곳에서는 정숙하셔야 하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주십시오.&quo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은하연방의회가 열리는 본회의장.&lt;br&gt; 그곳에서 우리는 가장 눈에 띄는 중앙 무대에 섰다.&lt;br&gt;&lt;br&gt;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애써 차분한 표정으로 묵묵히 서있었다. 그래도 다들 아까처럼 다리를 부르르 떨진 않았다.&lt;br&gt;&lt;br&gt; 전에 곽재형 선생님에게 들은 적이 있는 은하고등학교의 교장이자, 이 갤럭시 캐피탈의 연방의원, 그리고 이 은하연방의회의 의장인 사무엘이 먼저 우리의 앞으로 나섰다.&lt;br&gt;&lt;br&gt;&lt;br&gt; &quot;은하계 연방을 대표하는 의원님들 모두 환영합니다.&quot;&lt;br&gt;&lt;br&gt; 사무엘은 얼핏 세어봐도 100은 족히 넘는 인원들을 바라보며 인자한 미소와 함께 안경을 치켜올리며 말했다.&lt;br&gt;&lt;br&gt;&lt;br&gt; &quot;그럼 지금부터, 제 731회 은하연방의회를 시작합니다.&quot;&lt;br&gt;&lt;br&gt; 공중애 둥둥 뜬 수 백개의 관중석에서 우렁찬 박수가 울려퍼졌다.&lt;br&gt;&lt;br&gt;&lt;br&gt; 짝짝짝짝짝-!&lt;br&gt;&lt;br&gt; 개중에는 &quot;사무엘 잘생겼다!!!&quot; 같은 소리도 하나 섞여있었다.&lt;br&gt; 뭔데 저거.&lt;br&gt;&lt;br&gt;&lt;br&gt; &quot;이번 제 731회 은하연방의회에서는 칼란드 행성의 전쟁에 대한 안건을 주로…&quot;&lt;br&gt;&lt;br&gt; 사무엘은 우리를 소개하기 전에, 먼저 이 의회가 열린 목적을 설명했다. 칼란드 행성과 관련된 안건…이라는데, 관심도 없어서 그냥 흘려들었다.&lt;br&gt;&lt;br&gt; 사무엘이 계속해서 연설하는 동안 누군가가 끌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방금 잘생겼다고 소리지른 사람이었다.&lt;br&gt;&lt;br&gt;&lt;br&gt; &quot;의회 시작에 앞서, 오늘은 특별한 손님들을 모셨습니다. 우리 은하연방의 평화를 위협하는 우주해적들을 연달아 검거하여 현재 가장 주목을 끌고있는 은하고의 학생분들입니다.&quot;&lt;br&gt;&lt;br&gt; 목적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끝나고, 우리에 대한 설명이 시작되었다. &lt;br&gt;&lt;br&gt; &quot;이 멋지고 위대한 업적을 이뤄낸 학생분들에게 우리 은하연방의회가 평화 훈장을 수여하려고 합니다. 모두 박수로 맞이하여 주십시오.&quot;&lt;br&gt;&lt;br&gt; 또 다시, 본의회장에 우렁찬 박수들이 울려퍼졌다. 우주인들이 박수를 치며 우리들을 향해 다양한 제스처를 취했다.&lt;br&gt;&lt;br&gt; 윙크를 날리거나, 자신의 촉수를 흔들거나, 몸으로 이상한 글씨를 만들거나 했다. 대충 환영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lt;br&gt;&lt;br&gt; 이렇게 우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반응을 직접 느껴보니 뭔가 진짜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뿌듯했다.&lt;br&gt;&lt;br&gt;&lt;br&gt; 위잉-&lt;br&gt;&lt;br&gt; 그렇게 사무엘이 우리들을 앞으로 불러 모두에게 소개하려던 찰나에 본회의장의 자동문이 갑작스럽게 열렸다.&lt;br&gt;&lt;br&gt; 열린 문을 통해 들어오는 여인은, 하양과 분홍의 색채로 이루어진 긴 머리칼과 새하얀 순백의 드레스를 휘날리며 오만한 발걸음으로 본회의장에 입장했다.&lt;br&gt;&lt;br&gt;&lt;br&gt; &quot;평화훈장이라… 과연 저들이 정말 평화훈장을 수여받을 자격이 있을까요?&quot;&lt;br&gt;&lt;br&gt; 그녀는 절제된 감정과 차분한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열었지만, 나는 그녀에게서 우리들을 향한 강한 적개심이 느꼈다.&lt;br&gt;&lt;br&gt; 본능적으로 알아챌 수 있었다.&lt;br&gt; 저 사람은, 우리들을 방해하려 하고있다.&lt;br&gt;&lt;br&gt;&lt;br&gt; &quot;오늘, 방위성 김준호 대장과 함께 최시라 연방의원에게 배달된 수상한 물건을 수색했습니다.&quot;&lt;br&gt;&lt;br&gt; 최시라 연방의원에게 배달된 물건이라면, 전에 우리가 한도형 정비사님의 부탁을 받아 대신 전달해드린 것이었을 터다.&lt;br&gt;&lt;br&gt; 하지만 수상한 물건이라니?&lt;br&gt;&lt;br&gt;&lt;br&gt; &quot;그 수상한 물건 안에는 어마무시한 폭탄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만약 그 폭탄이 그대로 최시라 의원님께 전달되기라도 하였다면… 상상하기도 힘든 끔찍한 일이 벌어졌겠군요.&quot;&lt;br&gt;&lt;br&gt; &quot;퀸 의원. 그 일과 이 학생들이 무슨 연관이 있길래 그러시는지요?&quot;&lt;br&gt;&lt;br&gt; 평화훈장. 최시라 연방의원. 배달된 수상한 물건. 어마무시한 폭탄. 그리고 우리들의 자격.&lt;br&gt; &lt;br&gt; 왜 그런 목적을 품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야 알겠다. &lt;br&gt;&lt;br&gt; 저 여자, 퀸 의원의 목적은.&lt;br&gt;&lt;br&gt;&lt;br&gt;&lt;br&gt; &quot;저들이 바로 그 폭탄을 최시라 의원에게 보낸 범인들이란 말입니다.&quot;&lt;br&gt;&lt;br&gt;&lt;br&gt; 물건을 배달한 우리들에게 누명을 씌우는 것이다.&lt;br&gt;&lt;br&gt;&lt;/p&gt;</description>
      <category>은하고another</category>
      <author>김끼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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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3 Oct 2025 03:19:11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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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은하고another 12화 - 마그넷해적 안보영과 연선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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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본 소설은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초고입니다.&lt;br&gt;&lt;br&gt;따라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설정 및 전개 방식에 있어 상이할 수 있습니다.&lt;br&gt;&lt;br&gt;또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를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EE2323;&quot;&gt;강력한 스포일러&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가 될 수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lt;/span&gt;&lt;br&gt;&lt;br&gt;현재 연재 중인 소설은 &lt;a href=&quot;https://novelpia.com/novel/310587&quot; target=&quot;_blank&quot;&gt;&lt;span&gt;노벨피아&lt;/span&gt;&lt;/a&gt;에서 열람 가능합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gt;&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 &quot;0.&quot;&lt;br&gt;&lt;br&gt;&lt;br&gt; 나는 항상 자신이 죽은 횟수를 세며 전투를 시작한다.&lt;br&gt;&lt;br&gt; 그것은 아무도 알지 못하는 나의 고통을 오로지 나만이라도 온전히 기억하기 위한 헤아림이자, 기필코 다음 시도에는 우주해적들을 전부 멸해버리겠다는 의지를 담은 외침이다.&lt;br&gt;&lt;br&gt; 총 세 번에 걸친 우주해적과의 전투에서 나는 단 한 번도 죽지 않아본 적이 없었다. &lt;br&gt;&lt;br&gt; 새 모형에 배가 뚫리고, 발차기 한 방에 장기가 파열되고, 적에게 감금되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lt;br&gt;&lt;br&gt; 이번에는 어떤 죽음이 나를 반겨줄지, 정말로 기대된다. &lt;br&gt;&lt;br&gt; &lt;br&gt; 이번 상대는 마그넷 해적, 마그넷레드 연선우와 마그넷블루 안보영의 듀오로 구성된 우주해적들이다.&lt;br&gt;&lt;br&gt; 특징은 지들끼리 염장질을 해대는 탓에 보기만 해도 정신공격이 디폴트값으로 들어온다는 점이다.&lt;br&gt;&lt;br&gt;&lt;br&gt; &quot;우리 보영자기는 편히 쉬고있어. 침입자들은 내가 처리하고 올게.&quot;&lt;br&gt;&lt;br&gt; &quot;안돼! 우리 선우자기가 다치는 꼴은 절대 못봐!&quot;&lt;br&gt;&lt;br&gt; &quot;하지만 나도 마찬가지인걸. 우리 보영자기가 침입자들에게 손 하나라도 닿는 모습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quot;&lt;br&gt;&lt;br&gt; &quot;어머, 선우자기♥︎&quot;&lt;br&gt;&lt;br&gt; &quot;보영자기♥︎&quot;&lt;br&gt;&lt;br&gt;&lt;br&gt; 자기자기는 무슨.&lt;br&gt; 가지가지한다, 진짜로.&lt;br&gt;&lt;br&gt; &lt;br&gt; 나는 [스나이퍼건]의 총신을 마그넷해적 중 남자, 연선우의 머리를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겼다.&lt;br&gt;&lt;br&gt; 탄환은 정확하게 마그넷해적의 머리를 향해 뻗어나갔다. &lt;br&gt;&lt;br&gt;&lt;br&gt; 지잉-!&lt;br&gt;&lt;br&gt; &lt;br&gt; &quot;아무리 보영자기라도, 양보해줄 수 없어. 이게 다 보영자기를 위한거니까.&quot;&lt;br&gt;&lt;br&gt; 그러나 뻗어나간 탄환이 마그넷해적의 주위를 감싸고있는 전기 자기장에 부딪혀 흔적도 없이 재가 되어 사라졌다.&lt;br&gt;&lt;br&gt;&lt;br&gt; &quot;아무래도 저 자기장 때문에, 공격이 효과가 없는 모양인데.&quot;&lt;br&gt;&lt;br&gt; &quot;젠장, 저거 뚫을 수 있는 거 뭐 없냐?&quot;&lt;br&gt;&lt;br&gt; 그들의 몸을 감싸고 있는 것은 전자 배리어(barrier)였다.&lt;br&gt;&lt;br&gt; 즉, 저 전자 배리어를 뚫어내지 못한다면 그들에게 유의미한 데미지를 줄 수 없음을 의미했다.&lt;br&gt;&lt;br&gt; &lt;br&gt; &quot;자석의 매력에 매혹되어 이곳까지 온 방해꾼들이여, 밀고당기는 자석지옥에서 끝없이 헤엄쳐라!&quot;&lt;br&gt;&lt;br&gt; &quot;자석의 매력은 뭔… 너 이과지.&quot;&lt;br&gt;&lt;br&gt; 아까의 서로 꽁냥꽁냥하던 느끼하고 소름끼치는 목소리와는 다른, 불온전하게 진동하는 목소리로 연선우가 소리쳤다.&lt;br&gt;&lt;br&gt; 안보영은 시야 밖으로 사라지고, 연선우는 전장에 남아 우리들을 노려보며 오른팔을 뻗었다.&lt;br&gt;&lt;br&gt; 그의 오른팔에 채워진 팔찌가 붉게 빛나며 주변을 향해 강한 전기를 발산했다.&lt;br&gt;&lt;br&gt; 그리고 빠른 속도로 우리를 향해 달려와 오른손으로 곡선을 그리며 휘둘렀다.&lt;br&gt; &lt;br&gt;&lt;br&gt; 퉁-!&lt;br&gt;&lt;br&gt; 연선우의 공격이 나에게로 쇄도했다. 그 즉시 [스나이퍼건]으로 몸을 방어했지만.&lt;br&gt;&lt;br&gt;&lt;br&gt; &quot;커윽…!!&quot;&lt;br&gt;&lt;br&gt; 연선우의 오른손에 채워진 팔찌가 주변의 전기를 흡수하며 붉은 섬광의 충격파를 일으켜 나를 밀쳐냈다. &lt;br&gt;&lt;br&gt; 밀려난 나는 순식간에 중심을 잃었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연선우가 달려들어 또 다시 나에게 오른팔을 내질렀다.&lt;br&gt;&lt;br&gt;&lt;br&gt; &quot;은마루 비기 제 6형! 방심하고 있을때 기습 박치기!&quot;&lt;br&gt;&lt;br&gt; 연선우가 오른팔을 내지르려던 찰나에, 은마루가 [에너지볼건]을 사용한 채로 몸통박치기를 시전해 막았다.&lt;br&gt;&lt;br&gt; 행동력 하나는 대단했다.&lt;br&gt; 하지만 그래서는 안됐다.&lt;br&gt;&lt;br&gt;&lt;br&gt; &quot;으갸갸갸갸갸갸갸갸갹!!!!&quot;&lt;br&gt;&lt;br&gt; 연선우에게는 주변을 감싼 전자 배리어가 있기 때문이었다. &lt;br&gt;&lt;br&gt; 그대로 전기를 온몸으로 받아 은마루의 몸이 빠삭하게 구워졌다. 주변을 감싸고있던 에너지볼 역시 강한 전류에 집어삼켜졌다.&lt;br&gt;&lt;br&gt; 결국 은마루는 어마무시한 전류의 양으로 인해 기절했다.&lt;br&gt;&lt;br&gt; 은마루가 갑자기 달려들어 감전되어 쓰러지자 오히려 연선우가 당황한 표정으로 은마루를 바라보았다.&lt;br&gt;&lt;br&gt; 내가 은마루를 데리고 도망치려고 하니, 연선우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곤 다시 나와 은마루를 향해 오른손을 휘둘렀다.&lt;br&gt;&lt;br&gt; 또 다시 팔찌가 붉게 빛나며 주변에서 강한 전기가 일렁였다.&lt;br&gt;&lt;br&gt;&lt;br&gt; 현재 우리가 싸우고 있는 장소는 동서남북이 낭떠러지로, 자칫하다간 떨어질 수 있는 위험한 공간이었다. &lt;br&gt;&lt;br&gt; 그리고, 나와 은마루는 지금 그 낭떠러지 근처에 거의 다다른 상태이다.