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소설은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초고입니다.
따라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설정 및 전개 방식에 있어 상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은하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를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강력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현재 연재 중인 소설은 노벨피아에서 열람 가능합니다.
"그래서, 너희들은 지구가 파괴된 것에 대해서 아는게 있나?"
정신이 든 마그넷 해적들을 향해, 나는 생긋 웃으며 물었다.
"우리가 왜 너희들의 말을 들어줘야하지? 너희같은 방해꾼들에게 해줄 말은 없어."
"맞아! 우리 선우자기를 아프게 해놓고!"
하지만 마그넷 해적들은 비협조적이었다. 아무래도…
"그 말을 머리에 구멍이 뚫려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현재 자신들의 처지를 모르는 모양이었다.
나는 안보영의 머리에 [스나이퍼건]의 총신을 겨눴다.
자, 충격과 공포의 시간이다. 이 그지깽깽이들아.
지금부터 진실게임을 시작한다.
"진실을 말한다면 살려주지, 그렇지 않으면 쏘겠어."
"보영자기!!!"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죽는 게임.
연선우가 경악한 표정으로 울부짖었다. 그리고 안보영이 두려운 표정으로 공포에 떨었다.
"네 보영자기 죽는 꼴 보고싶지 않으면 얼른 말해."
"알겠다, 대신 보영자기 대신 나를 조준해줘."
"안돼! 우리 선우자기가 위험에 빠지는 것보다는…"
탕-!!
"시간 없으니까 빨리 말해라. 진짜 더 끌면 죽여버리게."
나는 허공에 공포탄을 쏘듯, 탄환을 발사해 격발음을 냈다.
"그래서, 너희는 지구가 파괴된 것에 대해 아는것이 있나?"
"없… 없다."
"다?"
"없습니다."
"그럼 너는?"
"저도 없어요오…"
진작에 이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역시 최고의 대화수단은 언제나 총인 셈이다.
물론 옆에서 크루원들이 날 경멸하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쓰레기…"
크루원들이 내게 쓰레기라는 프레임을 씌우려 하는 것을 애써 모르는 체하고 우주해적들에게 다른 질문을 물었다.
"그럼 플러그인 같은거 있나?"
"그… 그건 왜요?"
"왜긴 왜야, 훔쳐가려고."
그렇게 해서 받은 플러그인은…
===
[극성 플러스 탄환]
공격력이 미약하게 상승합니다. 극성 마이너스 탄환과 같이 장착하면 효과가 배가 됩니다.
'더이상 떨어지고 싶지 않아.'
<붉은 마그넷 해적의 기억>
===
[극성 마이너스 탄환]
재장전 시간이 미약하게 감소합니다. 극성 플러스 탄환과 같이 장착하면 효과가 배가 됩니다.
'더이상 잃고 싶지 않아.'
<푸른 마그넷 해적의 기억>
===
이 두 개의 플러그인이다.
각각 탄환의 공격력을 올려주고, 재장전 시간을 줄여주는 능력이며, 같이 낄 때 더 빛을 발하는 듯하다. 앞으로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그러고보니, 우주해적들을 무찌를 때마다 플러그인을 얻었었네.'
숭숭은 [분리수거함], 강우빈은 [분노의 펀치], 윤세아는 [행운의 캐피부적], 그리고 연선우와 안보영은 [극성 플러스 탄환]과 [극성 마이너스 탄환].
어째서 총을 사용하지 않는 우주해적들이 플러그인을 가지고 있는거지?
잘은 모르겠지만, 무언가 플러그인에 숨겨진 비화라도 있는 걸까.
"우주해적들을 감옥으로 이송하러 왔습니다."
어느덧 우주해적들을 이송할 시간이 되자, 우주방위군이 도착했다.
"선우자기… 이대로 우리 헤어지는거야…?"
"괜찮아, 감옥에서도 우리 둘이 힘을 합치면…"
"아, 얘네 꼭 각 방에 따로 수감해주세요. 둘이 같이 있으면 어떤 일을 벌일지 몰라서…"
"예, 알겠습니다."
"엣?"
"엉?"
너희는 공생관계가 아니단 말이다.