&lt;br&gt;&lt;br&gt; 즉, 저 충격파에 맞고 밀려난다면 끝이다.&lt;br&gt;&lt;br&gt;&lt;br&gt; 그냥 떨어져 죽고 다시 시작할까?&lt;br&gt;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그러지는 않기로 했다.&lt;br&gt;&lt;br&gt;&lt;br&gt; 지금의 나에게는, 동료들이 있으니까.&lt;br&gt;&lt;br&gt;&lt;br&gt; &quot;어딜.&quot;&lt;br&gt;&lt;br&gt;&lt;br&gt; 투앙-!!&lt;br&gt;&lt;br&gt; 우롄이 연선우의 뒤로 빠르게 다가와 [샷건]을 손에 들고 방아쇠를 당겼다. [샷건]의 충격파가 연선우에게 작렬했다. &lt;br&gt;&lt;br&gt; &lt;br&gt; 나와 은마루를 공격하려던 것을 우롄에 의해 저지당하게 되자, 연선우는 우롄을 노리고 오른팔을 뒤로 휘둘러 붉은 충격파를 일으켰다. &lt;br&gt;&lt;br&gt; 하지만 우롄은 여유롭게 몸을 뒤로 숙여 피했고, 금세 연선우는 내가 아닌 우롄의 쪽에 집중하기 시작했다.&lt;br&gt;&lt;br&gt; 그 사이, 무언가를 발견한 듯한 표정을 하며 선창이 크게 우리를 향해 외쳤다.&lt;br&gt;&lt;br&gt;&lt;br&gt; &quot;방금 저 녀석 샷건을 맞고 조금 휘청거렸어! [샷건]의 충격파는 자기장 안쪽에도 영향을 주는 모양이야!&quot;&lt;br&gt;&lt;br&gt; 요컨대, [샷건]은 공격이 통한다는 이야기였다.&lt;br&gt;&lt;br&gt;&amp;nbsp;&amp;nbsp;나는 바로 아공간에서 [샷건]을 꺼내들어 연선우에게 시원하게 충격파를 갈겼다.&lt;br&gt;&lt;br&gt;&lt;br&gt; 투앙-! 투앙-! 투앙-!&lt;br&gt;&lt;br&gt; 내가 연선우에게 공격을 내지르자, 우롄이 내 공격에 템포를 맞추며 서로 번갈아 [샷건]을 쏴댔다.&lt;br&gt;&lt;br&gt; 우롄이 좌측, 내가 우측을 맡아 천천히 연선우를 충격파로 밀어내며 압박했다.&lt;br&gt;&lt;br&gt; 연선우는 배리어 안으로 고스란히 전해지는 충격에 제대로 서 있는 것조차 불가능했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써 몸을 바닥에 웅크렸다. &lt;br&gt;&lt;br&gt; 그렇게 계속해서 이어지는 충격파에 연선우의 전자 배리어가 점점 불균형하게 일렁이기 시작하더니,&lt;br&gt;&lt;br&gt;&lt;br&gt; 파칭!&lt;br&gt;&lt;br&gt; 이내 터져버렸다.&lt;br&gt; &lt;br&gt;&lt;br&gt; &quot;크윽!&quot;&lt;br&gt;&lt;br&gt; &quot;오, 깨졌다.&quot;&lt;br&gt;&lt;br&gt; &quot;이제 뒤지게 맞아야겠지?&quot;&lt;br&gt;&lt;br&gt; 배리어가 깨졌다는 의미는 강력한 파괴력을 자랑하는 [스나이퍼건]의 일격을 녀석의 머리에 날릴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했다.&lt;br&gt;&lt;br&gt; 나는 곧바로 [스나이퍼건]을 아공간에서 꺼내 연선우를 향해 조준했다.&lt;br&gt;&lt;br&gt;&lt;br&gt; 훅-!!&lt;br&gt; &lt;br&gt; &quot;우리 자기 건들지마!!&quot;&lt;br&gt;&lt;br&gt; &quot;게엑!&quot;&lt;br&gt;&lt;br&gt; 그리고 나는 조준하려던 도중 갑작스럽게 등장한 또 다른 마그넷 해적, 안보영에게 배를 걷어차였다.&lt;br&gt;&lt;br&gt;&lt;br&gt; &quot;아오 씨, 얼마나 세게 찬거야… 위장이 뒤틀리는 느낌이야…&quot;&lt;br&gt;&lt;br&gt; &quot;우리 선우자기를 이런 꼴로 만들어놓다니…!!&quot;&lt;br&gt;&lt;br&gt; &quot;쟨 배리어 때문에 멀쩡하잖아. 나는 배에 직격으로 맞았다고.&quot;&lt;br&gt;&lt;br&gt; &quot;각오해라 방해꾼들!&quot;&lt;br&gt;&lt;br&gt; &quot;에휴… 말을 말지.&quot;&lt;br&gt;&lt;br&gt; 안보영이 연선우의 앞을 막으며, 왼팔에 채워진 파란 팔찌를 앞으로 뻗었다.&lt;br&gt;&lt;br&gt; 곧이어 뒤에 있는 연선우도 다시 자세를 잡고 일어나 오른팔에 채워진 빨간 팔찌를 앞으로 뻗었다.&lt;br&gt;&lt;br&gt;&lt;br&gt; &quot;햐챠챠~ 우리 보영자기가 합류했으니.&quot;&lt;br&gt; &lt;br&gt; &quot;이제부턴 우리의 환상적인 자석 쇼의 시작이야~!!&quot;&lt;br&gt;&lt;br&gt; &quot;밀치고!&quot;&lt;br&gt;&lt;br&gt; &quot;당기고!&quot;&lt;br&gt;&lt;br&gt; &quot;밀치고 당기고!&quot;&lt;br&gt;&lt;br&gt; &quot;밀치고 당기고!&quot;&lt;br&gt;&lt;br&gt; &lt;br&gt; 그들의 이상한 구호와 함께 마그넷 해적, 연선우와 안보영의 합공이 시작되었다.&lt;br&gt;&lt;br&gt;&lt;br&gt; 지이이이잉-!!&lt;br&gt;&lt;br&gt;&lt;br&gt; 안보영의 팔찌가 푸른 빛을 일며 주변을 향해 푸른 자기장을 내뿜었다.&lt;br&gt;&lt;br&gt; 자기장이 내 온몸을 덮으며 시야가 온통 푸른 빛으로 가득찼다. 하지만 몸에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lt;br&gt;&lt;br&gt; 일단 무시하기로 하고 [스나이퍼건]으로 저격을 이어가려던 차에, 안보영이 나를 향해 뻗은 손을 움켜쥐었다.&lt;br&gt;&lt;br&gt; 그러자 내 손이 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lt;br&gt;&lt;br&gt;&lt;br&gt; &quot;뭐지? 나 수전증 없는데?&quot;&lt;br&gt;&lt;br&gt; &quot;저게 푸른 빛의 효과인가?!&quot;&lt;br&gt;&lt;br&gt;&lt;br&gt; 시간이 지나자 아예 몸 전체가 흔들리는 수준에 이르렀다. 나는 최대한 빨리 능력의 효과를 파악하려 애썼다.&lt;br&gt;&lt;br&gt; '연선우는 팔찌는 붉은 빛을 내뿜어 충격파로 우리를 밀어내는 능력이었지.'&lt;br&gt; &lt;br&gt; 그렇다면 안보영의 팔찌는…&lt;br&gt;&lt;br&gt;&lt;br&gt; &quot;당겨진다!!&quot;&lt;br&gt;&lt;br&gt; 푸른 자기장 안에 있던 내 몸이 안보영이 있는 방향으로 강제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lt;br&gt;&lt;br&gt; 안보영은 상대를 밀어내는 연선우의 능력과는 달리 상대를 당겨내는 능력을 지니고 있던 것이다.&lt;br&gt;&lt;br&gt; 그야말로 '마그넷' 해적다운 능력이었다.&lt;br&gt;&lt;br&gt;&lt;br&gt; 내 몸이 강제로 당겨져 안보영의 코앞까지 도달했을 때, 뒤에 있던 연선우가 손을 뻗어 충격파를 냈다.&lt;br&gt;&lt;br&gt;&lt;br&gt; 퉁-!&lt;br&gt;&lt;br&gt; &lt;br&gt; &quot;커억…!!&quot;&lt;br&gt;&lt;br&gt; 아까 안보영에게 발로 차인 부위를 또 맞았다. 구토감이 올라오는 것을 어떻게든 억누르며 다시 정신을 집중했다.&lt;br&gt;&lt;br&gt;&lt;br&gt; &lt;br&gt; 이렇게 된거 이 상태로 공격한다!&lt;br&gt;&lt;br&gt; 나는 아공간에서 [레이저건]을 꺼내들어 안보영과 연선우를 향해 검처럼 휘두르려고 했다.&lt;br&gt;&lt;br&gt;&lt;br&gt; &quot;어?&quot;&lt;br&gt;&lt;br&gt; 하지만 허무하게도 [레이저건]이 보다 강한 힘으로 당겨지는 탓에 그만 놓쳐버리게 되었다.&lt;br&gt;&lt;br&gt; 자기장에 의해 안보영을 향해 빨려드는 [레이저건]을 연선우가 충격파로 밀쳐내 내 머리에 적중시켰다. &lt;br&gt;&lt;br&gt;&lt;br&gt; 쿵-!!&lt;br&gt;&lt;br&gt;&lt;br&gt; 나는 그대로 [레이저건]에 머리를 박았다.&lt;br&gt;&lt;br&gt; 머리를 얻어맞고 아파할 겨를도 없이, 안보영은 또 다시 푸른 팔찌를 빛내며 나를 끌어당겼다.&lt;br&gt;&lt;br&gt;&lt;br&gt; “대장!”&lt;br&gt;&lt;br&gt; 선창이 아바타를 조종해 [호밍건]으로 마그넷해적에게 미사일을 날려보았지만 그 역시 연선우의 붉은 팔찌에 의해 역으로 밀쳐지며 저지당했다.&lt;br&gt;&lt;br&gt; 우롄은 내가 휘말릴 수도 있는 [펄스그레네이드건]은 꺼내지 않고 [샷건]만을 이용해 마그넷해적을 방해해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lt;br&gt;&lt;br&gt; 은마루는…… 아직도 감전당한 채 드러누워있었다.&lt;br&gt;&lt;br&gt;&lt;br&gt; 안보영의 푸른 팔찌에 의해 억지로 당겨진 나는 이어지는 연선우의 붉은 팔찌의 충격파를 직격으로 받아 날아갔다.&lt;br&gt;&lt;br&gt;&lt;br&gt; 퉁-!!&lt;br&gt;&lt;br&gt; 육신이 날아가는 동안 의식은 고요히 침전되어가며, 이윽고 죽음의 구렁텅이 안으로 빠져들었다.&lt;br&gt;&lt;br&gt;&lt;br&gt;&amp;nbsp;&amp;nbsp;&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1.”&lt;br&gt; &lt;br&gt;&lt;br&gt; 일단 일전의 시도로 마그넷 해적의 패턴을 대강 알 수 있었다.&lt;br&gt;&lt;br&gt; 우선 마그넷 레드 연선우.&lt;br&gt; 붉은 팔찌를 반짝이며 충격파를 내뿜어 상대를 밀쳐낸다. 또한 자신의 주위에 전자 배리어를 생성한다.&lt;br&gt;&lt;br&gt; 다음으로 마그넷 블루 안보영.&lt;br&gt; 파란 팔찌를 반짝이며 주변을 푸른 자기장으로 뒤덮는다. 그리고 한 가지 대상을 골라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긴다.&lt;br&gt;&lt;br&gt;&lt;br&gt; 현재로써 생각해 볼 점은 두 가지다.&lt;br&gt;&lt;br&gt; 일단 우롄의 [펄스그레네이드건]은 봉인이다.&lt;br&gt; 상대가 물체를 밀치고 당기는 데 특화되어있는 만큼, 수류탄을 소환했다가 역공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lt;br&gt;&lt;br&gt; 그리고 은마루를 살려야한다.&lt;br&gt; 방금 전에는 멋대로 돌진하다 전기 배리어에 막혀 기절해 활약하지 못했지만, 은마루의 [에너지볼건]은 상대를 끌어당기는 안보영의 극카운터다.&lt;br&gt;&lt;br&gt;&lt;br&gt; &quot;아무리 보영자기라도, 양보해줄 수 없어. 이게 다 보영자기를 위한거니까.&quot;&lt;br&gt;&lt;br&gt;&lt;br&gt; 전자 배리어가 연선우의 온몸을 감쌌다. 이후 안보영이 시야 바깥으로 사라지고, 연선우의 팔찌는 붉게 빛나기 시작한다.&lt;br&gt;&lt;br&gt; 공격의 전조.&lt;br&gt; 가볍게 피해준다.&lt;br&gt;&lt;br&gt;&lt;br&gt; 퉁-!!&lt;br&gt;&lt;br&gt;&lt;br&gt; “뭣!!”&lt;br&gt;&lt;br&gt;&lt;br&gt; 연선우는 빠른 속도로 주먹을 내질러 충격파를 발산해보았지만, 나는 가볍게 몸을 뒤로 젖혀 피하고 [샷건]을 꺼내들어 연선우의 전자 배리어를 뚫고 충격을 가했다.&lt;br&gt;&lt;br&gt;&lt;br&gt; 투앙-! 투앙-! 투앙-!&lt;br&gt;&lt;br&gt;&lt;br&gt; “윽…!!”&lt;br&gt;&lt;br&gt; “저 전자 배리어, [샷건]이면 통한다!!”&lt;br&gt;&lt;br&gt;&lt;br&gt; 단순히 사실만을 나열했을 뿐이지만, 눈치가 빠른 우롄은 [샷건]을 들고 연선우에게 달려든다.&lt;br&gt;&lt;br&gt;&lt;br&gt; 투앙-! 투앙-! 투앙-! 투앙-! 투앙-!&lt;br&gt;&lt;br&gt;&lt;br&gt; 이전과 같은 [샷건]의 연격, 끊임없이 몰아치는 충격파에 의해 연선우의 전자 배리어는 불안하게 요동치다 제 기능을 상실하고 만다.&lt;br&gt;&lt;br&gt;&lt;br&gt; 파칭-!&lt;br&gt; “크윽!”&lt;br&gt;&lt;br&gt;&lt;br&gt;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된다. 이 다음은 곧바로 안보영의 스윕. 복부에 맞은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가 않는다. 집중해야 한다.&lt;br&gt;&lt;br&gt;&lt;br&gt; “우리 자기 건들지…”&lt;br&gt;&lt;br&gt; “말라고?”&lt;br&gt;&lt;br&gt;&lt;br&gt; 투앙-!!&lt;br&gt;&lt;br&gt;&lt;br&gt; 나는 그대로 들고있던 [샷건]을 흥분해 달려든 안보영을 향해 조준하고 충격파를 발사했다. 안보영의 육체는 그대로 고꾸라졌다.&lt;br&gt;&lt;br&gt;&lt;br&gt; “꺄아악!!”&lt;br&gt;&lt;br&gt; “보영자기!!!!”&lt;br&gt;&lt;br&gt;&lt;br&gt; 공격 찬스를 놓치지 않고 안보영의 몸을 그대로 [스나이퍼건]을 저지하려던 찰나.&lt;br&gt;&lt;br&gt;&lt;br&gt; 퉁-!!!&lt;br&gt;&lt;br&gt;&lt;br&gt; “우리 보영자기를…!!!”&lt;br&gt;&lt;br&gt;&lt;br&gt; 연선우에게서 압박이 들어온다. &lt;br&gt; 충격파를 발산하던 순간에만 반짝이던 팔찌가 상시로 붉게 반짝이며 강한 충격파를 내질렀다.&lt;br&gt;&lt;br&gt; 물론 당연히 맞아줄리 없다. 깡패해적의 발차기만 수 천 번 피한 경험이 있는 입장으로서는, 이런 공격따위 하찮을 뿐이다.&lt;br&gt;&lt;br&gt;&lt;br&gt; “은마루! 선창! 안보영 쪽을 맡아!”&lt;br&gt;&lt;br&gt; “오케이!”&lt;br&gt;&lt;br&gt; “맡겨 줘!”&lt;br&gt;&lt;br&gt; 나는 곧바로 크루원글에게 지시를 내렸다.&lt;br&gt;&lt;br&gt; 마그넷 해적이 강력한 이유는 둘의 연계 때문이다. 연선우가 밀치고, 안보영이 당기고. 죽음의 밀당을 반복하며 적을 넉다운 상태로 만드는 것이 그들의 싸움방식이다.&lt;br&gt;&lt;br&gt; 하지만 현재는 내 지시대로 나와 우롄이 연선우를, 은마루와 선창이 안보영을 틀어막고 있다. 서로를 떼어놓는다면 그들의 연계 또한 무용지물일 것이다.&lt;br&gt;&lt;br&gt; 그렇게 되면, 생각보다 쉽게 마그넷 해적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lt;br&gt;&lt;br&gt;&lt;br&gt; “자기! 일로와!”&lt;br&gt;&lt;br&gt;&lt;br&gt; 그리고 당연히 상황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lt;br&gt;&lt;br&gt;&lt;br&gt; “막아도 소용 없었나.”&lt;br&gt;&lt;br&gt;&lt;br&gt; 안보영이 팔찌의 힘으로 우리들을 끌어당기는 것이 아닌, 연선우를 끌어당겼다. 안보영의 능력이 있는 한, 그들을 떼어놓는 것은 불가능하다.&lt;br&gt;&lt;br&gt; 애초에, 둘을 떼어놓으려는 전제부터가 잘못됐던 것이다.&lt;br&gt;&lt;br&gt;&lt;br&gt; 퉁-!!&lt;br&gt;&lt;br&gt;&lt;br&gt; 죽음은 또 다시 내 품에 돌아와 내 심장을 뽑아 과거로 내던졌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2.”&lt;br&gt;&lt;br&gt;&lt;br&gt; 그렇다면 둘을 떼어놓는 것이 아닌 둘 중 한 명을 완전히 전투불능으로 만든다.&lt;br&gt;&lt;br&gt;&lt;br&gt; 그 대상은 마그넷 레드, 연선우.&lt;br&gt; 안보영의 끌어당기는 능력은 결국 연선우의 밀쳐내는 능력이 있기에 빛을 발하는 것이다.&lt;br&gt;&lt;br&gt; 연선우의 존재만 없어진다면 마그넷 해적의 토벌 난이도는 급격하게 하락한다.&lt;br&gt;&lt;br&gt;&lt;br&gt; “우리 자기 건들지마!!”&lt;br&gt;&lt;br&gt; “게엑!”&lt;br&gt;&lt;br&gt; 나는 안보영에게 복부를 걷어차이면서도, [스나이퍼건]을 조준해 연선우에게 탄환을 쏘았다.&lt;br&gt;&lt;br&gt; 크루원들 또한 안보영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연선우를 끝내기 위해 모조리 달려들었다.&lt;br&gt;&lt;br&gt; 연선우는 샷건에 난타당한 탓에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듯 했고, 우리들의 공격은 성공하는 듯 보였다.&lt;br&gt;&lt;br&gt;&lt;br&gt; “자기야… 미안해…”&lt;br&gt;&lt;br&gt;&lt;br&gt; 그 순간 안보영의 팔찌가 계속해서 파란 빛을 내며 방 전체를 푸른 자기장으로 빠르게 뒤덮었다.&lt;br&gt;&lt;br&gt; 자기장이 모든 것을 뒤덮은 일순간, 몸이 일시적으로 느려졌다.&lt;br&gt;&lt;br&gt; 그 후 급격한 속도로 주위에 있던 모든 것들이 안보영에게로 끌어당겨졌다.&lt;br&gt;&lt;br&gt;&lt;br&gt; 후웅-!!!&lt;br&gt;&lt;br&gt;&lt;br&gt;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lt;br&gt;&lt;br&gt;&lt;br&gt; 쾅-!!!!&lt;br&gt;&lt;br&gt;&lt;br&gt; 빠른 속도로 끌어당겨진 우리는 이후 강력한 충돌과 함께 온몸이 마비되었다.&lt;br&gt;&lt;br&gt; 좋은 소식은 방금 안보영이 사용한 기술은 정말 최후의 수단이었는지 안보영은 모두를 끌어당기는 과정에서 우리와 충돌하면서 기절했다는 것이다.&lt;br&gt;&lt;br&gt; ……나쁜 소식은 연선우가 충돌 과정에서 팔찌의 충격파를 사용해 충돌을 피한 탓에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는 것이다.&lt;br&gt;&lt;br&gt; 우리가 몸이 마비되어 꼼짝도 못하고 있을 때, 연선우가 팔찌를 붉게 물들이고 주먹을 바닥에 내질렀다.&lt;br&gt;&lt;br&gt; 팔찌의 힘으로 연선우의 내지른 주먹에서 충격파가 발산되었다.&lt;br&gt;&lt;br&gt; 그 충격파는 바닥을 흐르며 우리들의 발을 강타했고, 중심을 잃고 날아간 우리들은 그대로 낭떠러지로 추락했다.&lt;br&gt;&lt;br&gt; 뒤이어 무언가 으깨지는 소리와 함께 내 육신은 완전히 부서졌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9.”&lt;br&gt;&lt;br&gt;&lt;br&gt; 한 명을 전투불능 상태로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다.&lt;br&gt;&lt;br&gt; 연선우에게 집중 공격을 한다면 안보영이 모두를 자신에게로 끌어당겨 강하게 충돌시킨다.&lt;br&gt;&lt;br&gt; 안보영에게 집중 공격을 한다면 연선우가 강력한 충격파로 모두를 전부 밀쳐내 떨어뜨린다.&lt;br&gt;&lt;br&gt; 총 7번의 시도 끝에 다다른 결론이다.&lt;br&gt;&lt;br&gt; 결국 편법따위 없다. &lt;br&gt; 정공법으로 맞서야 한다.&lt;br&gt;&lt;br&gt;&lt;br&gt; 하지만 덕분에 마그넷 해적을 이길 단서는 전부 수집했다. 남은 것은 주어진 수(手)들을 하나하나 재조립하는 것뿐. &lt;br&gt;&lt;br&gt;&lt;br&gt; &quot;햐챠챠~ 우리 보영자기가 합류했으니.&quot;&lt;br&gt; &lt;br&gt; &quot;이제부턴 우리의 환상적인 자석 쇼의 시작이야~!!&quot;&lt;br&gt;&lt;br&gt; &quot;밀치고!&quot;&lt;br&gt;&lt;br&gt; &quot;당기고!&quot;&lt;br&gt;&lt;br&gt; &quot;밀치고 당기고!&quot;&lt;br&gt;&lt;br&gt; &quot;밀치고 당기고!&quot;&lt;br&gt;&lt;br&gt;&lt;br&gt; 안보영이 다시금 팔찌를 파랗게 물들이며 푸른 자기장으로 주위를 뒤덮었다.&lt;br&gt;&lt;br&gt; 그리고, 가장 먼저 내 쪽을 향해 손을 뻗어 나를 자신에게 끌어당기기 시작했다.&lt;br&gt;&lt;br&gt; 이대로 밀치고 당기고를 반복하면서 혼을 빼놓을 속셈이다. 당한다면 빠져나올 수 없다. 하지만 빠져나오지 못하면 죽는다.&lt;br&gt;&lt;br&gt; 강제로 몸이 이끌리는 것을 막을 수 없다.&lt;br&gt; 강제로 이끌려진 몸이 밀쳐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lt;br&gt; 강제로 밀쳐진 몸이 다시 이끌리는 것을 막을 수 없다.&lt;br&gt;&lt;br&gt; 적어도 내가 가진 수들만으로는 말이다.&lt;br&gt;&lt;br&gt;&lt;br&gt;&lt;br&gt; 그렇다면, 다른 크루원들의 수를 사용한다면 어떨까.&lt;br&gt;&lt;br&gt;&lt;br&gt; 화악-!!&lt;br&gt;&lt;br&gt;&lt;br&gt; “크윽!!”&lt;br&gt;&lt;br&gt; “선우자기야!!”&lt;br&gt;&lt;br&gt;&lt;br&gt; 강제로 팔찌의 힘에 의해 끌려온 나를 충격파로 쳐내려던 연선우가 오히려 신음을 흘리며 손목을 부여잡았다.&lt;br&gt;&lt;br&gt; 그가 갑자기 고통을 호소하게 된 건, 내가 현재 손에 쥐고있는 무기 때문이었다.&lt;br&gt;&lt;br&gt;&lt;br&gt; “밀고 당기는 것에 최적화되어 있는 너희들의 극카운터 무기인…”&lt;br&gt;&lt;br&gt; “잠깐, 저건…”&lt;br&gt;&lt;br&gt; 내 손에 들려있는 무기를 확인한 크루원들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말을 뱉었다.&lt;br&gt;&lt;br&gt;&lt;br&gt; “은마루의…?”&lt;br&gt; “마루의…”&lt;br&gt;&lt;br&gt; “[에너지볼건]이다.”&lt;br&gt;&lt;br&gt;&lt;br&gt; 은마루의 무기, [에너지볼건].&lt;br&gt; 자신의 주위에 에너지볼을 생성해 공격을 막아냄과 동시에 적에게 근접해 피해를 입히는 무기다.&lt;br&gt;&lt;br&gt; 다시 말해, 강제로 적을 자신에게로 끌고오는 마그넷 해적에게 있어서는, 몸 주위에 에너지볼을 생성해 위협하는 [에너지볼건]의 존재는 매우 위험한 무기인 것이다.&lt;br&gt;&lt;br&gt;&lt;br&gt; “대장이 빌려달라길래 잠깐 빌려줬어! 내 무기의 비범함을 알아본거지! 후후!”&lt;br&gt;&lt;br&gt; 은마루는 자신의 무기가 유용하게 쓰이는 것을 보고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은마루에게 한 가지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lt;br&gt;&lt;br&gt;&lt;br&gt; “그렇다면…!!”&lt;br&gt;&lt;br&gt; “얼레?”&lt;br&gt;&lt;br&gt;&lt;br&gt; 무언가를 당기는데 특화가 되어있는 안보영에게 있어서는, 무기 하나 훔치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라는 점을 말이다.&lt;br&gt;&lt;br&gt;&lt;br&gt; “잠깐!! 내 [에너지볼건]!!”&lt;br&gt;&lt;br&gt;&lt;br&gt; 안보영이 손을 뻗어 [에너지볼건]을 쥔 내 오른손을 향해 힘을 주었다. 그러자 [에너지볼건]에 강한 장력이 부여되어 그만 내 손아귀에서 벗어나 안보영의 방향으로 강력하게 끌어당겨졌다.&lt;br&gt;&lt;br&gt;&lt;br&gt; “우리 선우자기를 다치게 한 무기… 그대로 으깨주겠어!”&lt;br&gt;&lt;br&gt; “안돼!!!”&lt;br&gt;&lt;br&gt; 은마루의 절규와 함께, 안보영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날아오는 [에너지볼건]을 향해 손을 뻗었다.&lt;br&gt;&lt;br&gt;&lt;br&gt; “그럼 이것도 같이 가져가라고!”&lt;br&gt;&lt;br&gt;&lt;br&gt; 후욱-&lt;br&gt;&lt;br&gt;&lt;br&gt;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내가 아니었다. 나는 아공간에서 잽싸게 물건 하나를 꺼내들어 안보영의 손을 향해 던졌다.&lt;br&gt;&lt;br&gt; 엄밀히 따지자면 물건 하나는 아니었다. 물건 넷이라고 해야했다.&lt;br&gt;&lt;br&gt; 내가 던진 것은 일직선으로 레이저를 발사하는, 기계로 된 네 개의 구체. 현재는 그 기능을 상실한 [허리케인건]이었다.&lt;br&gt;&lt;br&gt;&lt;br&gt; “윽!!”&lt;br&gt;&lt;br&gt; “위험해, 보영자기!”&lt;br&gt;&lt;br&gt;&lt;br&gt; 안보영을 지키기 위해 연선우가 정신을 차리고 내가 던진 [허리케인건]의 두 구체를 쳐냈지만, 나머지 두 구체는 정확하게 안보영의 얼굴을 가격했다.&lt;br&gt;&lt;br&gt; 안보영이 타격을 받자, 팔찌의 힘이 사그라들며 끌어당겨지던 [에너지볼건]은 허공에서 장력을 잃고 그대로 바닥으로 낙하하기 시작했다.&lt;br&gt;&lt;br&gt;&lt;br&gt; “으랴아아아아아아!!!”&lt;br&gt;&lt;br&gt;&lt;br&gt; 그 [에너지볼건]을 은마루가 빠른 속도로 질주해 정확하게 캐치. [에너지볼건]은 다시 제 주인의 손으로 돌아왔다.&lt;br&gt;&lt;br&gt;&lt;br&gt; “흑흑… 내 [에너지볼건]... 다시 돌아와줬구나…”&lt;br&gt;&lt;br&gt;&lt;br&gt; [에너지볼건]도 회수했고, 안보영도 머리를 맞아 마비된 상태이다. 지금이 공격하기에 가장 적기이다.&lt;br&gt;&lt;br&gt;&lt;br&gt; “지금이다!”&lt;br&gt;&lt;br&gt;&lt;br&gt; 나는 [레이저건]을 꺼내들어 고열의 레이저로 요격했다.&lt;br&gt; 은마루는 다시금 [에너지볼건]의 에너지볼을 두르고 달려들었다.&lt;br&gt; 선창은 [호밍건]을 꺼내들어 범위 내의 적들을 향해 미사일을 퍼부었다.&lt;br&gt; 우롄은 [펄스그레네이드건]을 사용할 수 없었지만, 자신이 지닌 또 다른 무기인 [샷건]의 충격파를 날렸다.&lt;br&gt;&lt;br&gt;&lt;br&gt; “이 지독한 녀석들…!!”&lt;br&gt;&lt;br&gt;&lt;br&gt; 하지만 연선우는 자신의 팔찌를 붉게 빛내며 충격파를 바닥으로 내려찍어 흘리면서, 우리의 합공을 전부 쳐냈다.&lt;br&gt;&lt;br&gt;&lt;br&gt; “우리 보영이에게는 손끝 하나도 못 댄다!!!!”&lt;br&gt;&lt;br&gt;&lt;br&gt; 쾅-!!!&lt;br&gt;&lt;br&gt;&lt;br&gt; 바닥에 충격파가 일으며, 발을 땅에 딛고 있던 모두는 충격파를 받아 그대로 밀려났다.&lt;br&gt;&lt;br&gt; 은마루는 충격파에 날아가며 바닥에 자신의 머리를 박았고.&lt;br&gt; 선창은 긴급하게 공중으로 날아올랐으나 아바타와의 연결이 끊어져버렸으며.&lt;br&gt; 우롄은 급한대로 [펄스그레네이드건]을 꺼내보았지만 결국엔 끝내 발사하지 못하고 밀려났다.&lt;br&gt;&lt;br&gt;&lt;br&gt; 하지만, 나만은 멀쩡했다.&lt;br&gt;&lt;br&gt;&lt;br&gt; “아까 네가 그 방법으로 우릴 낭떠러지로 떨어뜨린 걸 내가 잊을 것 같냐!!”&lt;br&gt;&lt;br&gt;&lt;br&gt; 연선우가 바닥에 주먹을 내질러 충격파를 흘리기 전에, 미리 신발의 부스터를 이용해 공중으로 도약하여 충격파에 대비했기 때문이었다.&lt;br&gt;&lt;br&gt; 나는 다시 바닥으로 착지해 [레이저건]을 검처럼 들고 레이저로 연선우의 몸을 한 번에 절삭시키려 했다.&lt;br&gt;&lt;br&gt;&lt;br&gt; “하지만 나도 합세한다면 달라질걸…!!”&lt;br&gt;&lt;br&gt; “......!!!”&lt;br&gt;&lt;br&gt;&lt;br&gt; 그 때, 안보영이 정신을 차리고 팔찌를 파랗게 물들였다. 그러고는 연선우가 했던 방식과 똑같이, 주먹을 내질러 팔찌의 힘을 바닥에 흘렸다.&lt;br&gt;&lt;br&gt; 순식간에 바닥을 장악한 장력 때문에, 내 발은 꼼짝도 할 수 없었다.&lt;br&gt;&lt;br&gt;&lt;br&gt; “지금이야, 자기야!!!”&lt;br&gt;&lt;br&gt; “응, 끝장낼게!!”&lt;br&gt;&lt;br&gt;&lt;br&gt; 다시 연선우가 팔찌를 붉게 물들이고 한 번 더 바닥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lt;br&gt;&lt;br&gt; 안보영이 내 발을 끌어당겨 움직임을 묶어버린 후, 다시 충격파를 바닥에 내뿜어 날려버리려는 속셈이었다.&lt;br&gt;&lt;br&gt; 팔찌의 힘으로 신발의 부스터가 작동하지 않았다. 직접 도약해 뛰는 것도 불가능했다. 신발을 벗어 던지기에도 이미 늦었다.&lt;br&gt;&lt;br&gt;&lt;br&gt; 피할 수 없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 “선창아, 받아!!!”&lt;br&gt;&lt;br&gt;&lt;br&gt; 하지만, 피할 필요가 없었다.&lt;br&gt; 내게는 동료들이 있었으므로.&lt;br&gt;&lt;br&gt;&lt;br&gt; 나는 충격파가 나를 날려버리기 전에, 아공간에서 [스나이퍼건]을 꺼내 위로 있는 힘껏 던졌다.