좀 떨어져서 살아.
연선우와 안보영이 서로에게 다가가 달라붙으려 했지만, 우주방위군이 둘을 억지로 떼놓으며 우주선으로 강제 이송시켰다.
우주해적선에 두 명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듣기 좋았다.
아무튼 이걸로 마그넷 해적 둘은 검거했고, 졸업까지 잡아야 할 우주해적은 앞으로 6명이나 더 남았다.
그 중에서 지구를 파괴한 우주해적이 있기를 바라며, 나는 다음 무대로의 전진을 이어갔다.
***
"저희 바바나 행성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바나 행성의 관리자, 바바멘토 이세빈이 휘날리는 머리칼을 앞으로 내밀며 고개를 숙였다. 감사의 표시였다.
"뭐 저희는 원래 잡아야할 놈들을 족친 것 뿐인걸요. 구한 것까지야…"
"과연, 넓은 아량까지 지니셨군요. 하지만 바바나 행성을 우주해적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주신 것만으로도 저희에겐 큰 은혜입니다."
그녀에게서, 우리를 향한 고마움이 진심으로 드러났다.
"감사의 표시로, 이걸 드리겠습니다."
"이건…?"
바바멘토 이세빈이 건넨 물건은 위쪽에는 탄환이 나가는 총신이, 아래쪽에는 적을 벨 수 있는 칼날로 이루어진 총과 검을 합친 무기였다.
"제가 한 때 사용했던 무기인 [소드건]입니다. 우주해적을 소탕하고 다니시는 여러분들께 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는 이세빈이 건넨 무기를 조심히 받아 살짝 휘둘러보았다.
무기를 휘두르자, 총신에서는 에너지 탄환이 뻗어나갔고, 칼날에서는 검기가 발산되어 바닥에 있던 나뭇잎을 단숨에 쓸어버렸다.
무협소설에서만 보던 검기(劍氣)를 실제로 쓰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다음 바바나 행성 방문부터는 바바나 행성 투어를 무료로 제공해드리겠습니다."
"오오오!! 감사합니다 바바멘토님!!"
"다시 한 번, 저희 행성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세빈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여 우리를 향해 예우를 갖춰 배웅했다.
그런 그녀의 배웅을 받으면서, 우리는 다음 우주해적을 찾기 위해, 정거장으로 향했다.
***
"은하고 여러분들! 제가 놀라운 소식을 들었답니다!!"
“오, 이유리 기자님. 전에 바바나 행성에서 뵀었죠.”
바바나 행성에서의 수학여행을 끝마치고, 우리는 갤럭시 캐피탈의 정거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은하고에 가서 다음 우주해적의 정보를 얻으려 했지만…
"여러분들이랑 관련된 아주 중요한 정보에요!!"
이유리 기자가 급하게 우리들을 막아세웠다. 그리고, 필사적인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냈다. 근데 원래 이런 성격이셨나?
"놀라운 소식이요? 지구인인 제가 초미남으로 밝혀져 여러 우주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있다는 이야긴가요?"
"그런 얘기를 네 입으로 하는거야…?"
내가 가벼운 농담을 꺼내자, 우롄이 극혐하는 표정으로 받아쳤다.
"대장, 그건 아냐. 헬멧을 쓴 멋쟁이 은하고 소년이 활약했다는 얘기면 몰라도."
"거기 구석에 멋있게 날개를 휘날리는 내 얘기도 적혀있을거야."
"니들 부끄러우니까 제발 다 닥쳐주면 안될까…"
내 농담에 은마루와 선창이 덧붙였다. 우롄은 진짜 바퀴벌레라도 본 듯한 표정이었고, 이유리 기자님은 그저 "하하하…" 하며 웃으실 뿐이었다.
"아무튼, 제가 들은 놀라운 사실은 은하연방의회에 대한 소식이에요!"
은하연방의회.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뭐 한사랑산악회 비슷한건가 싶었다.
"그게 뭔데요?"
"은하연방의회는 은하계 최정상들만 모이는 아주 신성하고 엄숙한 곳이야."
"거기에는 우주의 각종 연방의원들부터 시작해 엄청난 업적을 이룬 위인들과 특별한 능력을 가진 자들만 초대받을 수 있지."