&lt;br&gt;&lt;br&gt;&lt;br&gt; “무슨…!!”&lt;br&gt;&lt;br&gt;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고.”&lt;br&gt;&lt;br&gt;&lt;br&gt; 마그넷 해적의 적을 밀고 당기는 연계를 막으려면 적어도 한 명은 팔찌를 사용할 수 없는 상태여야 했다.&lt;br&gt;&lt;br&gt; 그 때문에 나는 아홉 번의 죽음동안 둘 중 하나를 전투불능 상태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lt;br&gt;&lt;br&gt; 둘 중 한 명이라도 팔찌의 힘을 사용한다면 손쉽게 상황을 타개하고 재기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lt;br&gt;&lt;br&gt; 연선우가 팔찌의 힘을 사용할 수 있다면 공격을 전부 밀쳐내 안보영을 지켜내면 그만이다.&lt;br&gt;&lt;br&gt; 안보영이 팔찌의 힘을 사용할 수 있다면 크루원들을 전부 끌어당겨 동귀어진 하면 그만이다.&lt;br&gt;&lt;br&gt; 그렇다면 다르게 생각을 해보자.&lt;br&gt;&lt;br&gt;&lt;br&gt; ‘둘 다 팔찌의 힘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거다.’&lt;br&gt;&lt;br&gt;&lt;br&gt; 팔찌의 힘은 마그넷 해적이 임의로 팔찌에 힘을 불어넣어 빛을 내는 상태여야지만 발동한다.&lt;br&gt;&lt;br&gt; 연선우는 충격파를 낼 때마다 팔찌에 붉은 빛을, 안보영은 상대를 당겨올 때마다 팔찌에 파란 빛을 냈다.&lt;br&gt;&lt;br&gt; 힘을 최대로 불어넣으면 연선우는 여러 번 충격파를 낼 수 있고, 안보영은 주위의 모든 것을 끌어당길 수 있다.&lt;br&gt;&lt;br&gt; 이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lt;br&gt;&lt;br&gt;&lt;br&gt; ‘힘을 불어넣고 방출하는 시간동안은 다른 행동을 할 수 없다.’&lt;br&gt;&lt;br&gt;&lt;br&gt; 즉, 그 찰나의 시간동안은 팔찌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lt;br&gt;&lt;br&gt;&lt;br&gt; 그렇다면, 두 명 모두가 바닥에 팔찌의 힘을 불어넣어 방출하고 있는 지금이.&lt;br&gt;&lt;br&gt;&lt;br&gt; “공격하기에 최고로 적기라는 거다!!!!”&lt;br&gt;&lt;br&gt;&lt;br&gt; 내가 하늘로 던진 [스나이퍼건]을 선창이 낚아챘다.&lt;br&gt;&lt;br&gt; 일전의 충격파로 아바타를 버리고 본연의 새 모습으로 날아올랐기 때문에 내가 던진 [스나이퍼건]을 무사히 받아낼 수 있었다.&lt;br&gt;&lt;br&gt;&lt;br&gt; 쾅-!!!&lt;br&gt;&lt;br&gt;&lt;br&gt; 바닥에 충격파가 일고, 나는 충격파에 노출되어 날아갔다.&lt;br&gt;&lt;br&gt; 하지만 선창만은 공중에 뜬 채 충격파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의 날개로 [스나이퍼건]을 조준하고.&lt;br&gt;&lt;br&gt;&lt;br&gt; “새의 모습으로도 총을 쏘는 건 많이 연습했으니까. 충분해.”&lt;br&gt;&lt;br&gt;&lt;br&gt; 탕-!!!&lt;br&gt;&lt;br&gt;&lt;br&gt; [스나이퍼건]의 회심의 일격을, 마그넷 해적 연선우에게 명중시켰다.&lt;br&gt;&lt;br&gt;&lt;br&gt; “커헉…!!!”&lt;br&gt;&lt;br&gt; “자기야!!!!”&lt;br&gt;&lt;br&gt; 연선우는 그대로 [스나이퍼건]의 한 방을 맞고 정신을 잃었다.&lt;br&gt;&lt;br&gt; 여태까지 [스나이퍼건]의 탄환은 전부 충격파로 쳐내 피해냈지만, 결국 공격을 허용하자마자 허무하게 쓰러져버렸다.&lt;br&gt;&lt;br&gt;&lt;br&gt; “젠장젠장젠장젠장…!! 너희가 감히 우리 선우를…!!!”&lt;br&gt;&lt;br&gt; 남은 안보영은 연선우가 쓰러진 그 즉시 팔찌의 힘을 풀고 자신의 모든 힘을 불어넣어 주위의 모든 것을 당겨 충돌시키는 동귀어진의 수를 준비했다.&lt;br&gt;&lt;br&gt; 이걸로 자신 또한 쓰러지겠지만, 적어도 선우가 일어나기까지 시간을 벌 수 있으리라, 안보영은 그렇게 생각했다.&lt;br&gt;&lt;br&gt;&lt;br&gt; “어라? 밀치는 애가 쓰러졌고 당기는 애만 남았다면…”&lt;br&gt;&lt;br&gt;&lt;br&gt; 하지만, 연선우가 리타이어당한 지금, 안보영의 존재는 한 줄기의 꺼져가는 불씨일 뿐이라는 것을 안보영은 모르고 있었다.&lt;br&gt;&lt;br&gt;&lt;br&gt; “[에너지볼건]을 가지고 있는 이 몸이 활약할 차례라는거잖아~?”&lt;br&gt;&lt;br&gt;&lt;br&gt; 안보영이 지닌 당기는 힘의 극카운터,&lt;br&gt; [에너지볼건]을 지닌 은마루가 아직 건재했기 때문이었다.&lt;br&gt;&lt;br&gt;&lt;br&gt; “잊었어, 꼬맹이? 나는 네 무기를 빼앗을 수 있다고!!!”&lt;br&gt;&lt;br&gt;&lt;br&gt; 안보영은 팔찌의 당기는 힘을 사용해 은마루의 손아귀에서 [에너지볼건]을 빼냈다.&lt;br&gt;&lt;br&gt;&lt;br&gt; “앗! 내 [에너지볼건]! 또 같은 방식으로!!”&lt;br&gt;&lt;br&gt;&lt;br&gt; 하지만 앞서 말했듯, 팔찌에 힘을 불어넣고 방출하는 시간 동안은 다른 행동을 할 수 없으며.&lt;br&gt;&lt;br&gt;&lt;br&gt; “그렇구나, 그럼 이것도 같이 가져가라고.”&lt;br&gt;&lt;br&gt;&lt;br&gt; 연선우의 존재 없이 혼자 남은 안보영은 별 다른 저항조차 할 수 없는.&lt;br&gt;&lt;br&gt;&lt;br&gt; “[펄스그레네이드건]의 수류탄 말이야.”&lt;br&gt;&lt;br&gt;&lt;br&gt; 한 줄기의 꺼져가는 불씨일 뿐이다.&lt;br&gt;&lt;br&gt;&lt;br&gt;&lt;br&gt; 투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lt;br&gt;&lt;br&gt;&lt;br&gt; 세계를 일순간 붉게 물들이는 폭발이 문제아들의 수학여행을 끝맺었다.&lt;br&gt;&lt;br&gt;&lt;/p&gt;</description>
      <category>은하고another</category>
      <author>김끼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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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3 Oct 2025 03:18:30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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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은하고another 11화 - 분노는 어디로 향하는가</title>
      <link>https://ggiung1210.tistory.com/7</link>
      <description>&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본 소설은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초고입니다.&lt;br&gt;&lt;br&gt;따라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설정 및 전개 방식에 있어 상이할 수 있습니다.&lt;br&gt;&lt;br&gt;또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를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EE2323;&quot;&gt;강력한 스포일러&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가 될 수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lt;/span&gt;&lt;br&gt;&lt;br&gt;현재 연재 중인 소설은 &lt;a href=&quot;https://novelpia.com/novel/310587&quot; target=&quot;_blank&quot;&gt;&lt;span&gt;노벨피아&lt;/span&gt;&lt;/a&gt;에서 열람 가능합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gt;&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 수집해적과의 전투가 끝났다.&lt;br&gt;&lt;br&gt; 이번 전투에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lt;br&gt;&lt;br&gt; 윤세아는 바바나 행성에 내가(지구인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구인에게 통하는 각종 수면 가스들을 자신의 우주해적선에 잔뜩 깔아놓고 나를 납치했다고 한다.&lt;br&gt;&lt;br&gt; 딱히 이에 대해 손 쓸 방법이 없었던지라, 이번 전투에서 나는 시즌아웃이나 다름 없었다. 그래서, 결국 크루원들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lt;br&gt;&lt;br&gt;&lt;br&gt;&lt;br&gt; “어라, 너희들 너무 약한거 아냐~? 그래서 나에게서 지구인을 빼앗을 수 있겠어~?”&lt;br&gt;&lt;br&gt;&lt;br&gt; 크루원들이 손쉽게 윤세아에게 당해버렸다.&lt;br&gt;&lt;br&gt; 여태까지 거쳐온 2번의 우주해적과의 전투에서 그들은 사실상 어떤 활약도 하지 못했다. 내가 그들이 싸우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에.&lt;br&gt;&lt;br&gt; 이전의 두 전투에서는 그들이 오히려 나의 발목을 잡는 존재였기 때문에, 그들이 전투에 나서는 것을 최대한 막았었다. &lt;br&gt;&lt;br&gt; 하지만, 이번 전투에서는 크루원들이 활약을 했어야 했다. 우주해적을 무찌르고, 나를 구해냈어야 했다.&lt;br&gt;&lt;br&gt; 크루원들은 우주해적과 싸워본 경험이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크루원들이 우주해적을 이기도록 훈련시키지 못한다면, 나는 수집해적의 손에서 평생 갇혀지낼 수 밖에 없었다.&lt;br&gt;&lt;br&gt;&lt;br&gt; 다행히도 세이브 포인트(죽음 이후 귀환 시점)는 윤세아에게 잡힌 시점이 아닌, 바바나 행성에 도착해 쮸 구이를 구매하던 시점이었다.&lt;br&gt;&lt;br&gt; 만약 세이브 포인트가 윤세아에게 잡힌 시점에 고정되어 있었다면, 영원히 방에 갇혀사는 고통을 맛봐야했을 것이다.&lt;br&gt;&lt;br&gt; 아무튼 그리하여 크루원들의 훈련기간을 2주정도로 넉넉히 잡아 두 번째 시도만에 잡아버릴 생각을 하고 있었던 나는……&lt;br&gt;&lt;br&gt;&lt;br&gt; &quot;안녕, 지구인~&quot;&lt;br&gt;&lt;br&gt; &quot;안녕 못해, 시발.&quot;&lt;br&gt;&lt;br&gt; 하루가 지나자마자 윤세아에 의해 강제로 우주해적선으로 끌려오게 되었다.&lt;br&gt;&lt;br&gt;&lt;br&gt; '아니, 이렇게 먼 거리에서 거대 포탈로 납치를 한다고? 미친거 아냐?'&lt;br&gt;&lt;br&gt; 결국 크루원들의 훈련기간은 1일로 강제되어졌고, 그동안 최대한 크루원들이 윤세아를 이길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lt;br&gt;&lt;br&gt; 그렇게 한 8번정도 시도하고나서야, 드디어 빌어먹을 수집해적을 포획하는 데에 성공했다.&lt;br&gt;&lt;br&gt; &lt;br&gt; 수갑에 묶인 채 우주방위군에게 붙잡힌 윤세아를 나는 지긋이 바라보았다.&lt;br&gt;&lt;br&gt; 확인해야 할 것이 아직 남아있었으므로.&lt;br&gt;&lt;br&gt;&lt;br&gt; &quot;전에도 물어봤었지만 혹시나 해서 또 물어볼게.&quot;&lt;br&gt;&lt;br&gt; &quot;응~! 어떤 질문이든 환영이야~!&quot;&lt;br&gt;&lt;br&gt; &quot;지구를 네가 파괴한 건 아니지?&quot;&lt;br&gt;&lt;br&gt; &quot;당연히 아니지~! 세아는 수집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걸~&quot;&lt;br&gt;&lt;br&gt; &quot;지구를 파괴한 누군가에 대해 뭔가 아는 건 없고?&quot;&lt;br&gt;&lt;br&gt; &quot;없어~ 세아는 지구가 파괴되었다는 소식만 들었고, 너의 소식도 마찬가지로 최근에 들었거든~&quot;&lt;br&gt;&lt;br&gt; &quot;그럼 됐어.&quot;&lt;br&gt;&lt;br&gt;&lt;br&gt; 수집해적도 내가 찾고있는 지구를 파괴한 우주해적은 아니었다. 그녀는 오로지 무언가를 수집하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 강우빈도 전에 비슷한 말을 했었다.&lt;br&gt;&lt;br&gt;&lt;br&gt; '지구? 난 오로지 결투에만 집중한다! 그런 듣도보도 못한 행성 따윈 관심 없어! 그러니까 어서 깡패해적의 직책을……'&lt;br&gt;&lt;br&gt; 의외로 여기저기 행성을 마구잡이로 터트리고 다닐 것 같았던 우주해적들은 생각보단 얌전한 편이었다. 고물 부수고, 링에서 싸우고, 수집품 모으고. &lt;br&gt;&lt;br&gt;&lt;br&gt; &quot;세아랑 같이 살자~ 지구인~~&quot;&lt;br&gt;&lt;br&gt; 턱을 손으로 괴고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있는 와중에, 내 귀로 자꾸 윤세아가 애원해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lt;br&gt;&lt;br&gt;&lt;br&gt; &quot;난 혼자가 좋아.&quot;&lt;br&gt;&lt;br&gt; &quot;인간관계에 데인거야? 세아도 그랬었으니까 같이 위로해줄 수 있는데~&quot;&lt;br&gt;&lt;br&gt; &quot;아니 그냥 너가 싫다고! 꺼져!&quot;&lt;br&gt;&lt;br&gt; 하도 같은 방에 있다보니 폐쇄공포증이 생길 지경이었다. 아무리 윤세아가 나를 편하게 해준다고는 해도 빼앗긴 자유 안에서 내가 편안함을 느낄 수는 없었다.&lt;br&gt;&lt;br&gt;&lt;br&gt; &quot;그럼, 지구인. 마지막으로 부탁할게 있어.&quot;&lt;br&gt;&lt;br&gt; &quot;아, 죽여달라고? 그거라면 기꺼이.&quot;&lt;br&gt;&lt;br&gt; &quot;이걸 받아줘.&quot;&lt;br&gt;&lt;br&gt; 윤세아는 내 말을 가볍게 무시한 채, 자신의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게 건냈다.&lt;br&gt;&lt;br&gt; &lt;br&gt; &quot;세아의 부적이야~ 지구인을 내가 가지지는 못했지만, 지구인은 꼭 세아를 가져줬으면 해~&quot;&lt;br&gt;&lt;br&gt;&lt;br&gt; 나는 두 손가락으로 조심히 윤세아가 건넨 물건을 받았다. &lt;br&gt; &lt;br&gt;&lt;br&gt; 헥사곤 모양으로 이루어진 칩, 무기에 부착할 수 있는 플러그인이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행운의 캐피부적] &lt;br&gt; 이 플러그인을 지니면 캐피를 더 많이 벌 수 있다는 미신이 존재하는 플러그인입니다.&lt;br&gt;&lt;br&gt; ‘이것만 있으면, 그분들도 세아를 봐주실거야.’&lt;br&gt; &amp;lt;수집해적의 기억&amp;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총에 장착해봤자 아무런 효과도 없는, 그냥 단순한 미신이 깃든 플러그인이었다.&lt;br&gt;&lt;br&gt; 내가 부적을 손에 쥐고있는 것을 보고, 윤세아가 터질듯한 얼굴로 기뻐했다.&lt;br&gt;&lt;br&gt;&lt;br&gt; &quot;세아를 수집해줘서 고마워, 지구인~! 이걸로 지구인과 세아는 함께야!&quot;&lt;br&gt;&lt;br&gt; ……물론 전투에 하등 아무런 쓸모도 없는 플러그인 따위는 필요 없다.&lt;br&gt;&lt;br&gt; 이건 나중에 갤럭시 캐피탈로 돌아가면 당O마켓 같은 데에 싸게 팔아먹을 예정이다. 5,000캐피정도는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lt;br&gt;&lt;br&gt; &lt;br&gt; 슬슬 우주해적을 이송할 시간이 되자, 우주 방위군이 윤세아를 끌고 우주선으로 향했다.&lt;br&gt;&lt;br&gt; 우주 방위군에게 끌려가면서도, 윤세아는 나에게 웃음을 내보이며 손을 흔들었다. &lt;br&gt;&lt;br&gt; 나도 인사를 안받아주긴 뭐하니 손을 흔들며 윤세아를 배웅해줬다.&lt;br&gt;&lt;br&gt; 윤세아는 내가 인사를 받아준 것으로 해석한 모양인지 터질 듯한 얼굴로 기뻐했다.&lt;br&gt;&lt;br&gt; 내가 흔들었던 손에 펴져있던 것은 가운데 손가락 뿐이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quot;......수학여행을 떠난 여러분이 또 다시 이런 희소식을 들고 올 줄은 몰랐습니다. 은하고 개교이래 이런 크루는 처음이군요.&quot;&lt;br&gt;&lt;br&gt; &quot;헹…! 이제 누가 엘리트반이지?!&quot;&lt;br&gt;&lt;br&gt; &quot;이렇게 졸업에 또 한 걸음 나아갔네요.&quot;&lt;br&gt;&lt;br&gt; 바바나 행성의 수학여행을 마치고 은하고 크루 교실에 돌아온 우리에게 곽재형 선생님의 칭찬세례가 이어졌다.&lt;br&gt;&lt;br&gt; &quot;좋아요, 다음 우주해적의 정보가 있나요?&quot;&lt;br&gt;&lt;br&gt; 선창이 바로 자신의 날개를 들어올리며 곽재형 선생님에게 질문했다. &lt;br&gt;&lt;br&gt; &quot;네, 이번에는 악명높은 마그넷 해적의 정보를 입수했습니다.&quot;&lt;br&gt;&lt;br&gt; &quot;오, 그 마그넷 해적은 어디에 있죠?&quot;&lt;br&gt;&lt;br&gt; &quot;현재 바바나 행성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합니다.&quot;&lt;br&gt;&lt;br&gt; &quot;또 바바나 행성이요?&quot;&lt;br&gt;&lt;br&gt; 나는 기가 차서 무심코 말을 내뱉었다.&lt;br&gt;&lt;br&gt; 아직 제대로 된 수학여행도 즐겨보지도 못하고 우주해적들과 두근두근 미연시만 해대는 꼴이었다.&lt;br&gt;&lt;br&gt;&lt;br&gt; &quot;마그넷 해적이라면, 들어본 적 있어요. 제 고향 행성의 이웃 행성인 루카 행성이 마그넷 해적에 의해 종말을 맞았거든요.&quot;&lt;br&gt;&lt;br&gt; &quot;뭐?? 그럼 바바나 행성도 위험하다는 거잖아!&quot;&lt;br&gt;&lt;br&gt; &quot;어서 바바멘토님에게 알리러 가자!&quot;&lt;br&gt;&lt;br&gt; 쉴 새도 없이 다음 해적과의 전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lt;br&gt;&lt;br&gt; 그리고 귀찮은 놈과의 전투도, 기다리고 있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 &quot;어이! 꼴찌반! 재결투다!&quot;&lt;br&gt;&lt;br&gt; 교실에서 나오자, 우리들을 향해 내지르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에 나와 싸웠던 엘리트반 조연빈의 것이었다.&lt;br&gt;&lt;br&gt;&lt;br&gt; &quot;오랜만이다, 조바O든.&quot;&lt;br&gt;&lt;br&gt; &quot;조바O든은 또 누구냐! 나는 조연빈이다!&quot;&lt;br&gt;&lt;br&gt; &quot;그래, 조연빈이. 무슨 볼일이야?&quot;&lt;br&gt;&lt;br&gt; &quot;아까의 말 못들었나? 재결투를 신청한다!&quot;&lt;br&gt;&lt;br&gt;&lt;br&gt; 엘리트반 조연빈이, 싸움을 걸어왔다. &lt;br&gt; 나는 당황하지 않고 우리 팀 은마루를 소환했다.&lt;br&gt;&lt;br&gt;&lt;br&gt; &quot;가라! 은마루! 나 대신 싸워줘!&quot;&lt;br&gt;&lt;br&gt; &quot;뭐?! 장난하는거냐? 잔챙이는 필요없다! 난 오로지 네녀석만 이기면 된다!&quot;&lt;br&gt;&lt;br&gt;&lt;br&gt; 실패했다.&lt;br&gt;&lt;br&gt; 조연빈은 자신의 아공간 포탈을 소환해 또 다시 자신의 아공간으로 나를 끌어들였다.&lt;br&gt;&lt;br&gt;&lt;br&gt; “이번에야말로! 엘리트반의 저력을 보여주마!”&lt;br&gt;&lt;br&gt; 조연빈은 내가 공간에 입성하자마자 자신의 주머니에서 네 개의 공을 꺼냈다.&lt;br&gt;&lt;br&gt; 자세히 보니 공이 아니었다. 레이저를 발사할 수 있는 기계로 된 구체였다. &lt;br&gt;&lt;br&gt; 조연빈이 꺼낸 구체들이 일제히 작동하며, 조연빈의 주변을 빙빙 돌기 시작했다.&lt;br&gt;&lt;br&gt;&lt;br&gt; &quot;이번에야말로 엘리트반으로서, 너를 짓밟아주지. 이번에는 쉽지 않을거다.&quot;&lt;br&gt;&lt;br&gt; &quot;쉬울 것 같은데? 전보다 총알 2발이 늘었을 뿐이잖아.&quot;&lt;br&gt;&lt;br&gt;&lt;br&gt; 3초 후, 내가 내뱉었던 말을 후회했다.&lt;br&gt;&lt;br&gt;&lt;br&gt; &quot;우와아아아아악!!!!&quot;&lt;br&gt;&lt;br&gt; 이번에 조연빈이 가지고온 무기는, 전의 [더블건]과는 차원이 다른 무기였다. &lt;br&gt;&lt;br&gt; 네 개의 구체가 허공에서 나를 향해 일제히 레이저 탄환을 쏘았다.&lt;br&gt;&lt;br&gt; 레이저 탄환 4발을 피하는 데에 딱히 어려움은 없을테지만, 저 무기는 엄청난 속도로 탄환을 쏴대고 있다. &lt;br&gt;&lt;br&gt; 즉, 나에게 날아오는 탄환은 고작 4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구체 하나당 1초에 2발, 구체는 총 4개이므로 1초에 8발. 10초에 80발의 탄환을 피해야한다.&lt;br&gt;&lt;br&gt;&lt;br&gt; 탄막슈팅게임을 하는 기분이었다.&lt;br&gt;&lt;br&gt;&lt;br&gt; 탄환이 무자비하게 나를 향해 쏟아져내렸고, 나는 날아오는 탄환들을 들고있던 [스나이퍼건]으로 애써 막아내며 아공간에서 [레이저건]을 꺼냈다.&lt;br&gt;&lt;br&gt; [레이저건]을 꺼내는 데 성공했으니, 이제 탄환을 피할 필요는 없다. 전부 제거해버리면 되니까.&lt;br&gt;&lt;br&gt;&lt;br&gt; 지이이이잉-!!&lt;br&gt;&lt;br&gt; [레이저건]이 작동하며 초록빛 레이저를 뿜어냈고, 레이저를 조준하여 날아오는 탄환을 전부 상쇄시켰다.&lt;br&gt;&lt;br&gt; 그 어떤 탄환도, 초고열의 레이저를 뚫기에는 무리다.&lt;br&gt;&lt;br&gt; &lt;br&gt; &quot;그렇다면, 더 많이…!!&quot;&lt;br&gt;&lt;br&gt; 내가 [레이저건]으로 날아온 탄환을 전부 막아내자, 조연빈이 미간을 찌푸리며 손을 꽉 쥐었다.&lt;br&gt;&lt;br&gt; 조연빈이 손에 힘을 꽉 주는 것을 트리거로, 네 개의 구체들이 조연빈의 주변을 빠른 속도로 회전하며, 거대 회오리를 마주하는 듯한 착각을 주었다.&lt;br&gt;&lt;br&gt; 빠르게 회전하는 구체들이 거대한 돌풍을 일으켰고, 이내 파란 섬광이 일며 엄청난 양의 탄환을 뿜어냈다.&lt;br&gt;&lt;br&gt;&lt;br&gt; 두두두두두두두두-!!!&lt;br&gt;&lt;br&gt;&lt;br&gt; 이에 나는 [레이저건]을 대검처럼 들고, 사방에 흩뿌려지는 파란 레이저 탄환들에 대응해 빠르게 휘둘렀다.&lt;br&gt;&lt;br&gt;&lt;br&gt; 지잉-! 지잉-! 지잉-! 지잉-! 지잉-! 지잉-! 지잉-! 지잉-! 지잉-! 지잉-! 지잉-!&lt;br&gt;&lt;br&gt;&lt;br&gt; [레이저건]을 휘둘러 날아오는 탄환들을 빠른 속도로 베어버리면서, 천천히 조연빈이 있는 방향을 향해 전진했다.&lt;br&gt;&lt;br&gt; 단 일 초의 멈춤도 허용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레이저건]을 휘두른다. 날아오는 탄환을 베어낸다. 잡념을 제거하고, 눈앞의 목표에만 집중한다.&lt;br&gt;&lt;br&gt;&lt;br&gt; 위이이잉…&lt;br&gt;&lt;br&gt;&lt;br&gt; 그렇게 정신을 집중하고 있던 와중에, 조연빈의 무기 속도가 점점 눈에 띄게 감소하기 시작하더니 이내 완전히 움직임을 멈췄다.&lt;br&gt;&lt;br&gt; 내 [레이저건]의 작동 시간이 끝나는 것보다, 조연빈의 무기의 작동 시간이 끝나는 것이 더 빨랐던 것이다.&lt;br&gt;&lt;br&gt; 무기가 재장전 시퀀스에 돌입해 회전을 멈추자 당황한 조연빈을 향해 잽싸게 [스나이퍼건]을 꺼내들어 녀석의 머리에 조준했다.&lt;br&gt;&lt;br&gt;&lt;br&gt; 또 다시, 이겼다.&lt;br&gt; 엘리트반에게서.&lt;br&gt;&lt;br&gt; &lt;br&gt;&lt;br&gt; ***&lt;br&gt; &lt;br&gt;&lt;br&gt;&lt;br&gt; &quot;저 자식, 또 무기 던지고갔네.&quot;&lt;br&gt;&lt;br&gt; 이번 승부도 나의 승리로 끝나자 분한지, 조연빈은 전처럼 또 자신의 무기를 바닥에 강하게 곤두박질치고는 자리를 떠났다.&lt;br&gt;&lt;br&gt; 저번처럼 실컷 놀려줄까 했더니, 이번에는 놀리면 정말 미쳐버릴 것 같은 표정이라 그러진 않았다.&lt;br&gt;&lt;br&gt; 아무튼 조연빈이 바닥에 버리고 간 총에 [허리케인건]이라는 멋진 이름을 달아주고서, 아공간에 집어넣었다.&lt;br&gt;&lt;br&gt; 이번에 손에 넣은 [허리케인건]의 능력은 이후에 있을 전투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았다.&lt;br&gt;&lt;br&gt; 그리고 다시 바바나 행성으로 향하려던 찰나에, 나에게 전화가 걸려왔다.&lt;br&gt;&lt;br&gt; 언더시티의 건스미스, 양양궁이었다.&lt;br&gt;&lt;br&gt;&lt;br&gt; &quot;야! 도대체 뭘 하길래 전화불가 구역에 있다고 뜨냐?!&quot;&lt;br&gt;&lt;br&gt; &quot;제가 우주해적에게 납치를 당해서…&quot;&lt;br&gt;&lt;br&gt; &quot;아 그래서 전화가 안 걸리던 거였냐?&quot;&lt;br&gt;&lt;br&gt; &quot;네.&quot;&lt;br&gt;&lt;br&gt; &quot;아무튼, 네 무기들의 숙련도가 전부 가득차서 도 다시 무기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게 됐어. 당연히 할거지?&quot;&lt;br&gt;&lt;br&gt; “네, 부탁드립니다.”&lt;br&gt;&lt;br&gt;&lt;br&gt; 무기 업그레이드 비용을 지불하고, 슬슬 전화를 끊으려던 찰나에 양양궁이 말을 하나 덧붙였다.&lt;br&gt;&lt;br&gt; &quot;아 맞다, 그리고 네가 이번에 새로 얻은 네 개의 구체로 된 총 있지.&quot;&lt;br&gt;&lt;br&gt; 이번에 조연빈이 결투에서 사용했던 [허리케인건]을 말하는 듯 했다.&lt;br&gt;&lt;br&gt;&lt;br&gt; &quot;그거 고장났다. 못 써.&quot;&lt;br&gt;&lt;br&gt; &quot;네?&quot;&lt;br&gt;&lt;br&gt; &quot;그 총이 원래 강력한 외부충격에 약한 편이라, 살짝 충격을 주기만 해도 금방 고장나거든. 뭐 바닥에 던지기라도 했어?&quot;&lt;br&gt;&lt;br&gt; &quot;바닥에 던져…?&quot;&lt;br&gt;&lt;br&gt; &lt;br&gt; 양양궁의 말을 듣자마자 떠오르는 것은, 조연빈이 [허리케인건]을 강하게 바닥에 곤두박질치는 장면 뿐이었다.&lt;br&gt;&lt;br&gt; [허리케인건]을 정말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방법을 구상하고 있던 내게 정말 청천벽력의 소식이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quot;그래서 이제 뭘 하면 된다고…?&quot;&lt;br&gt;&lt;br&gt; &quot;시추시설의 바바메카닉씨의 지질활동 데이터를 연구원 론다씨에게 가져다드려서 얻은 데이터를 한재형 정비사님께 드려서 좌표계를 추정해야 하는 상황이야.&quot;&lt;br&gt;&lt;br&gt; &quot;학생들에게 심부름이나 시키는 나쁜 어른들 진짜~!&quot;&lt;br&gt;&lt;br&gt; &quot;까라면 까야지 뭐…&quot;&lt;br&gt;&lt;br&gt;&lt;br&gt; 현재 상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지금 우리는 마그넷 해적의 좌표계를 얻으러 동문서주(東奔西走)하고 있는 중이다.