한 마디로 이 우주의 정상회담 같은 느낌이었다. 정상회담에 대한 놀라운 소식을 굳이 우리에게 알려주려고 찾아왔다는 건……
"거기 최정상들 중 한 명이 사실 우주해적이었던 거군요! 아니면 우주해적이랑 내통했다던가!"
"네?"
"아닌가요?"
"네."
"……아님말고."
그렇다면 대체 우리랑 그 은하연방의회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걸까.
"그 은하연방의회에 은하고 크루원 여러분들이 초대되었다고해요!"
"네?"
"네?!"
"네에에에에에?!!!!"
다들 이유리 기자의 말에 깜짝 놀란 표정으로 얼빠진 소리를 냈다. 그리고 오직 나만이 그들의 반응에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게… 왜?"
***
은하연방의회는 각국의 행성 대표들과 중요한 인물들이 오고가는 아주 중요한 행사.
그곳에 초대받는 자는 대부분 은하의 고위직 간부들뿐이며 일반인이 초대되는 경우는 매우 극히 드물다고 한다.
그런 은하연방의회에 '고작 일개 고등학생일 뿐인 4명이 초대되었다'라는 건 이 은하를 통틀어서도 거의 없을 일이라고는 하는데…
나는 애초에 이 우주의 규칙조차 생소해서 이게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 싶었다.
오히려 더 빨리 불러줬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우주에서 범죄를 일삼는 위험한 놈들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업적이니.
다만 무덤덤한 나와 달리, 크루원들은 하도 긴장했는지 온몸을 발발 떨며 은하연방의회가 열리는 메가시티 중앙의 시청으로 향하고 있었다.
"은하연방의회면 각종 행성 대표분들이 우리를…!!"
"내 고향 행성 사람들도 못 나가본 곳을 내가 가게 되다니, 좀 긴장되는걸."
"뿔이 없다고 누가 욕하는 건 아니겠지…?"
다들 긴장을 못숨기고 표정에 걱정을 드러내며 몸을 고장난 기계마냥 삐걱삐걱 움직였다.
우롄은 “뿔…” 같은 영문 모를 혼잣말을 반복했고, 선창은 아바타는 차분하나 본체는 우왕좌왕하며 깃털을 뿜어냈으며, 은마루는 이건 꿈일거라며 볼을 꼬집으려고 했다. 물론 헬멧에 가로막혔다.
다들 넋이 나가 정신을 못차리고 있을 때, 나만이 제정신인 상태로 걸어나갔다. 그런 나를 이유리 기자가 조용히 주시했다.
그런 그녀에게 하나 묻고 싶은 질문이 있었지만, 나는 일단 가슴 속에 묻어둔채 다른 질문을 꺼냈다.
"은하연방의회에서는 뭘 하나요?"
"주로 각 행성의 대표들끼리의 정치적 다툼이나 문제를 해결하고, 더 좋은 행성을 만들기 위한 토론을 진행하죠."
"그렇군요, 그럼 저희는 거기 가서 뭘 하면 되는거죠?"
"듣기로는 우주해적 검거 건에 대하여 평화훈장 수여식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해요. 그것만 받으시고 퇴장하시면 끝이에요."
"뭐야, 별거 아니잖아? 굳이 쫄아있을 필욘 없었네."
이유리 기자님과 대화를 가볍게 나누다보니, 어느새 은하연방의회가 열리는 시청 로비에 도착했다.
처음 봤을 때 시청주제에 되게 크다며 놀랐던 그 시청이었다. 여기서 최정상들만 모이는 의회가 열리는거라면 시청의 거대한 규모가 나름 납득이 됐다.
여기서 첫 신분증을 만들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우주해적 넷을 잡고 다시 오니 기분이 묘했다.
아무튼, 우리는 의회장으로 들어가는 거대한 문 앞에 섰다.
이유리 기자님은 초대받지 못하셔서 이 앞으로는 우리들만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는 가볍게 검문을 마치고 안으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정숙하셔야 하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주십시오."
***
은하연방의회가 열리는 본회의장.