&lt;br&gt;&lt;br&gt; 그래도 이제 한도형 정비사가 좌표계를 분석만 하면 이 지긋지긋한 심부름들도 끝이었다.&lt;br&gt;&lt;br&gt;&lt;br&gt; &quot;자료를 추출하는 동안 잠시 제 일을 도와주실 수 있으신가요?&quot;&lt;br&gt;&lt;br&gt; 아니었다.&lt;br&gt; 하나 더 있었다.&lt;br&gt;&lt;br&gt; &lt;br&gt; &quot;이게 은하계 연방의원 최시라님의 귀중품인데, 정거장에 흘리고 가셨더라고요. 메가시티에 투숙중이라고 하시니, 호텔리어분에게 갖다주기만 해주세요.&quot;&lt;br&gt;&lt;br&gt; &quot;갖다주기만 하면 되는거죠?&quot;&lt;br&gt;&lt;br&gt; &quot;네. 부탁드려요, 은하고 학생분들.&quot;&lt;br&gt;&lt;br&gt; 우리들은 빠른 속도로 메가시티의 호텔까지 전력질주해 호텔리어를 찾았다.&lt;br&gt;&lt;br&gt;&lt;br&gt; &quot;네, 최시라 의원님께 가져다드리겠습니다. ㄱ...&quot;&lt;br&gt;&lt;br&gt; 우리는 빠르게 귀중품을 건네주고선 호텔리어의 '감사합니다'의 ㄱ까지만 듣고 헐레벌떡 정비장을 향해 달려갔다.&lt;br&gt; &lt;br&gt;&lt;br&gt; &quot;다녀왔습니다! 우주해적의 좌표계는요?!&quot;&lt;br&gt;&lt;br&gt; &quot;예상보다 훨씬 빨리 오셨네요… 혹시 30분만 더 기다려주실 수 있나요?&quot;&lt;br&gt;&lt;br&gt; &quot;NOOOOOOO!!!!&quo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quot;YES, 이제 우리들의 사랑이 조금 더 격렬해졌다구.&quot;&lt;br&gt;&lt;br&gt; &quot;아잉, 그런 로맨틱한 발언하면 부끄럽잖아 선우자기야.&quot;&lt;br&gt;&lt;br&gt; &quot;에이, 우리 보영자기를 향한 나의 사랑은 그 어떤 문장으로도 표현할 수 없어…♥︎&quot;&lt;br&gt;&lt;br&gt; &quot;어머♥︎&quot;&lt;br&gt;&lt;br&gt; &quot;어머? 우리들은 땀 뻘뻘 흘리면서 개고생 하고왔는데, 어머?&quot;&lt;br&gt; &lt;br&gt; 긴 심부름을 끝마치고 마주하는 우주해적들이 저런 염장질을 해대고 있으니, 도저히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다.&lt;br&gt;&lt;br&gt;&lt;br&gt; &quot;뭐야, 저 울롱 닮은 것들은?&quot;&lt;br&gt;&lt;br&gt; &quot;흐응, 우리들의 사랑으로 가득 찬 공간에 있어서는 안 될 것들인데.&quot;&lt;br&gt;&lt;br&gt; &quot;너네 시발 진짜 울롱이 뭔지 보여줘?&quot;&lt;br&gt; &lt;br&gt;&lt;br&gt; 나는 아공간에서 [스나이퍼건]을 꺼내 녀석들을 향해 조준했다.&lt;br&gt;&lt;br&gt; 그러자 마그넷해적 안보영과 연선우가 자신들의 주변으로 거센 전기 자기장을 내뿜며, 우리들을 향한 강한 적대의지를 드러냈다.&lt;br&gt;&lt;br&gt; 이에 질세라, 크루원들도 아공간에서 각자의 무기를 꺼내며 마그넷해적을 향해 으르렁댔다.&lt;br&gt;&lt;br&gt;&lt;br&gt; &quot;너넨 진짜 뒤졌다. 어른들에게 실컷 이용당한 아이들의 고통을 맛봐라.”&lt;br&gt;&lt;br&gt;&lt;/p&gt;</description>
      <category>은하고another</category>
      <author>김끼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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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3 Oct 2025 03:17:36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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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은하고another 10화 - 수집해적 윤세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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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본 소설은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초고입니다.&lt;br&gt;&lt;br&gt;따라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설정 및 전개 방식에 있어 상이할 수 있습니다.&lt;br&gt;&lt;br&gt;또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를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EE2323;&quot;&gt;강력한 스포일러&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가 될 수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lt;/span&gt;&lt;br&gt;&lt;br&gt;현재 연재 중인 소설은 &lt;a href=&quot;https://novelpia.com/novel/310587&quot; target=&quot;_blank&quot;&gt;&lt;span&gt;노벨피아&lt;/span&gt;&lt;/a&gt;에서 열람 가능합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gt;&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 “있잖냐, 윤세아.”&lt;br&gt;&lt;br&gt; “헉… 지구인…!! 나를 이름으로 불러준거야?! 세아… 정말이지, 감동했어~ 어라? 근데 내가 성을 지구인에게 말해준 적이 있었나?”&lt;br&gt;&lt;br&gt; 그는 이름 하나 불린 것 가지고 온갖 호들갑은 다 떨고 있는 윤세아의 말을 무시한 채로, 자신의 할 말을 그녀에게 전했다.&lt;br&gt;&lt;br&gt;&lt;br&gt; “크루원들… 그래도 어느정도 정은 쌓였으니까, 만약 죽이게 된다면 적어도 내가 직접 묻어주게 해줘.”&lt;br&gt;&lt;br&gt; “물론 지구인의 부탁이라면, 이 세아는 뭐든지 들어줄 수 있어~”&lt;br&gt;&lt;br&gt; 윤세아는 특유의 능글맞은 표정을 짓다가, 이내 정색한 표정으로 바꾸고는 그를 향해 말했다.&lt;br&gt;&lt;br&gt;&lt;br&gt; “하지만, 묻어주는 건 안돼. 그러다 도망이라도 치면 어떡해. 세아의 것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아. 지구인은 평생동안 나에게 수집된 채로 있어야 해. 다시는 잃고 싶지 않아.”&lt;br&gt;&lt;br&gt; “......그러면 관에 내가 직접 넣어주는 것만 하는 것은 안되냐?”&lt;br&gt;&lt;br&gt; “그거라면 괜찮아~! 대신 그 답례는 세아에게 포옹 다섯 번이야~!! 알겠지?”&lt;br&gt;&lt;br&gt; “그래.”&lt;br&gt;&lt;br&gt;&lt;br&gt; 윤세아는 순순히 자신의 말에 응하는 지구인에, 입꼬리를 있는 힘껏 올리고는 신나는 발걸음으로 포탈을 열어 자리를 떴다.&lt;br&gt;&lt;br&gt; 그런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며 그는 피식 웃었다.&lt;br&gt;&lt;br&gt;&lt;br&gt; ‘이걸로 윤세아가 크루원들을 포탈째로 우주에 버려버리는 미래는 제거했다.’&lt;br&gt;&lt;br&gt;&lt;br&gt; 그가 윤세아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경우의 요구를 제외하고, 지구인의 어떤 부탁도 들어주는 윤세아의 특성을 활용해 크루원들이 패배하는 미래를 가지치기하듯이 하나둘씩 쳐낸다.&lt;br&gt;&lt;br&gt; 그의 부탁이 최종적으로 그가 크루원들을 통해 도망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싱글벙글한 윤세아는 모른다.&lt;br&gt;&lt;br&gt; 그 사실도 깨닫지 못한 채, 기뻐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그는 그저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을 뿐이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수집해적과의 싸움으로 돌아와서.&lt;br&gt; 수집해적 윤세아가 자신의 품에서 리모컨을 꺼냈다.&lt;br&gt;&lt;br&gt; &lt;br&gt; &quot;환경조절장치, 모든 환경설정 MAX로!&quot;&lt;br&gt;&lt;br&gt; 그녀는 알 수 없는 혼잣말을 지껄이며 버튼을 눌렀다. &lt;br&gt;&lt;br&gt;&lt;br&gt; 꾸욱-!&lt;br&gt; &lt;br&gt; 버튼을 호기롭게 누른 윤세아가 이내 리모컨을 다시 포탈 속으로 던져버리고는, 전투 태세에 돌입했다.&lt;br&gt;&lt;br&gt; 우롄은 온몸의 기운으로 직감할 수 있었다. &lt;br&gt; 방금 방의 기류가 바뀌었다.&lt;br&gt;&lt;br&gt; &lt;br&gt; &quot;헹! 뭔가 멋있는 척하더니만 별거 아닌데?&quot;&lt;br&gt;&lt;br&gt; 은마루는 방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한 채, 기고만장한 자세로 잔뜩 허세를 부렸다.&lt;br&gt; &lt;br&gt; 그런 은마루가 서있는 바닥에서 모락모락 증기가 피어오르더니, 이내 증기가 피어오른 곳에서 불기둥이 솟아올랐다.&lt;br&gt;&lt;br&gt;&lt;br&gt; &quot;우와아악!! 뭐야?!!&quot;&lt;br&gt;&lt;br&gt; 갑자기 자신의 발밑에서 엄청난 열기가 느껴지자 놀랐는지, 은마루는 뒤로 넘어지며 자지러졌다.&lt;br&gt;&lt;br&gt; 그리고 그 틈을 놓치지않고, 윤세아의 나무줄기가 은마루의 발목을 붙잡았다.&lt;br&gt;&lt;br&gt; &quot;으아아아아아아!! 살려줘어어!!!&quot;&lt;br&gt;&lt;br&gt; &quot;젠장, 은마루!!&quot;&lt;br&gt;&lt;br&gt; 우롄은 은마루를 끌고가는 나무줄기를 가격하려했지만 위에서 떨어지는 거대 빗방울과 이곳저곳에서 굴러오는 눈덩이를 피하느라 조준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lt;br&gt;&lt;br&gt;&lt;br&gt; &quot;아까 그 리모컨은 이런 용도였나?!&quot;&lt;br&gt;&lt;br&gt; 이 방은 크루원들이 지나왔던 모든 방들의 특징을 포함했다.&lt;br&gt;&lt;br&gt; 덥고 춥고 습하고 버섯포자가 가득하며, 바닥에서 불이 솟아오르고, 거대한 빗방울이 내리며, 눈덩이가 여기저기서 굴러오고, 다양한 종류의 우주벌레들이 튀어나온다.&lt;br&gt;&lt;br&gt; 지옥이 있다면, 아마 이런 형태이지 않을까.&lt;br&gt;&lt;br&gt;&lt;br&gt; &quot;지구인~ 보고있어~? 여기 네 친구 한 명 먼저 보낼게~&quot;&lt;br&gt;&lt;br&gt; 은마루는 어느새 손과 발 전부가 나무줄기로 묶인 상태였다. 손까지 완전 봉쇄당한 탓에, 아공간을 사용할 수도 없었다.&lt;br&gt;&lt;br&gt; 윤세아는 나무줄기에 붙잡힌 은마루를 자신의 코앞까지 데려왔다. 그리고 은마루의 몸의 손을 대고 포탈을 소환했다.&lt;br&gt;&lt;br&gt; 포탈에서 나오는 거대줄기로 단숨에 몸을 꿰뚫 계획이었다.&lt;br&gt;&lt;br&gt; 은마루를 죽이기 전에, 윤세아는 지구인이 보고있을 방향을 향해 밝게 웃어보였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몇 시간 전.&lt;br&gt; 크루원들과 그의 대련 도중.&lt;br&gt;&lt;br&gt;&lt;br&gt; “우왁?!!”&lt;br&gt;&lt;br&gt; 은마루는 가까이서 날아오는 그의 주먹을 가까스로 피해냈다.&lt;br&gt;&lt;br&gt; 하지만, 피해냈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피하는 데에 여력을 집중했다는 것은, 상대에게 또 다른 공격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준 것이나 다름없었다.&lt;br&gt;&lt;br&gt; 은마루가 주먹을 피하는 동안, 그는 왼손에서 [핸드건]을 고쳐들어 가까이의 은마루를 향해 탄환을 발사했다.&lt;br&gt;&lt;br&gt;&lt;br&gt; 팅-!!&lt;br&gt;&lt;br&gt; “막았나.”&lt;br&gt;&lt;br&gt; 그가 격발한 [핸드건]의 탄환을 은마루가 간신히 자신의 주 무기, [에너지볼건]을 꺼내 막아냈다.&lt;br&gt;&lt;br&gt;&lt;br&gt; “허억… 허억…”&lt;br&gt;&lt;br&gt;&lt;br&gt; 은마루가 은하고 입학 전, 부모님에게 선물받은 [에너지볼건]은 자신의 주위에 에너지볼을 생성해 날아오는 공격을 방어하고, 적과 근접해 에너지볼의 피해를 가하는 무기이다.&lt;br&gt;&lt;br&gt;&lt;br&gt; “[에너지볼건]의 일격을 맞추려고 나와 근접한 건 알겠지만, 너무 무모해. 난 맞아줄 생각도 없고, 넌 맞출 능력도 없어.”&lt;br&gt;&lt;br&gt; “대장… 말이 좀 심한거 아냐?”&lt;br&gt;&lt;br&gt;&lt;br&gt; 은마루는 [에너지볼건]으로 자신의 몸 주위에 에너지볼을 둘렀다. 보라색 구체의 에너지볼은 은마루의 주위를 빙빙돌며 그를 위협했다.&lt;br&gt;&lt;br&gt; 에너지볼을 두른 은마루는 더욱 더 적극적으로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그런 은마루의 돌격을 자신의 신발 부스터로 도약해 피하면서 물었다.&lt;br&gt;&lt;br&gt;&lt;br&gt; “네 공격은 결국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야. 그런 고물해적과 같은 무모한 돌격을 맞아줄리 없지. 그거 말고 다른 공격은 없어?”&lt;br&gt;&lt;br&gt; “물론 나한테는 이 이외에 다른 공격은 없어. 하지만 말야…”&lt;br&gt;&lt;br&gt;&lt;br&gt; 그의 질문에 은마루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웃으며 대답했다.&lt;br&gt;&lt;br&gt;&lt;br&gt; “나 말고 다른 애들한테는 있어.”&lt;br&gt;&lt;br&gt; &lt;br&gt;&lt;br&gt; 탕-!!&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quot;흐읍!!&quot;&lt;br&gt;&lt;br&gt; 윤세아가 고통의 신음을 흘리며 바닥에 주저앉았고, 은마루를 붙잡고있던 나무줄기들이 흐트러지며 은마루는 자유의 몸이 되었다.&lt;br&gt;&lt;br&gt;&lt;br&gt; &quot;날 잊은 건 아니겠지?&quot;&lt;br&gt;&lt;br&gt; 은마루의 헬멧 안에 있던 선창이 자신의 날개를 퍼덕이며 잘난 체를 했다.&lt;br&gt;&lt;br&gt; 선창은 윤세아에게 아바타가 박살나고, 은마루의 헬멧 안으로 대피한 상태였다. &lt;br&gt;&lt;br&gt;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패드를 조작해 아공간을 여는 것 밖에 없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은마루를 탈출시킬 방법이 있다.&lt;br&gt;&lt;br&gt; 윤세아와 은마루의 거리가 좁혀졌기 때문에, 그녀의 입속에 매운 맛을 선사해줄 수 있다.&lt;br&gt;&lt;br&gt;&lt;br&gt;&lt;br&gt; &quot;매워어어어어!!&quot;&lt;br&gt;&lt;br&gt; &quot;쮸 구이초극상매운맛! 단 돈 300캐피!&quot;&lt;br&gt;&lt;br&gt; &quot;시식 서비스입니다 손님.&quot;&lt;br&gt;&lt;br&gt; 문자 그대로의 매운 맛.&lt;br&gt; 그가 맡겨둔 쮸 구이-초극상매운맛-를 아공간 포탈로 윤세아의 입속에 쑤셔넣었다.&lt;br&gt;&lt;br&gt; 윤세아는 갑자기 입안으로 들어온 강렬한 매운맛에 정신을 못차리고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lt;br&gt;&lt;br&gt; &quot;흐엑…!! 잦… 잠깐…마안 있어봐앙아!!&quot;&lt;br&gt;&lt;br&gt; 윤세아는 다급하게 포탈을 소환하여 도망가려고 했지만 은마루가 온몸을 날려 박치기로 저지했다.&lt;br&gt;&lt;br&gt; 하지만 은마루의 블로킹에도 굴하지않고, 윤세아는 바닥에 포탈을 소환했다. &lt;br&gt;&lt;br&gt; 제아무리 열심히 막는다고 해도, 바닥에 소환된 포탈을 막기에는 무리가 있을 터였다. 그 점을 이용해 윤세아는 긴급탈출을 시도했다.&lt;br&gt;&lt;br&gt;&lt;br&gt; &quot;얼레?&quot;&lt;br&gt;&lt;br&gt; 윤세아는 분명 포탈에 자신의 몸을 갖다댔을 터였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포탈이 작동하지 않았다.&lt;br&gt;&lt;br&gt;&lt;br&gt; &quot;얼레는 무슨 얼레야! 죽어!&quot;&lt;br&gt;&lt;br&gt; &quot;대장 내놔!&quot;&lt;br&gt;&lt;br&gt; 자세한 상황은 모르겠지만, 일단 공격찬스인건 틀림없기에 은마루는 총으로 윤세아를 열심히 가격했다.&lt;br&gt;&lt;br&gt; &quot;세아가 잘못했어어어!!!&quot;&lt;br&gt;&lt;br&gt; 윤세아가 자신의 옷을 찰랑찰랑 휘날리며 도망쳤다. 그런 윤세아를 은마루가 총을 들고 쫓아갔고, 선창이 은마루의 머리 위에서 열심히 응원했다.&lt;br&gt;&lt;br&gt;&lt;br&gt; ‘근데, 윤세아는 어째서 포탈로 도망치지 못한거지?’&lt;br&gt;&lt;br&gt; 그 해답은 우롄에 옆에 나타난 홀로그램, 유루미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lt;br&gt;&lt;br&gt;&lt;br&gt; &quot;깜짝아!&quot;&lt;br&gt;&lt;br&gt; &quot;흐암… 다른 건 몰라도… 해킹은 자신있거든…&quot;&lt;br&gt;&lt;br&gt; &quot;루미야, 네가 한 거야?&quot;&lt;br&gt;&lt;br&gt; &quot;웅… 수집해적은 자신만의 포탈을… 소환해서 싸우는 해적이니까… 그 포탈의 기능을 없애면… 도움이 될까 싶어서…&quot;&lt;br&gt;&lt;br&gt; &quot;포탈의 기능을 없애?&quot;&lt;br&gt;&lt;br&gt; &quot;허엄… 이동용 포탈부터 공격용 포탈까지, 해킹으로 전부 기능을 끊었어… 아마 복구하는데에는 좀 걸릴거야…&quot;&lt;br&gt;&lt;br&gt; 유루미가 입으로 크게 하품하며 현재 상황에 대해 우롄에게 설명해주었다. &lt;br&gt;&lt;br&gt; 설명이 끝난 후, 유루미는 눈을 비비며 다시 잠을 청하기 위해 사라졌다.&lt;br&gt;&lt;br&gt; '루미가 해킹에 능하다니, 그런 능력은 보통 우주선에 있을리 없을텐데. 누군가 개조라도 한걸까?'&lt;br&gt;&lt;br&gt; 뭐가 어쨌든간에, 윤세아의 공격은 전부 포탈을 이용한 나무줄기 공격이 전부였기에, 더 이상 윤세아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lt;br&gt;&lt;br&gt; 이대로 수갑을 채워 체포하면 끝이었다.&lt;br&gt;&lt;br&gt; &lt;br&gt; &quot;헤엑… 이렇게 된거 어쩔 수 없지이, 지구인의 물건을 잠깐 빌리는 수 밖에!!&quot;&lt;br&gt;&lt;br&gt; 윤세아가 또 다른 포탈에서 무기를 꺼냈다. 윤세아가 꺼낸 무기는 [스나이퍼건]이었다.&lt;br&gt;&lt;br&gt;&lt;br&gt; &quot;뭐야?! 포탈은 못쓰는거 아니었어?&quot;&lt;br&gt;&lt;br&gt; &quot;저건 다른 종류의 포탈인 것 같아. 아마 우리와 같은 아공간 포탈…&quot;&lt;br&gt;&lt;br&gt; &quot;근데, 저 총 대장 거 아니야?&quo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lt;br&gt;&lt;br&gt; 선창의 무기, [호밍건]의 미사일 세례가 그에게로 쇄도했다.&lt;br&gt;&lt;br&gt; 선창이 입학 전 구입한 [호밍건]은 주변에 있는 대상을 자동으로 조준해 별도로 적을 조준하지 않아도 공격을 맞출 수 있는 호밍(Homing) 시스템을 탑재한 무기이다.&lt;br&gt;&lt;br&gt;&lt;br&gt; “자동으로 조준하면 뭐해, 맞지 않으면 소용없어.”&lt;br&gt;&lt;br&gt; 하지만 그는 날아드는 호밍 미사일들을 검처럼 든 [레이저건]으로 일격에 베어버렸다. &lt;br&gt;&lt;br&gt; [에너지볼건]의 에너지볼을 주위에 두른 은마루가 최대한 그를 방해해보려 애썼지만, 깡패해적과의 결전으로 단련된 그의 반사신경은 은마루의 공격을 손쉽게 피해냈다.&lt;br&gt;&lt;br&gt; 은마루의 공격을 피하는 와중에도, 후방에 있는 선창과 우롄을 향해 [스나이퍼건]으로 저격했다.&lt;br&gt;&lt;br&gt;&lt;br&gt; 탕-!!&lt;br&gt;&lt;br&gt;&lt;br&gt; “[호밍건]이 아무리 오토 타겟팅 기술이 탑재되어있다고 해도, 결국엔 대상이 범위 내에 있어야 해. 내가 범위 바깥으로 나가버리면 말짱 도루묵이지.”&lt;br&gt;&lt;br&gt; 급격하게 변화하는 전장 안에서 [호밍건]의 범위를 일일이 측정하고 정확한 범위 안에 상대를 집어넣으려면, 시야의 극한 활용이 필요하다. &lt;br&gt;&lt;br&gt;&lt;br&gt; “자, 이리저리 도망다니는 나를 네가 과연 [호밍건]으로 쉽게 맞출 수 있을까? 고작 두 눈으로 내 움직임을 쫓는 것이 끝인 네가?”&lt;br&gt;&lt;br&gt; “확실히, ‘두 눈’만으로는 저격하기 어렵겠어.”&lt;br&gt;&lt;br&gt;&lt;br&gt; 그는 선창의 목소리가 자신의 위에서 들려온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감탄의 감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lt;br&gt;&lt;br&gt;&lt;br&gt; “하지만 공중에서 보고있다면 어떨까.”&lt;br&gt;&lt;br&gt;&lt;br&gt; [호밍건]을 사용할 때 중요한 것은 시야. 그렇다면 하늘을 날 수 있는 새의 시야각을 지닌 선창은 그 무기를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까.&lt;br&gt;&lt;br&gt; 그것뿐이겠는가. &lt;br&gt; 인간의 시야의 한계에서 자유로운 그에게는 언제든지 상황을 조율할 수 있는 지휘관의 능력 또한 있는 것이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윤세아가 든 건 [더블건]이야! 탄환이 두 번 날아오니까 조심해!”&lt;br&gt;&lt;br&gt;&lt;br&gt; 타당-! 타당-!&lt;br&gt;&lt;br&gt; 윤세아가 [더블건]을 두 손으로 잡고 크루원들을 향해 탄환을 쏘았다.&lt;br&gt;&lt;br&gt; 수집해적 윤세아는 완벽하게 그의 총을 활용했다. [레이저건]으로 적들을 견제하고, [더블건]으로 적들을 교란시키며, [스나이퍼건]으로 강력한 한 방.&lt;br&gt;&lt;br&gt; 물론 윤세아가 아무리 그의 총을 잘 활용한다고 해도, 총의 진짜 주인인 그보다는 미숙한 편이었다.&lt;br&gt;&lt;br&gt;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lt;br&gt;&lt;br&gt;&lt;br&gt; “은마루 바닥에 열기 조심해! 그리고 몇 초 뒤면 [스나이퍼건]의 재장전 시간이 끝나니까 유의하고!”&lt;br&gt;&lt;br&gt; 선창은 은마루의 헬멧에서 나와 전장의 전경이 훤히 보이는 곳에서 크루원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lt;br&gt;&lt;br&gt; 그의 지시 덕에 우롄과 은마루는 끊임없는 전장의 상황변화에도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lt;br&gt;&lt;br&gt;&lt;br&gt; “5시 방향에 테르도치 5마리!!”&lt;br&gt;&lt;br&gt; “우주벌레는 내가 처리할게!”&lt;br&gt;&lt;br&gt; 어느새 크루원들의 뒤로 테르도치들이 나타났다. 이를 누구보다도 빠르게 알아챈 선창이 크루원들에게 큰 목소리로 외쳤다.&lt;br&gt;&lt;br&gt; 이를 듣고 은마루는 우롄 대신 우주벌레들을 상대하기 위해 [에너지볼건]의 에너지볼을 온몸에 두른 채로 그들을 향해 달려갔다.&lt;br&gt;&lt;br&gt; 그리고는 다가오는 테르도치들을 아슬아슬 비껴움직여 공격을 맞지 않으면서 테르도치들이 에너지볼을 맞도록 유도했다.&lt;br&gt;&lt;br&gt; 테르도치들은 가시를 올려 방어했지만, 가시를 풀자마자 에너지볼을 다시 불어넣자 금방 쓰러졌다.&lt;br&gt;&lt;br&gt;&lt;br&gt; “이 녀석들은 헤도치보다는 머리가 멍청한 편이네.”&lt;br&gt;&lt;br&gt; “테르도치들은 헤도치와는 다르게 가시를 재생할 수 있어서 이를 적에게 발사하는 형태로 진화했는데, 그 과정에서…”&lt;br&gt;&lt;br&gt; “알았어, 선창아. 다음 지시나 내려줘.”&lt;br&gt;&lt;br&gt; “롄이 쪽으로 다시 합류하자.”&lt;br&gt;&lt;br&gt; “오케이~”&lt;br&gt;&lt;br&gt;&lt;br&gt; 은마루가 테르도치들을 전부 무찌르고, 다시 윤세아와 접전을 벌이고있는 우롄의 쪽으로 합류했다.&lt;br&gt;&lt;br&gt; 윤세아는 [스나이퍼건]과 [레이저건], [더블건]을 번갈아가며 발사했지만, 크루원들은 날아오는 탄환을 완벽하게 피해냈다.&lt;br&gt;&lt;br&gt; 반대로 윤세아 또한, 크루원들의 공격을 맞아줄 기색도 보이지 않은 채로 회피를 이어갔다.&lt;br&gt;&lt;br&gt; &lt;br&gt; 우롄은 계속해서 공격을 회피하는 윤세아의 모습에 이를 갈았다.&lt;br&gt;&lt;br&gt; 무언가 공격을 맞출 계기라도 있다면…&lt;br&gt;&lt;br&gt;&lt;br&gt; “선창아! 혹시 우주해적의 잠깐동안 녀석이 움직이지 못하게 할 만한 방법이 있을까?”&lt;br&gt;&lt;br&gt; “쮸 구이 매운맛을 또 먹이면 모르겠지만, 방금 마루를 구할 때 이미 다 털어놓은 탓에…”&lt;br&gt;&lt;br&gt; “그럼 어떻게든 녀석을 방해할 방법이라도!”&lt;br&gt;&lt;br&gt; “그거라면… 생각해둔게 몇 개 있어.”&lt;br&gt;&lt;br&gt; “좋아, 내가 공격을 준비할테니, 지금 당장 실행해줘!”&lt;br&gt;&lt;br&gt; 우롄이 녀석을 이길 비장의 한 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작전에 맞춰 선창은 윤세아의 주의를 끌었다.&lt;br&gt;&lt;br&gt;&lt;br&gt; “루미야! 지금이야!!”&lt;br&gt;&lt;br&gt; 갑작스런 지시에 윤세아는 뒤를 돌아보았다. &lt;br&gt;&lt;br&gt;&lt;br&gt; ‘설마, 숨겨둔 다른 동료가 기습을…?’&lt;br&gt;&lt;br&gt;&lt;br&gt; 하지만 뒤쪽에는 아무도 없었다. 위쪽에도 아무도 없었다.&lt;br&gt;&lt;br&gt; 거짓말이었다.&lt;br&gt; &lt;br&gt; ‘시간을 끌려고 일부러 거짓말을 한건가?! 하지만, 괜찮아. 대처할 시간은 아직…’&lt;br&gt;&lt;br&gt;&lt;br&gt;&lt;br&gt; “하암… 안녕…”&lt;br&gt;&lt;br&gt;&lt;br&gt; 그리고 다시 윤세아가 앞으로 뒤돌자, 그녀의 코앞에 인간의 형태를 띈 홀로그램, 유루미가 나타나 있었다.&lt;br&gt;&lt;br&gt; 윤세아는 깜짝 놀라 순간적으로 뒷걸음질쳤다. 예상치 못한데서 튀어나온 탓에, 꽤나 당황했다.&lt;br&gt;&lt;br&gt; 잠깐의 상황 파악이 끝나고, 윤세아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유루미를 향해 [스나이퍼건]을 쏘았다. &lt;br&gt;&lt;br&gt; 유루미는 홀로그램이어서 맞지 않았지만, 애초부터 이를 알고 그 뒤에서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크루원들을 향한 공격이었기에 상관없었다.&lt;br&gt;&lt;br&gt; 시야를 가리고, 자신에게 가까이 접근해 공격한다. 윤세아는 크루원들이 그런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lt;br&gt;&lt;br&gt; ‘멀리서 총을 쏘는 건 명중률과 관통률이 떨어지니까, 가까이서 공격하는게 낫다고 생각한거겠지.’&lt;br&gt;&lt;br&gt; 윤세아의 추측은 절반은 맞았다.&lt;br&gt;&lt;br&gt;&lt;br&gt;&lt;br&gt; “뭣…”&lt;br&gt;&lt;br&gt;&lt;br&gt; 크루원들은 윤세아에게 가까이 접근해서 공격하지 않고, 멀리서 가만히 지켜보고있었다.&lt;br&gt;&lt;br&gt; 그리고 윤세아의 앞에는 크루원들 대신 다른 물체가 존재했다.