그곳에서 우리는 가장 눈에 띄는 중앙 무대에 섰다.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애써 차분한 표정으로 묵묵히 서있었다. 그래도 다들 아까처럼 다리를 부르르 떨진 않았다.
전에 곽재형 선생님에게 들은 적이 있는 은하고등학교의 교장이자, 이 갤럭시 캐피탈의 연방의원, 그리고 이 은하연방의회의 의장인 사무엘이 먼저 우리의 앞으로 나섰다.
"은하계 연방을 대표하는 의원님들 모두 환영합니다."
사무엘은 얼핏 세어봐도 100은 족히 넘는 인원들을 바라보며 인자한 미소와 함께 안경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 제 731회 은하연방의회를 시작합니다."
공중애 둥둥 뜬 수 백개의 관중석에서 우렁찬 박수가 울려퍼졌다.
짝짝짝짝짝-!
개중에는 "사무엘 잘생겼다!!!" 같은 소리도 하나 섞여있었다.
뭔데 저거.
"이번 제 731회 은하연방의회에서는 칼란드 행성의 전쟁에 대한 안건을 주로…"
사무엘은 우리를 소개하기 전에, 먼저 이 의회가 열린 목적을 설명했다. 칼란드 행성과 관련된 안건…이라는데, 관심도 없어서 그냥 흘려들었다.
사무엘이 계속해서 연설하는 동안 누군가가 끌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방금 잘생겼다고 소리지른 사람이었다.
"의회 시작에 앞서, 오늘은 특별한 손님들을 모셨습니다. 우리 은하연방의 평화를 위협하는 우주해적들을 연달아 검거하여 현재 가장 주목을 끌고있는 은하고의 학생분들입니다."
목적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끝나고, 우리에 대한 설명이 시작되었다.
"이 멋지고 위대한 업적을 이뤄낸 학생분들에게 우리 은하연방의회가 평화 훈장을 수여하려고 합니다. 모두 박수로 맞이하여 주십시오."
또 다시, 본의회장에 우렁찬 박수들이 울려퍼졌다. 우주인들이 박수를 치며 우리들을 향해 다양한 제스처를 취했다.
윙크를 날리거나, 자신의 촉수를 흔들거나, 몸으로 이상한 글씨를 만들거나 했다. 대충 환영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이렇게 우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반응을 직접 느껴보니 뭔가 진짜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뿌듯했다.
위잉-
그렇게 사무엘이 우리들을 앞으로 불러 모두에게 소개하려던 찰나에 본회의장의 자동문이 갑작스럽게 열렸다.
열린 문을 통해 들어오는 여인은, 하양과 분홍의 색채로 이루어진 긴 머리칼과 새하얀 순백의 드레스를 휘날리며 오만한 발걸음으로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평화훈장이라… 과연 저들이 정말 평화훈장을 수여받을 자격이 있을까요?"
그녀는 절제된 감정과 차분한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열었지만, 나는 그녀에게서 우리들을 향한 강한 적개심이 느꼈다.
본능적으로 알아챌 수 있었다.
저 사람은, 우리들을 방해하려 하고있다.
"오늘, 방위성 김준호 대장과 함께 최시라 연방의원에게 배달된 수상한 물건을 수색했습니다."
최시라 연방의원에게 배달된 물건이라면, 전에 우리가 한도형 정비사님의 부탁을 받아 대신 전달해드린 것이었을 터다.
하지만 수상한 물건이라니?
"그 수상한 물건 안에는 어마무시한 폭탄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만약 그 폭탄이 그대로 최시라 의원님께 전달되기라도 하였다면… 상상하기도 힘든 끔찍한 일이 벌어졌겠군요."
"퀸 의원. 그 일과 이 학생들이 무슨 연관이 있길래 그러시는지요?"
평화훈장. 최시라 연방의원. 배달된 수상한 물건. 어마무시한 폭탄. 그리고 우리들의 자격.
왜 그런 목적을 품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야 알겠다.
저 여자, 퀸 의원의 목적은.
"저들이 바로 그 폭탄을 최시라 의원에게 보낸 범인들이란 말입니다."
물건을 배달한 우리들에게 누명을 씌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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