&lt;br&gt;&lt;br&gt; 검은 구체의 형태를 띈 축구공만한 크기의 수류탄이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그래서 뭐? 결국에 네 [호밍건] 공격은 내게 통하지 않아. 단순히 [레이저건]을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공격은 손쉽게 막히잖아?”&lt;br&gt;&lt;br&gt; “그래, 통하지 않을 거란 건 이미 알고 있었어.”&lt;br&gt;&lt;br&gt;&lt;br&gt; [호밍건]의 미사일을 계속해서 발사하는 선창과 그 미사일을 [레이저건]으로 하나하나 막아내는 그의 접전은 계속해서 이어졌다.&lt;br&gt;&lt;br&gt; 은마루 또한 에너지볼을 온몸에 두른 채 전심전력으로 달려들었다. 그는 [샷건]으로 에너지볼을 밀쳐내거나, [멀티건]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그를 견제하며 공격을 피했다.&lt;br&gt;&lt;br&gt; 하지만 우롄만은, 아무런 공격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뒷짐을 지고 날아오는 공격만을 피해낼 뿐이었다.&lt;br&gt;&lt;br&gt; &lt;br&gt; ‘뭔가가 있는 것은 틀림없는데… 가늠할 수가 없네.’&lt;br&gt;&lt;br&gt; 그에게 있어 크루원들이 이런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전-지금은 지워진 과거-에는 단순히 무기를 조준하고 쏘는 것 이외에는 작전따위 없었다.&lt;br&gt;&lt;br&gt; 어떤 변수 때문에 그들의 행동이 틀어졌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좋은 징조였다. 이대로라면 수집해적도 문제없이 상대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그는 생각하고 있었다.&lt;br&gt;&lt;br&gt;&lt;br&gt; “어이, 우롄! 가만히 있으면 죽는다고?”&lt;br&gt;&lt;br&gt;&lt;br&gt; 그는 가만히 전장을 쳐다볼 뿐인 우롄을 향해 [스나이퍼건]의 마지막 탄환을 날렸다. 탄환은 그대로 일직선으로 뻗어 우롄에게로 향했다. &lt;br&gt;&lt;br&gt; 우롄은 피하지 않고 멍하니 탄환을 바라볼 뿐이었다.&lt;br&gt;&lt;br&gt;&lt;br&gt; ‘어? 잠깐, 피하지 않으면 위험한데…?’&lt;br&gt;&lt;br&gt;&lt;br&gt; 탄환이 날아가는 음속의 속도에 반응할 수 없는 지구인인 그와는 다르게, 우주인들은 총의 속도에 반응할 수 있다.&lt;br&gt;&lt;br&gt; 그 때문에 그는 애초에 맞지 않을 공격이라고 생각해 크루원들을 향해 과감하게 [스나이퍼건]의 탄환을 마음껏 발사한 것이다.&lt;br&gt;&lt;br&gt; 하지만, 만약 피하지 못한다면?&lt;br&gt;&lt;br&gt; 그대로 중상을 입고 수집해적과의 결전을 제대로 치루지 못할 것이다.&lt;br&gt;&lt;br&gt;&lt;br&gt; “이런…!!”&lt;br&gt;&lt;br&gt;&lt;br&gt; 기껏 무언가의 변수를 통해 이전과 다르게 행동하기 시작한 크루원들이지만, 여기서 그가 죽어버린다면 다시 바바나 행성에서 정보를 찾던 때로 돌아가버린다.&lt;br&gt;&lt;br&gt; 그리고 만약 크루원들이 이번과 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다시 아무런 대책도 없이 돌진하는 이전으로 되돌아가버린다면?&lt;br&gt;&lt;br&gt;&lt;br&gt;&amp;nbsp;&amp;nbsp;‘몇 번이고 이 루프를 반복해야할 수도 있어…!!’&lt;br&gt;&lt;br&gt;&lt;br&gt; 그렇게 둘 수는 없다.&lt;br&gt; 라고 생각하며 그가 우롄에게 정신이 팔렸을 무렵.&lt;br&gt;&lt;br&gt;&lt;br&gt;&lt;br&gt; 팅-!!&lt;br&gt;&lt;br&gt;&lt;br&gt; 우롄은 뒷짐을 진 척, 자신의 등 뒤에 숨겨왔던 새로운 무기로 날아오는 [스나이퍼건]의 탄환을 막아냈다.&lt;br&gt;&lt;br&gt; 그 순간 그는 직감했다.&lt;br&gt;&lt;br&gt;&lt;br&gt; ‘아, 이거 함정이구나.’&lt;br&gt;&lt;br&gt;&lt;br&gt; 그는 그 어느때보다도 환하게 웃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펄스그레네이드건].&lt;br&gt; 우롄이 바바나 잡화점에서 고른 무기였다.&lt;br&gt; &lt;br&gt; [펄스그레네이드건]은 부유하는 수류탄을 소환해 넓은 범위의 폭발을 일으키는 무기이다.&lt;br&gt;&lt;br&gt; 그러나 수류탄이 터지는 데에 소모되는 시간이 5초정도 되는지라, 인간을 상대로는 아무래도 공격을 맞추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lt;br&gt;&lt;br&gt; 거기에다 [스나이퍼건]보다 훨씬 더 많이 재장전 시간을 요하는 데다, 잘못 하면 아군까지 폭발에 휘말리게 되는 불상사를 낳을 수 있는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 무기이다.&lt;br&gt;&lt;br&gt; 하지만 맞추는 데 성공하기만 한다면, 어마무시한 폭발의 위력으로 적에게 큰 부상을 입힐 수 있다.&lt;br&gt;&lt;br&gt; &lt;br&gt; “맞아라아아!!!!!”&lt;br&gt;&lt;br&gt;&lt;br&gt; 윤세아는 가까이서 수류탄이 점점 터질듯한 기세로 그녀를 위협해오자, 황급히 도망치려 발을 움직였다.&lt;br&gt;&lt;br&gt;&lt;br&gt; 푸슈우우우우우-!!&lt;br&gt;&lt;br&gt;&lt;br&gt; 하지만 그런 윤세아의 위에서 물줄기가 쏟아지며 그녀의 움직임을 막았다.&lt;br&gt;&lt;br&gt; 이전에 방을 물로 뒤덮었을 때, 크루원들이 아공간에 저장해놨던 그 물이었다.&lt;br&gt;&lt;br&gt; 선창이 위에서 아공간을 생성해내 그대로 윤세아의 몸에 퍼부운 것이다.&lt;br&gt;&lt;br&gt;&lt;br&gt; “자, 잠깐…!!”&lt;br&gt;&lt;br&gt; 윤세아는 갑작스러운 물 세례에 반응하지 못하고 그대로 미끄러져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lt;br&gt;&lt;br&gt; 뒤이어 은마루는 수류탄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 공을 차듯이 발로 뻥 밀어 윤세아의 코앞까지 날려보냈다.&lt;br&gt;&lt;br&gt; 물에 흠뻑 젖은 채로 주저앉아있는 윤세아의 앞에서, 수류탄은 터질듯한 섬광을 내뿜더니 이윽고는.&lt;br&gt;&lt;br&gt;&lt;br&gt; 투콰아아아아아아앙-!!!!!&lt;br&gt;&lt;br&gt;&lt;br&gt;&lt;br&gt; 수류탄의 거대한 섬광이 온 사방을 비추며 화려한 폭발을 일으켰다.&lt;br&gt;&lt;br&gt; 폭발을 직격으로 맞고 장렬하게 쓰러지는 윤세아를 바라보며, 우롄은 씨익하고 미소지었다.&lt;br&gt;&lt;br&gt;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첫 승리의 순간이었기에.&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내가 정신이 팔린 틈에 [펄스그레네이드건]의 수류탄을 내 주위에 소환, 동시에 [호밍건]의 미사일을 발사해 딜레마에 빠지게 하고, 가까스로 [레이저건]으로 미사일을 베고 [핸드건]을 던져 수류탄을 밀치고 달아나려는 찰나에 은마루가 에너지볼을 휘감은채로 나를 막는다…… 정말이지 대단한 작전이었어.”&lt;br&gt;&lt;br&gt;&lt;br&gt; 그는 근처 벤치에 앉아 휴식하며 크루원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lt;br&gt;&lt;br&gt;&lt;br&gt; “그걸 하나하나 반응하고 은마루의 마지막 블로킹마저 피해낸 대장이 더 대단한 것 같지만.”&lt;br&gt;&lt;br&gt; “맞아! 마지막에 [레이저건]을 집어던지는 건 예상 못했다고!”&lt;br&gt;&lt;br&gt; 계속해서 칭찬을 퍼붓는 그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크루원들에게는 조금 아쉬움이 남은 듯했다.&lt;br&gt;&lt;br&gt; 절체절명의 순간에 그가 기지를 발휘해 [레이저건]을 내던져 은마루를 저지하면서 그를 상대로 아깝게 패배한 것이 화근이었던 모양이다.&lt;br&gt;&lt;br&gt;&lt;br&gt; “그리고… 잠깐 화장실에 들린다면서 바바나 잡화점에 들러 새 무기를 구입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어, 우롄.”&lt;br&gt;&lt;br&gt; “우주해적을 잡으려면 아무래도 새 무기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해서말야.”&lt;br&gt;&lt;br&gt;&lt;br&gt; 물론 패배에 아쉬워하는 은마루와 선창과는 달리, 우롄은 마음의 짐을 벗어던진 듯 꽤나 후련한 표정이었다.&lt;br&gt;&lt;br&gt;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 결과가 긍정적 이었음은 알 수 있었다.&lt;br&gt;&lt;br&gt;&lt;br&gt; “방금 전의 싸움으로 나도 할 수 있는 녀석이라는 걸 깨달아버렸거든.”&lt;br&gt;&lt;br&gt; “그래, 할 수 있고 말고. 이번에는 틀림없어. 꼭 너희들은 수집해적을 잡을 수 있을거야.” &lt;br&gt;&lt;br&gt; “......? 너도 우리랑 같이 싸울 거면서, 그건 무슨 소리야?”&lt;br&gt;&lt;br&gt; 그는 미소를 감출 수가 없었다.&lt;br&gt; 이번에야말로, 크루원들이 저 사악한 수집해적의 손아귀로부터 자신을 구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lt;br&gt;&lt;br&gt;&lt;br&gt; “다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는데 말이지…”&lt;br&gt;&lt;br&gt; “……뭔데?”&lt;br&gt;&lt;br&gt;&lt;br&gt; 하지만 이와 별개로 확인해야 할 것이 있었다. &lt;br&gt;&lt;br&gt;&lt;br&gt; 시간이 되돌아갔을 때 ‘나’라는 변수가 상황을 바꾸어놓지 않는 이상, 그들의 행동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lt;br&gt;&lt;br&gt; 그것은 몇 천번이나 시간을 되돌려본 내가 직접 겪어보며 알아낸 사실이다.&lt;br&gt;&lt;br&gt; 이전 과거에서 크루원들과 3:1 대련을 진행했을 때는, 전혀 지금같은 결과가 일어나지 않았다.&lt;br&gt; 그저 아무런 작전도 없이 무작정 공격하다 내게 압도적으로 패배하는 것이 다였다.&lt;br&gt;&lt;br&gt;&lt;br&gt; 내가 개입하지 않는 이상,&lt;br&gt; 아무 생각 없이 돌진하던 은마루는, 변하지 않았다.&lt;br&gt; 단순히 아바타를 조종하며 쏘아댈 뿐이었던 선창도, 변하지 않았다. &lt;br&gt; 행동거지에서 망설임이 계속해서 느껴졌던 우롄 또한, 변하지 않았다.&lt;br&gt;&lt;br&gt;&lt;br&gt; 하지만, 현재 그들은 변했다.&lt;br&gt;&lt;br&gt;&lt;br&gt; 내가 개입하지 않고도,&lt;br&gt; 아무 생각 없이 돌진하던 은마루는, 동료들과 협공한다.&lt;br&gt; 단순히 아바타를 조종하며 쏘아댈 뿐이었던 선창도, 자신의 몸 마저 이용해 공격한다.&lt;br&gt; 행동거지에서 망설임이 계속해서 느껴졌던 우롄 또한, 망설임 없는 행동으로 이기기 위한 한걸음을 주저없이 내딛는다.&lt;br&gt;&lt;br&gt; 분명 내가 개입해야만 변할 수 있었던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특징을 터득하고, 약점을 보완했다.&lt;br&gt;&lt;br&gt; 이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lt;br&gt;&lt;br&gt;&lt;br&gt; “혹시 너희 나랑 싸우기 전에 누군가랑 만난 적 있니?”&lt;br&gt;&lt;br&gt;&lt;br&gt; 추측컨대, 다른 누군가가 개입한 것이다.&lt;br&gt; 나 말고도 시간의 되돌림을 알고 있는 자가 있다는 이야기다.&lt;br&gt;&lt;br&gt;&lt;br&gt; “사실… 대장이랑 싸우기 전에 우리한테 여러가지 전략 같은 걸 알려준 분이 있거든. 그래서 우리는 그분의 전략을 따랐을 뿐이라 칭찬받을 정도는…”&lt;br&gt;&lt;br&gt; “그래서? 그 분은 누군데?”&lt;br&gt;&lt;br&gt; “대장도 알고있는 사람이야! 성함이 어떻게 되시더라…”&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이유리 기자라고 해요!”&lt;br&gt;&lt;br&gt;&lt;br&gt; 바바나 행성의 벤치에 앉아 조용히 커피를 홀짝이는 노란머리의 여성, 이유리가 연기톤으로 쾌활한 목소리를 내며 중얼거렸다.&lt;br&gt;&lt;br&gt;&lt;br&gt; “이렇게 인사하는 편이 더 좋으려나요.”&lt;br&gt;&lt;br&gt;&lt;br&gt; 그녀는 커피잔을 벤치에 내려놓은 채, 천천히 흐려져가는 세상을 바라보았다.&lt;br&gt;&lt;br&gt;&lt;br&gt; “이쯤 되면 슬슬 제가 개입하는 편이 낫겠죠. 크루원분들이 수집해적에게서 승리할 수 있으려면요.”&lt;br&gt;&lt;br&gt;&lt;br&gt; 그러고는, 무너져내리는 세계와 함께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lt;br&gt;&lt;br&gt;&lt;br&gt; “분명 다음 ‘회차’에서는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거에요. 지구인 씨.”&lt;br&gt;&lt;br&gt;&lt;br&gt; 그리고 그녀는 ■■■■■■■■■■■■■■■■■■■■■■■■■■■■&lt;br&gt;&lt;br&gt;&lt;/p&gt;</description>
      <category>은하고another</category>
      <author>김끼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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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3 Oct 2025 03:16:41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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